오늘은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아무 일 없음’이
요즘 나에게는 가장 큰 안정이 된다.
사실 이런 날이 제일 귀하다.
너무 강렬하지도, 너무 무너지지도 않은...
그냥 숨이 고르게 들어오고 나가는 하루.
조급해지면 마음은 어지러워지고
어떤 일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이젠 다 안다.
그래서 나는 요즘,
내가 하루하루 늙어가듯
내 삶도 그 속도에 맞춰
천천히 흐르게 두고 있다.
이건 체념이 아니다.
조급함 대신 ‘흐름’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자연과 계절,
나의 나이와 마음처럼
같은 속도로 사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어쩌면 이 속도 덕분에
내 글은 더 깊어지고,
내 얼굴은 더 부드러워지고,
내 하루는 더 따뜻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빨리 가려던 마음을 내려놓으니
숨이 부드러워지고
하루가 더 깊어졌다.
어떤 특별함보다
요즘 나는 이 평온한 속도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