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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정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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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shaPark Sep 13. 2021

너무 많은 배려는 배려가 아니었음을

Day7_Balance

먹는 즐거움이 사라진 자리에 사색의 기쁨이 찾아들었다. 지루함에서 창조성이 창발한다고 했던가. 요즘은 새로운 생각들이 샘솟고 있다. 단순함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평소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아침은 뭘 먹지에서부터해서 점심은 저녁은 ... 이라고 생각했단 생각의 연결고리가 이제 몸을 이완하는 스트레칭으로 시작해서 잠시 후 걷기 산책을 나가볼까... 라는 생각으로 전환되고 있다. 어쩌면 움직임의 자리를 먹는 시간이 차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몸이 가벼워지니 움직임도 달라진다. 천근만근이여서 쉽지않던 몸이 조금 가벼워지는 차이로, 생각의 변화까지 가져온다. 두 번 세 번 생각해서 움직여지던 일들이 한 번에 실행된다거나, 다음에 하지 뭐. 라며 미루던 일들에서도 변화들이 보인다. 그렇다고 대단히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변화들은 자기 자신은 느낄 수 있는 변화의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워크숍 진행이 있는 날이라서 맛있는 간식들을 함께하는 분들이 파티처럼 즐기는 가운데에서도 별로 힘들지 않게 넘어갈 수 있었다. 특별히 몸이 반응하지도 않았고, 내 스스로도 그다지 그 간식들을 끌어당기지 않고 있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어쩌면 많은 경우 몸의 필요라기 보다는 나의 혀의 즐거움을 위해서가 아닐까 심리적 허기짐을 채우려던 것은 아닐까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다보니, 내 몸의 소리에 경청하기보다는 함께하는 사람들의 소리에 더 귀 기울였고, 누구든 함께 하는 이들과는 좋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서 그런지, 늘 상대에 대한 배려가 우선이었다. 그런데 오늘 워크숍을 통해서 타인이 거울이 되어 나를 비추니, 너무 많은 배려는 내 자신을 힘들게 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제는 내 몸의 소리를 우선으로 들으면서도 상대를 배려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을 찾을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있다. 한 번의 새로운 도전이 어렵지 성찰이 뒷받침 된 변화의 여정은 탄력을 받아서 더 다채로운 변화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을 보면서 내 자신을 성찰하는 것은 참 의미있는 것 같다. 평상시는 그렇게 잘 보이지 않던 것이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눔을 통해서 오히려 내 자신을 더 알아차리게 한다. 문득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음을 이라는 노래 제목이 떠오른다. 상대를 위한 너무 많은 배려는 내 자신에 대한 배려는 아니었음을 깨닫는 깊은 밤. 오늘 부터라도 나와 너 모두를 존중하는 방식의 삶으로 갈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삶에 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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