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브랜드에 궁서체가 어울리지 않는 이유?
이미 사업을 하고 계신 분들, 창업 예정이신 분들께 팁이 될만한 내용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로고에 들어가는 폰트(글씨체)를 신경써서 고민해본 적 있으신가요?
만약 없다면, 오늘부터 골똘히 고민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로고의 폰트가 매출의 자릿수를 바꿔줄 수 있기 때문이죠.
폰트도 종류마다 보는 사람에게 주는 이미지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내 브랜드에 궁서체를 적용한다고 가정해본다면, 아마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그럼 왜 안어울린다고 느끼는 걸까요?
궁서체의 어원을 알면 이해가 쉬운데요. 옛날 궁궐에서는 붓을 이용해서 글자를 썼기 때문에 자음, 모음 끝에 삐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형태를 궁중 서체라 하고 줄임말로 '궁서체'로 명명했습니다. 이후 글자를 찍어내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궁서체의 삐침 부분이 대량 인쇄에 유리한 형태가 아니다 보니 서체를 변경하게 되었는데요.
인쇄용으로 적합한 고딕체가 이때 생겨났습니다. 인쇄물과 앱/웹 환경에 익숙해져 고딕체를 주로 사용하다 보니 궁서체를 보면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이미지가 느껴지죠.
창업을 할 때 대부분 트렌디한, 새로운, 신선한 이미지를 지향하기 때문에 전통적이고 오래된 이미지를 주는 궁서체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겁니다.
그럼 어떤 폰트를 써야 내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요?
폰트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 브랜드가 전달하고 싶은 이미지가 다르면, 소비자는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메인 키워드가 자연, 편안함, 고요, 우드인데 로고디자인의 폰트가 귀엽고 동글동글하다면, 이 브랜드가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헷갈리게 됩니다.
폰트 선택을 잘못한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옆에 있는 경쟁사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폰트의 심미성 때문에 형태에 따라 연상되는 이미지가 다른 것인데요. 폰트에 따른 이미지가 가장 도드라지는 '식품' 브랜드로 살펴볼게요.
실제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찰스 스펜스가 실험한 사례가 있습니다. 폰트와 맛의 상관관계에 대한 실험이었는데요.
101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eat me'라는 똑같은 단어를 12종류의 폰트로 쓰고, 어떤 맛이 날 것 같은지 연상해 보도록 했습니다. 결과는 아래의 이미지에서 확인해 보세요!
실험 결과 둥근 폰트는 달콤한 맛을, 각진 폰트는 쓴맛, 신맛을 떠올리는 경향을 나타냈습니다. 라우드소싱에서 제작된 달달한 디저트 카페 로고 디자인 사례만 봐도 실제로 이런 경향성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죠.
신맛이 강조된 식품의 사례는 편의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의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첫 번째 이미지는 'ZOURR' 폰트를 확인해 주세요!
매운 음식을 주메뉴로 하는 브랜드는 두껍고 끝이 날렵한 폰트가 매운맛의 이미지를 줍니다. 자극적이고 강렬함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글자에 테두리를 사용하거나 붓글씨로 쓴 것 같은 효과를 주기도 합니다.
아래 실제 사례를 통해 다른 브랜드는 어떤 식으로 매운맛을 표현했는지 확인해 보세요!
이번 레터를 마치기 전에 재미있는 실험 결과가 하나 더 있어 소개할게요!
와인같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는 가독성이 낮은 폰트를 사용한 제품이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연구소)
와인 라벨에 필기체처럼 흘려쓴 네이밍을 흔하게 볼 수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죠.
신기하죠? 가독성이 높은 로고가 소비자들이 인지하기 좋아 구매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이렇게 폰트의 삐침 하나로도 사람의 뇌는 다르게 반응해 상품의 구매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폰트가 주는 이미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른 브랜드들의 폰트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업종별 로고 폰트 살펴보기
*라우드소싱 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