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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정 Apr 25. 2024

03 도쿄의 봄은 하나미이다(+로컬 산책 코스 추천)

feat. 이 시기에 나카메구로를 피하고 싶은 그대에게

도쿄가 가장 아름다운 계절, 봄이다.

일본의 봄,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은 하나미이다. 누군가가 말했다지. 자신을 사랑해야 남도 나를 사랑한다고. 한국에서 살 적에 이토록 벚꽃이 피길 학수고대하던 타입은 아니었는데, 일본에 살면서 일본 사람들이 벚꽃을 사랑하고 이 시기를 특별하게 기념하는 모습을 보다 보니 나 또한 그들처럼 벚꽃을 열렬히 사랑하게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 자신을 열.렬.히. 사랑합시다.)

봄 한정으로 출시되는 맥주를 보고 계절의 변화를 인지하게 된다.


사랑하면 알고 싶다고 했던가? 일본어도 못하던 시기에 일본어 선생님에게 다양한 벚꽃의 이름을 물어서 배웠다. 내 눈에는 그저 벚꽃의 카테고리에 넣으면 되는 꽃이었으나 알면 보이는 법, 나는 꽃 이름을 부를 때마다 우쭐한 기분을 숨길 수 없다.

2월 말에서 3월 초 일찍 피는 벚꽃, 카와즈자쿠라
버드나무처럼 가지가 아래로 늘어지며 피는 벚꽃, 시다래자쿠라
한 나무에서 분홍색과 흰색 꽃이 같이 피는 벚꽃, 겐페이사쿠라
화려한 겹벚꽃, 야에자쿠라



빼곡히 꽃이 핀 가지로 알아보는 하나모모


나는 벚꽃에서 꽃눈을 발견할 때부터 개화의 순간을 고대하고, 벚꽃이 질 때는 감정이 요동친다. 긴 기다림, 그러나 꽃봉오리가 피고 지는 데는 고작 일주일 조금 넘는 시간이 걸린다. "계절은 아름답게 돌아오고 재미있고 즐거운 날들은 조금 슬프게 지나간다." 이맘 때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속 문장이다. 화려한 벚꽃 아래에 슬픔을 조금씩 흘리며 살아가는 기분이다. 중2병에 걸린 것처럼  꽃이 질 때는 혼자 노래를 들으면서 엉엉 울다가도 이렇게 꽃이 진다고 울고 있는 나 자신이 웃겨서 웃는다. 이성과 감성이 서로 티격태격. 이 시기에는 모리야마 나오타로의 <사쿠라>를 즐겨 듣는다.



<さくら사쿠라> by森山直太朗모리야마 나오타로


僕らはきっと待ってる

우리들은 반드시 기다리고 있을 거야

君とまた会える日々を

너와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을

桜並木の道の上で手を振り叫ぶよ

벚꽃 가로수 길 위에서 손을 흔들며 외칠 거야


どんなに苦しい時も

아무리 힘든 때에도

君は笑っているから

너는 웃고 있으니까

挫けそうになりかけても頑張れる気がしたよ

좌절하게 돼도 힘을 낼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어


霞み行く景色の中にあの日の歌が聞こえる

희미해져 가는 풍경 속에서 그날의 노래가 들려


桜々今咲き誇る

벚꽃이, 벚꽃이 지금 활짝 피어있어

刹那に散りゆく定めと知って

찰나에 져 버리는 운명을 알며

さらば友よ旅たちのとき変わらないその想いを今

그럼 친구야 여행을 떠날 때의 변하지 않는 그 마음을 지금


今なら言えるだろうか

지금이라면 말할 수 있을까?

偽りのない言葉

거짓 없는 말을

輝ける君の未来を願う本当の言葉

찬란히 빛날 수 있는 너의 미래를 비는 진실된 말을


遷りゆく町はまるで僕らをせかすように

변해가는 동네는 마치 우리들을 재촉하듯


桜々ただ舞い落ちる

벚꽃이, 벚꽃이, 그저 춤을 추며 떨어지네

いつか生まれ変わる時を信じ

언젠가 다시 태어날 시간을 믿으며

泣くな友よ今惜別の時

울지 마 친구야 지금 작별할 때

飾らないあの笑顔でさあ

꾸미지 않은 그 얼굴로 말이야


桜々 いざ舞い上がれ

벚꽃아, 벚꽃아, 자, 춤을 추며 날아올라라 

永久にさんざめく 光りを浴びて

영원히 빛나는 빛에 물들어

さらば友よまたこの場所で 会おう

그럼 친구야 여기서 다시 만나자

桜舞い散る道の

벚꽃 흩날리는 거리

桜舞い散る道の上で...

벚꽃 흩날리는 거리 위에서


벚꽃은 일본 사람들에게 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봄의 신호이자, 계절의 즐거움이고, 3월의 졸업식과 4월의 입학식, 즉 끝과 시작이다. <사쿠라>는 졸업식에서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라고 하는데, 나는 졸업식에 이 노래가 울려 퍼지는 상상만 해도 눈물이 난다.






2024년 3월 16일 일본기상협회의 발표 기준에 따르면 도쿄에서 벚꽃이 2024년 3월 20일 개화, 3월 28일 만개할 것으로 예측했다. (개화와 만개일은 기상 상황에 맞춰서 매일 갱신된다.) 그러나 추위가 뒤늦게까지 기승을 부리며 매년 빨라지던 만개 시기가 올해는 주춤했다.

일본기상협회 발표 자료(좌: 벚꽃개화예상, 우: 벚꽃만개예상) 2024년 4월 8일 17:00 기준



벚꽃의 개화를 선언하다  

홋카이도에서부터 오키나와까지 일본 전역에 있는 벚나무 58그루는 특별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표본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나무들은 벚꽃의 개화를 선언하는 기준이 된다. 도쿄는 야스쿠니신사 경내에 표본목이 있다. 벚나무도 나이가 들면 개화시기가 어긋나거나 꽃이 피지 않기 때문에 표본목도 노령화 되면 대체되는데 1966년 이전에는 오오테마치의 기상청 부지 내의 벚나무가 표본목 역할을 담당했다고 한다.

벚꽃 개화는 표본목의 꽃봉오리 중 5~6송이의 꽃이 핀 상태를, 만개는 꽃봉오리의 80% 이상의 꽃이 핀 상태를 말한다. 이 시기의 텔레비전에서는 야스쿠니 신사의 표본목에 많은 관심을 가진다. 개화 선언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보통 개화 선언 일주일 전후로 벚꽃이 절정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개화 선언에 따라서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과 하나미 일정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가끔 개화 예측일에 맞춰서 일본 하나미 여행 계획을 짜는 관광객들이 있는데, 대부분 개화란 5~6송이의 꽃이 핀 상태라는 것을 기억하자!



나는 벚꽃 시즌의 나카메구로를 피하고 싶다

2019년 도쿄에 도착한 다음날 우리는 하나미의 명소라는 나카메구로에 갔다. 벚꽃이 바람을 타고 쏟아져 내리고 메구로강 위로 둥둥 떠내려 간다. 마치 딸기 우유가 흐르는 것처럼 보인다. 수많은 인파에 떠밀려 우리는 오직 전진한다. 좁은 거리 옆으로 야타이(포장마차)가 들어섰다. 야타이에서는 모엣샹동을 잔으로 판다. 딸기가 가니쉬로 올려진 샴페인을 들고 사람들이 걷는다. 이곳은 떠들썩한 축제의 현장 같다. 그러나 너무도 많은 인파가 모여서 다시는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2024년 4월 7일 일요일,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나카메구로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의 대기 인원은 1300팀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과연 나카메구로가 도쿄 하나미의 최선입니까?

나카메구로에 사는 친구와 함께 우리 동네를 걸을 때 친구가 말했다. 나카메구로가 제일 멋진 곳인 줄 알았는데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며. 내년에는 가족들과 함께 다시 오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하나미 명소가 아니라 도쿄의 주민이라서 소개할 수 있는 하나미 코스를 꼭 기록으로 남겨 두겠다고.



추천 코스 1:
요가역(用賀駅) 북쪽 출구 - 니시요가도오리(西用賀通り) - 키누타공원(砧公園) - 센가와(仙川) - 세이조가쿠인마에역(成城学院前駅) - 세이조도오리(成城通り)

나는 도쿄 세타가야구에 있는 키누타라는 동네에 살고 있다. 신주쿠 근처 타워맨션에서 살다 지진이 무서워서 저층맨션을 찾아 처음 들어보는 키누타라는 동네에 집을 보러 왔을 때, 꼭 이 동네에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일본 드라마에서 보던 아기자기한 골목과 예쁜 주택들, 작은 강이 흐르고 녹음이 우거진 공원이 있는 동네였다. 내가 처음 이 동네에 왔을 때 반했던 모든 풍경이 벚꽃과 함께 이 코스에 있다. 종합 선물세트와 비교할 수 있을까? 아기자기한 일본의 동네 골목을 걷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소요시간: 1시간 30분 - 2시간)


1

니시요가도오리(西用賀通り)

요가역(用賀駅) 북쪽 출구로 나와 걸어서 7분 거리에 있는 니시요가도오리는 도로 양쪽으로 벚나무가 줄지어 있는 거리이다. 벚나무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한 주택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 요가역에서 나와 니시요가도오리 끄트머리에 있는 아래 건물을 검색해서 이동하자.   


2

키누타공원(砧公園)


키누타공원은 인근 주민들이 주로 찾는 공원이다. 이곳의 벚나무들은 일단 크기가 압도적이며, 리드미컬하게 구부러져 지면을 향해 쏟아져 내려온 가지가 특징이다. 벚꽃돔 아래에 있는 기분이랄까? 여유가 된다면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잠시 쉬었다 가는 것도 좋겠다.

공원에는 세타가야미술관, 매점, 커피숍, 레스토랑 등의 시설이 있다. 미술에 관심이 많다면 세타가야미술관의 전시 일정도 미리 체크하길.


- 세타가야미술관(世田谷美術館)


3

센가와(仙川)


역시 벚꽃은 물가에 핀 벚꽃이 예쁘다. 센가와의 양옆으로 벚꽃나무를 감상할 수 있다. 만개에도 메구로강처럼 방문객으로 북적이지 않는다. 군데군데 돌로 만들어 놓은 벤치가 있어서 앉아서 쉴 수 있다. 길이 좁기 때문에 걸을 때는 앞뒤에서 오는 자전거에 주의해야 한다.


- 구글맵에서 이시이도바시(いしいどばし)를 검색해서 센가와에 도착하자.


4

강을 따라서 북쪽으로 걷다 니노하시(ニノ橋)를 건너면 토호 스튜디오가 나온다. 영화 등의 촬영 세트장으로 일반인 입장이 불가능하지만 외부에서 <7인의 사무라이>의 벽화와 고질라 동상을 볼 수 있다.  


- 니노하시는 아래 링크에서 참조


다시 센가와로 돌아와서 북쪽으로 걷다 우치코시하시(打越橋)를 건너자.


- 우치코시하시는 아래 링크 참조


5

이제 예쁜 주택가를 만나게 된다. 벚꽃나무가 있는 예쁜 주택가이다. 이곳에서는 발길 가는 대로 골목을 만끽해 보는 것도 좋다. 개인적으로 자전거를 타고 이 골목을 지나는 걸 좋아한다.


- 우치코시하시를 건넌 후 구글맵에 HILLCRESTSEIJO를 검색해서 주택가에 진입할 수 있다.


6

세이조도오리(成城通り)

세이조가쿠인마에역(成城学院前駅)을 지나 직선으로 뻗은 세이조도오리(成城通り)는 고급주택 밀집 지역이다. 하나미도 즐겁지만 이곳은 다양한 디자인의 주택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거리이다. 너무 두리번거리면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가이드북에 나오는 장소가 아니다 보니 인근 맛집 몆 군데도 함께 공유한다. 키누타 공원과 센가와 사이에 있는 곳으로 골랐다.


● 아지노민게味の民芸 世田谷砧店

와쇼쿠(일본 음식)계의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남녀노소 무난히 좋아할 만한 정식 메뉴가 주를 이룬다. 계절별로 제철 재료를 이용한 계절 한정 정식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 레지나 Regina  

트러플향이 나는 타마고산도(달걀 샌드위치)와 카레빵을 추천한다. 가격은 높은 편이지만 빵이 아니라 이건 요리라고 말하고 싶다.


● 라멘쇼노레키시오키자메세타가야

직역하자면 '라면 가게의 역사를 새길 세타가야'라는 이름의 지로 라멘점이다. 솔직히 이곳은 내 입맛에 전혀 맞지 않다. 짜고, 기름져서 먹기 힘들다. 지로 라멘이 어떤 것인지 이미 알고 있는 매니아들에게만 추천하겠다.


● 사카나야 さかなや

이곳은 나의 단골집이다. 마치 굶주린 자들을 위해서 영업하는 곳 같다.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심지어 생맥주도 우리나라 호프집에서 보던 사이즈의 컵에 나온다.

마구로덮밥(마구로즈쿠시동,まぐろづくし丼)과  모둠회 정식(사시미모리아와세테쇼쿠, 刺身盛り合わせ定食)을 추천한다. 1000엔대에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밥과 회를 먹을 수 있다.


● 교자후타츠메(餃子二つ目)

2024년 새로 생긴 일본식 중국 요릿집. 중화소바(추카소바,中華そば), 교자(餃子), 슈마이(シューマイ),  볶음밥(짜항,チャーハン), 요다레도리(よだれドリ), 마파두부(마보토후,麻婆豆腐) 추천한다.


● 라이엇 비어 브루어리 & 탭룸 Riot Beer Brewery & Taproom

직접 맥주를 만드는 마이크로 브루어리이다. 개인적으로 IPA를 제일 좋아하고, 직접 만든 살사 소스가 맛있어서 나초를 꼭 주문한다.



추천코스 2:
노보리토역(登戸駅) - 푸글렌 커피 로스터스(FUGLEN COFFEE ROASTERS) -
니코료요스이(二ヶ領用水) - 노보리토역(登戸駅)

신주쿠역에서 오다큐선 특급전철을 타고 20분 정도를 달리면 카나가와현 노보리토역에 도착한다. 노보리토는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동네는 아니지만, 도쿄의 서쪽 지역과 서남쪽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이고, 인근에는 도라에몽 박물관과 오카모토 타로 미술관이 있다. (소요 시간: 1시간)

이 코스는 우리나라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푸글렌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시작하는 코스이다. 요요기 매장과 비교하면 한산한 편이다. 4층 테라스에 앉아서 유유자적 흐르는 타마가와강과 철교를 지나는 전철을 바라보며 일본 감성을 느껴보자.

 

수로를 따라서 벚꽃이 터널을 이룬다. 이곳의 특징은 물가로 내려올 수 있고, 앉아서 쉴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인근 주민들의 가족 단위 하나미가 많아서인지 하나미 메뉴가 매우 화려했다. 야키토리 구워서 먹는 사람들도 있었다!


- 구글맵에서 니코료요스이(二ヶ領用水)를 검색한다.


하나미 루트 중간에 철로가 있어서 남부선이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주카포 같은 카메라를 들고 온 아저씨들이 남부선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서 있다.


천천히 머물다 가고 싶다면 노보리토역 안의 슈퍼마켓이나 수로 근처의 라이프 슈퍼마켓에서 도시락을 사서 시간을 보내길 추천한다.


- 라이프 슈퍼마켓




하나미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당신을 위한
나도야노캇테ナドヤノカッテ

오다큐선 또는 치요다선 요요기우에하라역(代々木上原駅) 북쪽 출구로 나와서 도보 2분 거리의 카페, 나도야노캇테. 고민가를 개조해서 만든 카페로 일본 특유의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작은 마당에 큰 벚꽃이 한 그루 심겨 있다.


실내, 야외 좌석이 있다. 실내 공간에는 위시본 체어, 고스트 체어 등등 제각각 스타일이 다른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다. 완벽하게 통일된 인테리어보다 시간과 취향이 모인 듯한 공간 같다.

나도야노캇테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이다. (글리치 커피 & 로스터스의 원두를 사용한다.) 메뉴는 핸드드립 커피와 라테 두 종류뿐이지만, 바리스타의 설명과 함께 시향을 하며 자신의 커피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주기적으로 새로운 원두를 선보이고 있다는 점도 나도야노캇테의 매력. 대부분의 원두가 산미가 높은 편이라 산미를 즐기는 커피 러버들에게는 매우 즐거운 곳이라고 할 수 있다.  



 

- 나도야노캇테ナドヤノカッテ





2024년의 하나미가 끝났다.

매년 부지런하게 벚꽃을 보러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가보지 못한 곳이 많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에는 나카메구로, 신주쿠공원, 우에노공원, 이노카시라공원 등의 명소를 피해서 하나미를 하러 다녔는데, 그러다 보니 도쿄 생활 5년 만에 처음 가 보는 곳도 있었다. 벚꽃이 만개하는 기간은 짧은데 23년과 24년 두 해에는 만개 시기에 맞춰서 돌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려서 계획했던 곳을 모두 돌아볼 수 없었다. 우중충한 날씨 때문에 그 아름다움이 잘 담기지 않은 사진도 무척 아쉬울 따름이다.

하나미를 주제로 열흘 이상 동안 썼던 글이 사라졌다. 분노의 5단계를 빠른 속도로 경험하고 욕심을 버리고 50% 정도라도 복구해 보자는 마음으로 다시 한 글자 한 글자 모니터를 채웠다. 부디 이 기록이 2025년 도쿄에서의 하나미를 계획하는 독자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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