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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Dec 01. 2016

네이버가 만든 인터넷 브라우저, 웨일(Whale)

12월 1일 베일을 벗은 고래 한 마리

Prologue

나는 지금 구글 크롬(Google Chrome)을 열어두고 이 브런치를 사용 중이다.

윈도우(Windows) 체제의 회사 노트북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E)와 구글 크롬 그리고 모질라 파이어폭스(Firefox)가 탑재되어 있고 내 맥북에는 MAC 기반이라 사파리와 구글 크롬이 깔려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진 익스플로러를 열고 인터넷 서핑을 했지만 이젠 구글 크롬을 사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MS Internet Explorer)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가장 먼저 열게 되는 '브라우저(browser)'는 이미 너무나 다양해졌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Explorer)가 가장 최적화되어 있고 잘 알려져 있으며 그만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브라우저로 몇 년째 자리매김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아무래도 대다수가 윈도우라는 운영체제를 사용하다 보니 당연하게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브라우저가 익스플로러인 것이다. 국내 9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95년 8월 익스플로러 버전 1을 발표했고 96년부터 윈도우에 기본 내장해 보급했다.

이제는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 '넷스케이프(Netscape)'의 내비게이터(Navigator)가 과거에는 대중적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익스플로러의 익숙한 화면을 벗어나 몇 차례 사용하기는 해봤지만 역시나 습관은 익스플로러로 향했다. 사실 넷스케이프는 인터넷 초기 때였던 95년 즈음 웹 브라우저의 표준이었다. 하지만 윈도우 체제의 PC에 익스플로러를 더하게 되고 대중화되면서 넷스케이프는 점차 사라졌다.

참고로 익스플로러는 밀레니엄 전후로 정점을 찍었다. 99년 출시된 익스플로러 5와 2001년 익스플로러 6까지 전체 웹브라우저 시장의 95%를 차지할 만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상용화되었다.


IE의 경쟁자들

익스플로러는 이렇다 할 경쟁상대 없이 전 세계를 휘어잡았다. 하지만 2004년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다. 바로 여우를 휘어감은 모질라 파이어폭스다.

모질라 파이어폭스

모질라(Mozilla) 파이어폭스는 미국의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AOL과 타임워너의 '모질라 프로젝트'에서 떨어져 나와 만들어진 웹브라우저로 초기에는 안정화 측면에서 '별로'라는 이야기가 많았으나 실제 사용자들과 고도화와 지속적인 개발을 진행하면서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참고로 모질라는 2003년 6월 AOL과 타임워너에서 다시 비영리재단으로 독립했고 2004년 11월에 버전 1을 세상에 내놓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 구글(Google)은 어땠을까? 구글은 미국 전체 인터넷 검색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는 대표적인 검색 엔진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곳 역시 웹브라우저를 개발했다.

어떻게?

구글은 독자적인 웹브라우저를 갖고 싶어 했다. 파이어폭스에서 근무하던 개발자 몇몇을 스카우트한다. 그리고 웹브라우저 개발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 2008년 겨울 '크롬(Chrome)'이라는 자체 웹브라우저를 발표했다. 2015년 5월 기준으로 구글 크롬의 점유율은 당당히 1위!

구글 크롬의 장점은 거의 모든 운영 체제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윈도우든 OS이든,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iOS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다.

필자 역시 큰 문제없이 그리고 아주 편하게 사용 중이다.

웹브라우저 아이콘, 크롬과 파이어폭스 그리고 인터넷 익스플로러
국내 토종 웹브라우저 그리고 웨일

이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인터넷 기업들은 자체 웹브라우저를 개발해 서비스하려고 한다.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 역시 이미 자체 웹브라우저를 개발해 서비스하는 곳이 있다. 줌인터넷(Zum internet)은 알툴, 알씨로 유명한 모기업 이스트소프트(ESTsoft)의 계열사로 2011년 이스트인터넷과 이스트엠엔에스와의 합병 후 탄생된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다.

줌인터넷은 2011년부터 열심히 웹브라우저 개발에 몰두했다. 2012년,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고 2013년 12월 '스윙 브라우저(Swing Browser)'라는 타이틀로 정식 출시되었다.

스윙 브라우저 역시 PC, 모바일 모두 지원한다. 스윙은 올해 출시 3년이 되었고 무려 2천만 명이 다운로드했다. 하지만 국내 곳곳에 자리한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벽은 너무나도 높았다. 스윙 브라우저의 점유율은 올해 6월 기준으로 약 1.2%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다.

일단 국내 토종 브라우저라는 점과 2천만 다운로드라는 기록은 지나칠 수 없는 포인트다.

줌인터넷의 스윙브라우저



국내 포털 1위 네이버는 2016년 12월 1일 '웨일(Whale)'이라는 이름의 웹브라우저 베타 테스트에 돌입한다.

'왜 네이버는 자체 웹브라우저를 만들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이런 의심과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 세상 밖으로 나와있는 웹브라우저는 많았고 사용자 선택은 불가피할 만큼 당연했으며 이미 고착화되었다.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 서핑을 위해 열어두는 브라우저는 뻔했으니까 말이다.

네이버는 말했다.

"웨일은 사용자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차세대 웹브라우저"

네이버의 웨일(Whale) 다운로드 화면

참 신기하다.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기본 탑재된 컴퓨터에서 인터넷 서핑을 하기 위해 '첫 관문' 다툼을 그렇게도 지속해왔는데 이제는 어떠한 브라우저를 쓰게 만드느냐로 변하고 있는 모양새니까 말이다. 그만큼 트렌드가 변했고 새로운 것을 갈구하는 사용자들의 갈증을 채워주기 위함인건가?

사실 첫 관문은 더 이상 경쟁의 의미가 없어보인다. 사용자들의 습관을 억지로 바꾸기란 쉽지 않으니까. 하지만 브라우저는 조금 달라 보인다.

'너무 느려', '이런 게 있으면 좋을 텐데', '이렇게 볼 순 없나?'

분명 사용자들은 인터넷 익스플로러나 구글 크롬 등을 사용하면서 여러 생각들을 했을 것이다. 브라우저를 작게 줄이고 다른 브라우저를 불러 2개의 창으로 본다던지 기본적인 캡쳐나 또 다른 창을 띄워 궁금한 것을 찾는다든지하는, 여러가지 다양한 행동들을 연구하고 모색하고 검토하고 테스트를 했을 것이다.


어쨌든 네이버는 출사표를 던졌다.

아직까지 익스플로러나 크롬이 지배하고 있는 웹 브라우저 시장 속에서 국내 토종 브라우저가 설 자리, 설 공간은 얼마나 될까?


12월 1일자, 차세대 웹브라우저라는 서브타이틀의 '웨일'에는 인공지능과 편의 기능을 두루 갖췄다. 사용자의 사용패턴을 이 웹브라우저로 최적화하겠다는 의지가 어마어마하게 담겨있는듯 하다.

물론 네이버에서 이미 서비스 중인 다양한 기능도 첨가했다. 가령 외국어 페이지를 열면 자동으로 번역해주는 '파파고(papago)' 기능. 구글 크롬에도 이와 유사한 기능이 존재하긴 한다.

이와 더불어 우측에 배치된 웨일의 사이드바를 보면 생활에 필요한 계산기나 달력, 단위 변환이 있고 디폴트 값으로 시계가 달려있다.

웨일의 사이드바(Side bar)


그 밖에 웹브라우저로 서핑을 하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뮤직 플레이어', 급한대로 네이버에서 궁금한 내용을 찾을 수 있도록 '퀵서치(Quick Search)', 뉴스나 페이스북 등을 모아서 볼 수 있는 웨일 밸리도 달려있다.

브라우저의 새로운 탭을 열면 등장하는 기본 화면에도 나름 신경을 썼다. 구글 크롬의 경우에는 구글 검색바가 등장하고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기존에 열었던 링크를 한 눈에 보여주는 반면 웨일은 날짜와 시간, 네이버 검색바를 탑재했다. 뒷 배경 역시 다른 웹브라우저에 비해 멋진 편이다.

웨일의 새로운 탭 화면

또한 하나의 화면에서 분할된 화면으로 탭 이동 없이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이러한 모든 기능을 하나로 묶어 서비스하는 것은 웨일의 핵심 경쟁력이고 이를 '옴니 태스킹'이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수많은 창을 열어두고 검색을 하거나 이메일을 보내거나 하는 행위 자체는 웨일이 열어준 세상에서 구시대적이고 아날로그적인 모습이 되어버렸다.

웨일을 단 몇시간 사용해봤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속도다. 

구글 크롬보다 빠르고 인터넷 익스플로러보다는 더 빠르다. 더구나 사이드바에 탑재된 웨일 퀵서치는 더더욱 빠르게 느껴졌다.

아직은 '순기능'만 보인다. 물론 단시간 사용했기 때문에 아직 불편한 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 더욱 맞는 말이겠다. 더구나 모든 기능을 다 알지도 못하니 '역기능'이 보이지 않는게 당연하다.

굳이 말한다면 한정된 모니터의 사이즈를 감안했을 때 '원룸 안에 가득찬 잡동사니'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문제랄까?


Epilogue

일단 웨일은 내년 초면 상용화가 될 것이다. 5년의 노력이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하게 된 것.

물론 선택은 사용자의 몫이고 네이버는 더욱 나은 서비스를 위해 고도화를 진행할 것이다. 웨일이라는 브라우저가 세상에 나오면 웹 브라우저 시장은 또 어떻게 변할까?

멀티 태스킹이 필요했던 내게 그리고 아주 잠깐 사용해본 사용자의 입장으론 합격점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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