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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Oct 21. 2016

작은 벤처 하나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뉴미디어 트렌드를 알기 전에 알아둬야 할 것 #대한민국 포털 네이버

어린 시절 난, 과학에 꽤 흥미를 가졌다. 과학실에서 실험을 한다거나 책에서 우주의 모습이 등장할 때마다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당시 부모님을 졸라 '학생과학'이라는 매거진을 정기 구독하기도 했다. 호기심 가득했던 어린 시절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장래 희망에 '과학자'라고 쓰긴 했지만 그 꿈은 점차 변해갔다. 그 꿈을 지속했다면 난 지금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그렇다면 진짜 과학자들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하얀 가운을 입고 하루 종일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그런 모습을 꿈꿨을까?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은 어린 시절 과학에 대한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과학자의 삶은 어쩌면 그의 운명이기도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한 그 역시 앞으로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단다. 


전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1975년 빌 게이츠 손에 의해 만들어졌고 애플은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에 의해 1976년 창립됐다. 벌써 40년이나 된 기업들이다. 

반면 네이버는 1999년 공식 출범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에 비하면 이제 반쯤 달려온 셈이다. 


네이버, 이렇게 출발했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이해진은 카이스트 전산학과로 진학해 학구열을 불태웠다. 카이스트 졸업 후 서울대 공대 캠퍼스에 함께 다녔던 김범수와 삼성 SDS에 입사했다. 바로 이 곳에서 네이버라는 알이 부화를 준비했다. 삼성 SDS에서 시작한 자본금 5억 원 수준의 사내벤처 '웹글라이더'가 바로 그 시초다. 이 중 약 1억 5천만 원은 삼성 SDS가 출자했다. 

네이버의 초기 모습

1999년 공식 출범한 네이버컴은 1998년 김범수에 의해 설립된 게임 업체 한게임(HANGAME)과 합병해 몸집을 부풀렸다. 고스톱이나 포커 게임 등으로 한게임은 당시 큰 인기몰이를 했다. 이해진의 네이버컴과 한게임의 합병은 신의 한 수였다. 포털 사업의 초기 모델에는 딱히 이렇다 할 매출이 없었다. 자금이 필요한 네이버컴에게 한게임은 그야말로 캐시카우(Cash Cow)였다. 


네이버컴은 한게임과의 합병으로 사명도 NHN으로 변경했고 이해진과 김범수 모두 공동으로 대표직을 맡게 됐다. 사실 네이버가 알에서 부화한 이후 그 곁에는 현재 카카오 의장인 김범수가 있었고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인 이준호가 있었다. 

(직책, 직함 등은 모두 생략합니다. 양해해주세요)


앞서 언급했듯 이해진과 김범수는 서울대 공대와 삼성 SDS를 함께 다녔던 인물들이다. 이준호는 이해진의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와 카이스트 대학원 선배다. 

이준호는 1999년 숭실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키워드 대신 문장을 입력해도 검색이 가능한 '자연어 검색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한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당시 신생 포털이었던 엠파스(현 네이트닷컴)가 이 기술을 적용했고 검색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해진은 이준호를 찾아가 협력을 제안했다. '투자비랑 연구비를 지원하겠다'

이준호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이해진은 검색 업체 서치솔루션을 설립해 자연어 검색 기술을 넘겨받게 되었다. 이는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이준호는 2005년부터 NHN CTO(최고 기술 책임자)로 근무했고 네이버의 검색 사업을 키우는데 큰 몫을 했다. 이준호 CTO는 2013년까지 NHN의 CAO, COO 즉 행정책임, 부사장을 역임했다. 



네이버가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네이버가 알에서 깨어났을 때 함께 했던 김범수는 2007년 NHN과 이별했다. 이후 김범수는 카카오의 전신이었던 벤처기업 아이위랩에 투자했고 지금의 카카오를 만들어냈다. 

이해진은 2004년부터 NHN 이사회 의장 그러니까 네이버 이사회 의장으로 아직까지 활약 중이다. 네이버의 대표이사에는 최휘영 전 대표가 이미 자리했고 김상헌 현 대표가 자리하고 있지만 이해진은 이사회 의장이자 실질적인 네이버 오너로서 주력 사업을 운영하거나 신사업을 구상하는 등 회사의 모든 문제를 컨트롤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다른 사람이 경영을 한다고 해도 이 의장만큼 잘할 수 있을까?

업계는 국민연금과 같은 네이버의 대주주들이 적은 지분의 이해진 의장이 컨트롤하는 부분에 대해 딱히 지적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해진 의장의 경영 능력에 꽤 신뢰하고 있다는 것. 이해진 의장은 강산도 변한다는 10여 년간 네이버의 검색과 커뮤니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아마도 그 때문에 주주들의 신뢰를 얻은 듯하다. 

분당에 위치한 네이버 그린팩토리   출처 : 네이버

테헤란로의 작은 사무실에서 출발해 강남 파이낸스센터 그리고 지금의 분당 사옥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02년 10월에 코스닥에 첫 등록, 2004년 4월에 코스닥 업종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2005년 5월 시작한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 순위 서비스는 신의 한 수였다. 이는 네이버가 가진 장점이기도 했지만 실시간 검색 결과를 조작한다는 의혹에 휘말리기도 했다. 어찌 됐든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는 아직까지도 네이버의 효자 서비스다.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도 그렇지만 네이버에 날개를 달아준 서비스는 따로 있다. 

김범수 의장이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로서 세상 밖에 퍼뜨린 '카카오톡'은 2010년 3월에 서비스를 시작해 불과 1년 만에 사용자 1천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2년이 지나자 사용자 4천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뿜어냈다. 

그렇다면 네이버는? 네이버는 일본 내 계열사인 네이버 재팬 즉 라인주식회사에서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을 출시했다. 2011년 6월 출생한 라인은 사실 국내에서 카카오톡에 밀려나 부진을 면치 못했다. 

라인은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일본, 중국, 중동지역을 공략했고 전 세계 100여 개국으로 뻗어나갔다. 이 역시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이 주도한 프로젝트였고 글로벌 시장 공략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라인에서 벌어들인 돈은 당연히 네이버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연일 뛰어오르는 주가와 분기마다 발표되는 실적은 매우 놀랄만하다. 

참고로 네이버의 2016년 2분기 매출은 9천872억으로 거의 1조에 달한다. 매출액 중 해외에서 벌어들인 금액이 약 3천500억 수준이니 매출액의 35%나 된다. 


네이버, 변화를 꿈꾸다

네이버의 김상헌 대표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86년 제28회 사업고시에 합격해 약 3년간 서울지방법원 판사로 활동했고 이어 LG구조조정본부의 법무를 담당했다. LG그룹의 법무팅 부사장으로 약 4년간 근무하다가 2009년부터 네이버의 대표이사직을 맡게 되었다. 그리고 벌써 7년이 지났다. 

네이버 커넥트 2015에서 기조발언 중인 김상헌 대표

뒤에 이해진 의장이 회사의 많은 일들을 콘트롤 한다고 하지만 김상헌 대표가 기여한 몫은 매우 크다. 김상헌 대표가 7년간 네이버에 근무하면서 네이버는 명실상부한 포털 1위 기업이자 인터넷 기업으로 자리매김했고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여한 공이 크다. 


2017년 3월 김상헌 대표는 네이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그 빈자리는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를 총괄했던 한성숙 부사장이 이어받게 된다. 네이버의 첫 여성 CEO가 생기게 된 것. 

한성숙 부사장은 숙명여대 영문학과를 나와 민컴, PC라인을 거쳐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2007년 네이버에 합류하여 네이버의 거의 모든 서비스를 총괄하는 임원으로 많은 활동을 했다. 

네이버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 중인 한성숙 서비스 총괄 부사장

김상헌 대표와 더불어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 이사회 의장도 내년 3월 의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유는 '유럽과 북미 시장 개척' 김상헌 대표는 경영고문을 맡게 되고 이해진 의장은 등기이사직만 유지하게 된다. 


내년이면 아니 앞으로 네이버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대표가 바뀌었으니 조직의 변화도 있을 것이고 IT 세계와 네이버 서비스를 주무르는 한성숙 부사장으로 인해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에도 새 바람이 불게 될 것이다. 네이버는 1년에 한번씩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네이버 커넥트 데이'라는 행사를 진행하고 지금까지의 서비스, 앞으로의 서비스에 대해 약 4~5시간에 걸쳐 PT를 진행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운다.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미디어데이'도 진행한다. 마찬가지로 지금 그리고 향후 플랜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 생활에 자리하고 있는 네이버가 우리를 위해 그리고 세상을 위해 얼마나 성숙하게 변화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그 변화가 자신들을 위한 것이 아닌 그들을 바라보는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이자 네이버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개인적인 의견도 들어가있습니다. 다만, 사실과 다르거나 틀린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 부탁드립니다. 

카카오 플랫폼에 담겨진 네이버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어디까지나 국내 포털을 다루고자 한 글입니다. 


포털에 대한 필자의 이전 글(previous contents)

https://brunch.co.kr/@louis1st/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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