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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May 04. 2017

가오갤, 이질감에서 연대감으로

#42. Vol.2로 돌아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마블코믹스의 여러 이야기들이 하나둘씩 스크린으로 옮겨지면서 관객들은 기존에 없던 또 다른 세상과 그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라 일컬어지는 마블의 세계관은 우리 행성인 지구를 넘어 어디 있는지 모를 우주 끝까지 닿을 만큼 폭넓고 광활하다.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는 지구를 지켜내는 '어벤저스'와 같이 우주를 책임지는 은하계의 어벤저스라 할만하다. 

마블의 이야기는 늘 유쾌하다. 그 유쾌함에 시각적인 볼거리를 끊임없이 선사해주니 마블 팬덤(Fandom)의 견고함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듯하다. 


※ 아래 작성 글에는 스포일러 요소가 있습니다. 유의해주세요. 

은하계의 어벤저스, 다시 뭉치다!

3년 만에 돌아온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하면서 가오갤 'VOL2'의 포문을 열었다. 

그냥 '2편'도 아니고 따로 부제가 있는 속편도 아닌 'Volume 2'라는 표현은 스타로드가 워크맨을 통해 즐겨 듣는 "끝내주는 음악(Awesome Mix) 2집"에서 따온 것이겠다. 물론 이번에도 그 음악은 끝내준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속편, Volume 2

가오갤의 멤버인 스타로드(크리스 프랫)와 가모라(조 샐다나), 로켓(목소리 브래들리 쿠퍼),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그리고 베이비 그루트(목소리 빈 디젤)까지 영화 초반부터 거대하고 기괴한 외계 생명체와 사투를 벌인다. 

늘 그렇듯 고전적인 팝 음악이 이들의 액션과 함께 어우러진다. 폭발하는 액션신과 팝 음악을 배경으로 하는 베이비 그루트의 춤사위는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136분 동안 펼쳐지는 베이비 그루트의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은 소유욕 마저 생기게 한다. 

베이비 그루트. 뒤에서 누가 싸우건 말건 눈 앞에 펼쳐진 모든 것을 천진난만하게 만끽한다

로켓은 여전히 속사포처럼 대사를 뿜어낸다. 너구리라고 부르면 화를 참지 못하고 육두문자를 날리는 것 역시 그가 가진 매력일 것이다. 작은 몸집이지만 날렵하고 영악하며 때론 잔망스럽기까지 하다. 브래들리 쿠퍼가 로켓의 대사를 끊임없이 읊어대는 것을 상상해보면 꽤 힘들었을 것 같지만 관객들에겐 시원한 사이다 같은 느낌을 준다. 

로켓과 베이비그루트

전편과 달리 드랙스는 보다 재치가 넘친다. 태연한 표정으로 '백치미'를 자아내는 모습이나 툭하면 웃어대는 그의 모습에서 관객들도 함께 폭소한다. 거구의 몸집에서 뿜어져 나오는 몸짓과 행동이 때론 귀엽기까지 하다. 

휘파람을 불어 화살촉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욘두(마이클 루커)의 비중 또한 눈여겨볼만하다. 일부 관객들은 이번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이 욘두라고 언급한다. 그만큼 그의 활약상이 대단하다는 것. 1955년생의 마이클 루커는 가오갤의 욘두라는 캐릭터를 통해 때 아닌 전성기를 누리게 되었다. 

마이클 루커는 50여 편의 영화에서 조연으로 활약했다. 가오갤의 감독 제임스 건과 2008년 스릴러물 <슬리더>를 함께 작업한 바 있다.

마이클 루커가 연기한 캐릭터, 욘두   이미지 출처 : hypable.com

가오갤 Vol.2, 가족을 이야기하다

이번 속편에서는 스타로드의 '아버지'가 등장한다. 

얼굴도 생사여부도 몰랐던 아버지의 존재는 스타로드에게 그저 잊혀진 사람이었으나 위기에 빠진 스타로드 일행을 구하게 되면서 그의 정체가 드러난다.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가 말하듯 '내가 너의 아빠(I'm your dad)'라며 갑자기 나타난 에고(커트 러셀)가 바로 그의 아버지다. 

스타로드의 아버지, 에고(커트 러셀)   이미지출처 : metro.co.uk

에고 행성을 '지배'하는 에고는 신적인 존재였고 스타로드가 가진 힘의 원천 또한 아버지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엄마는 시골마을에 살던 인간이었으니 결국 스타로드는 외계인과 인간으로부터 태어난 2세라는 점. 

아빠인 에고가 아들로서의 스타로드에게 진심으로 다가서니 스타로드 또한 점차 방어막을 푼다. 사실 에고의 유전자로부터 태어난 스타로드이지만 우주로 올라와 그를 키워낸 것은 다름 아닌 욘두였다. 결국엔 욘두가 양아버지와 같은 존재. 전편에서는 서로 싸우고 쫓고 쫓기는 일관된 모습이었으나 이번 작품에선 양아버지의 몫을 해낸다. 앞서 언급했듯, 욘두의 비중이 양아버지가 아닌 아버지의 모습으로 보일만큼 높아졌으니 '진정한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겠다. 

"내 화살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쏘는 거야"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화살촉은 물리적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살인무기이지만 스타로드에게 전하는 이 대사는 왠지 다르게만 들린다. 


가모라와 네뷸라(카렌 길런) 또한 자매이자 가족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티노스의 광기로 인해 인간병기로 변해버린 네뷸라는 늘 가모라를 이기려 든다. 한 번쯤 져줄 만도 하지만 가모라는 네뷸라를 압도한다. 이들 역시 전편에서는 숙적처럼 지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자매로서의 진실된 소통을 하게 된다. 

가모라와 네뷸라 자매   출처 : screenrant.com

스타로드 일행, 즉 가오갤 멤버들은 이제 친구 이상의 모습을 보인다. 한 명이라도 없으면 완벽하지 않을듯한 그들의 케미는 이제 '한 가족' 같은 느낌이다. 스타로드가 어느 정도 성장한 그루트에게 이야기하는 장면 역시 '가족'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할 듯싶다. 


덧붙임

이 영화는 마블에서 기원하는 시리즈물이니만큼 쿠키 영상이 존재한다. 마블 시리즈 중 어쩌면 가장 많은 쿠키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5개나 숨어있으니 끝까지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영화의 볼거리는 액션 시퀀스뿐이 아니다. 실베스터 스텔론과 양자경, 빙 라메스가 짧게 등장하는데 지금의 가오갤보다 앞선 '1세대' 가오갤 멤버라는 사실. 그들의 활약상보다 티저 영상을 보듯 스쳐 지나가는 것뿐이니 앞으로의 이야기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또 한 가지 볼거리는 이 영화가 주는 색감이다. 에고의 세상인 에고 행성의 모습은 마치 지상낙원을 보는 듯했다. 수많은 나무가 곳곳에 우거져 맑은 공기를 선사해줄 것만 같은 느낌, 더구나 곳곳에 흐르는 물과 무지개색 빛깔로 수놓은 에고의 거처는 마치 거대한 궁궐 같았다. 


※ 본 작성 글에는 스포일러 요소가 있습니다. 유의해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이 작품에 대해 감히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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