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커넥트 컨퍼런스 2019
유난히도 찬 바람이 불었던 2018년 10월 10일. 삼성동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랜드볼룸은 을씨년스러운 바깥 풍경과 달리 참석한 사람들로 인해 매우 뜨거웠다.
네이버가 소상공인, 크리에이터 등 일반인들과 더불어 미디어와 IT 등 다양한 업계의 사람들을 초청해 자신들의 올 한 해 사업 성과물과 앞으로 보여줄 신기술과 정책, 서비스 개편 등 폭넓게 이야기하는 자리를 갖는다.
그것이 바로 "네이버 커넥트 컨퍼런스"다.
2015년 11월 17일 같은 장소에서 '라이브(LIVE)'라는 주제로 '네이버 커넥트 컨퍼런스 2016'이 개최되었고 이를 기점으로 매년 한차례씩 컨퍼런스가 열렸다. 당시에는 前 네이버 김상헌 대표와 前 서비스 총괄 이사였던 한성숙 (現) 대표가 나와 Keynote로 컨퍼런스의 시작을 알렸다.
올해 무대 중앙에는 한성숙 대표가 네이버의 대표이사(CEO)로 가장 먼저 나와 매우 중요한 Keynote를 발표했다.
네이버는 사용자와 서비스의 '연결(Connect)'을 꾸준히 모색해왔고 컨퍼런스의 기본 테마 역시 커넥트(Connect)라는 키워드를 부여하고 있다. 2016년 기술 플랫폼으로, 2017년 스마트 툴즈(Smart Tools) 및 AI 기술을 포함한 데이터(DATA)를 주제로 세션이 펼쳐졌고 올해는 사용자 연결과 발견을 기본 주제로 삼아 약 3시간 넘게 컨퍼런스가 이어졌다.
네이버,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1. 네이버 모바일 개편(Mobile Renewal)
한성숙 대표는 가장 먼저 네이버 모바일의 개편을 알렸다. 이미 언론에서 이야기되어왔던 것처럼 네이버는 가장 첫 화면에 있던 뉴스와 콘텐츠를 내려놓고 검색 창 하나만을 가지고 사용자와 서비스 간 연결을 꾀한다고 했다. 겉보기에는 검색 창 하나만으로 보일 순 있겠으나 실제론 모든 것을 연결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휠, '그린 닷(Green Dot)'이 새롭게 생겨난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그린윈도우(검색 창)와 그린 닷(내비게이션 휠)을 통해 사용자와 네이버 간 연결을 더욱 진화시키고 콘텐츠와 검색어를 담았던 메인 화면을 가볍게 내려놓고 커넥트라는 키워드의 본질에 집중하겠다"라고 했다. 뉴스는 오른쪽 화면으로 밀어내고 실검(실시간 검색어) 역시 하나의 메뉴로 탑재되어 서비스한다.
한성숙 대표에 이어 더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디자인 설계 총괄을 맡고 있는 김승언 총괄이 모바일 디자인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실 네이버 모바일은 2009년 월 35만 유저로 시작해 2018년 하루 3천만 명이 방문하는 대표적인 포털 앱으로 거듭났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뒤바꾸기엔 사용자들의 충격이라던지 어마어마한 CS가 뒤따를 수 있어 이를 베타 버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베타 버전은 말 그대로 테스트 버전이고 2018년 10월 10일 3시경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배포했다.
김승언 총괄은 검색을 위해 방문하는 빈도가 사용자의 약 60%, 25%가 뉴스 등 콘텐츠 소비, 약 15%가 커머스나 쇼핑을 위해 방문한다고 했다.
네이버 모바일의 메인 레이아웃은 검색, 콘텐츠, 쇼핑으로 크게 나뉘게 될 예정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개편이 적용되면 구글과 유사하게 검색창만 남게 되는데 검색 창 아래로는 날씨와 광고가 탑재될 것이며 스와이핑(Swipe) 기능을 통해 오른쪽으로 밀면 언론사별 채널인 뉴스 페이지, AiRS(인공지능 기사 추천 시스템)로 편집되는 AI 추천기사가 MY 뉴스라는 타이틀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기존 연예와 스포츠 뉴스는 그대로 유지되고 실시간 검색판이 새롭게 추가된다. 그간 여러 가지로 논란이 있었던 실시간 검색어의 '좌천'이라고나 할까?
그린닷 기능으로는 AI 검색과 블로그, 카페, 캘린더, 알림 등 기존의 서비스와 개인 맞춤형 서비스 등을 담아 사용자가 바로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2. 네이버 검색 기술의 진화(Search technology)
네이버의 검색은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소이자 필수 요소다. 네이버 검색 기술 또한 과거와 달리 크게 변화해왔다. 김상범 통합검색 리더는 "네이버의 검색은 사용자에 따른 맞춤형 검색 결과를 제공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개인에게 원하는 결과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검색어라 해도 사용자의 선호 패턴에 따라 달리 보이는 알고리즘을 구현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가령 사용자가 입력하는 키워드가 '펜타곤'일 때, 누군가는 아이돌 그룹인 '펜타곤'의 결과물이 나오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미국 국방부인 펜타콘(Pentagon)이 가장 먼저 노출되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 이미지 검색이나 음악 검색 등을 자주 이용하는 사용자들에게는 가장 상단에 이미지나 음악이 먼저 노출되는 검색 결과 알고리즘을 실행 중이고 검색 결과 만족도는 작년에 비해 약 5% 증가했다고 말한다.
AI 기술을 접목한 AiRS, 스마트 렌즈를 통한 사물 검색, AiTEMS라는 쇼핑 상품 추천 기술 등 검색 서비스를 지금도 서비스하고 있고 향후에도 더욱 정교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고도화를 진행한다고 했다. 그린 닷에서도 음성 검색이 가능해진다고 하니 사용자가 발화만 하면 즉각적으로 원하는 답을 줄 수 있도록 연내 구현할 예정이다.
3. 스몰 비즈니스의 현재와 미래(Small Business)
스몰 비즈니스는 이른바 소상공인들의 온오프라인 사업을 말한다. 포레스트 CIC의 이윤숙 대표는 "사용자가 하나의 화면에서 여러 상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인기가 많은 특가 상품과 신상품 등을 추천받는 기술에 AI를 접목해 진화시키겠다"라고 했다. 사용자가 무엇에 관심이 있어하는지, 무엇을 구매했었는지에 대한 이력들을 데이터로 삼고 인공지능 기술이 이를 분석해 원하는 정보를 부여하겠다는 이야기다.
사용자들이 네이버 쇼핑을 이용해 구매했던 모든 이력들(상품 구매 내역, 배송 조회, 판매자 문의 등)을 MY페이라는 공간에서 선보이고 이를 통해 판매와 사용자 간 있을 수 있는 소통에 대한 번거로움을 최대한 줄여 사용자는 편리한 구매를, 판매자는 외부 CS에 대한 번거로움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네이버 모바일의 왼쪽 편이 바로 쇼핑 공간이 될 예정이다.
4. 플레이스 플랫폼(Place platform)
네이버 플레이스(Place)는 각 지역의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중 하나다. 가령 주변 식당을 검색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가 플레이스에 속하는데 각 지역들의 식당이나 카페, 병원 등에 대한 정보를 사용자와 직접 연결하는 방안들을 제시했다.
Glace CIC 이건수 대표는 캐치콜이나 ARS 등 사람이 응대하는 것과 같이 사용자들을 위한 전화 비서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전화 비서라 하면 진짜 사람인듯한 목소리로 실시간 대응이 가능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인공지능이 탑재된다. 사람의 발화를 듣고 텍스트를 분석,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고도화된 TTS를 대화에 활용하는 형태다.
또한 검색 결과에 노출되는 플레이스 정보 중 새롭게 오픈한 지역 가게들은 프로모션을 위해 무상으로 홍보를 해주고 있다고도 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네이버 스포츠와 네이버 연예 섹션 중간마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배너를 붙여 지역에 위한 사람들에게 노출시키는 광고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5. 스마트 어라운드(Smart Around)
스마트 어라운드(Smart Around)는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주변 정보 추천 서비스'를 일컫는다. 이른바 AiRSPACE(AI Recommendation System for Place and Context Embedding)라고 불리는 이 서비스는 사용자들의 위치나 사용자의 취향, 시간대를 고려해 맞춤형 장소 추천 결과를 제공하고 있고 역시 향후에 더욱 정교한 결과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스마트 어라운드 서비스의 목표는 월 600만 유저다. 2018년 8월 기준으로 285만 유저가 이를 활용하고 있다.
6. LINE WORKS
라인 웍스는 업무용 협업 도구를 의미하는데 실제 일본에 있는 회사 이름이다.
네이버는 자사 그룹웨어로 2012년 12월 네이버 웍스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5년 4월 웍스 모바일 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신규 법인을 설립해 네이버에서 분사시켰다. 그 해 6월에는 웍스 모바일 일본지사를 설립하게 됐고 일본 현지에서 2016년 1월 웍스 모바일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웍스 모바일과 라인 웍스의 2018년 10월 기준 유료 고객사는 무려 1만 5천여 곳으로 소프트뱅크, 후지쯔, NTT DATA, 노무라 증권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국내에서는 (당연히) 네이버와 라인이 사용하고 있고 그 밖에 MBC와 대웅제약, 이데일리 등이 이를 활용하고 있다. 책상이나 PC, 오피스가 없는 최근의 모바일 오피스를 생각하면 그 트렌드에 맞는 협업 도구라 하겠다.
7. 미국 커뮤니티에 진출한 밴드(BAND)
밴드 앱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메신저라고 봐야 하나? 아니면 SNS의 일종일까?
네이버는 2012년 모바일 커뮤니티 서비스라는 컨셉으로 밴드 앱을 처음 선보였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달리 친구나 팀원이나 가족들과 함께 개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폐쇄형 앱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밴드(BAND)"다. 서비스가 처음 출시되고 약 40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바 있다.
Group CIC의 김주관 대표는 "많은 인구수와 스마트폰 보급률, IT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워라밸(Work-Life Balance) 등이 모두 확보된 미국을 선택해 글로벌 진출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After School Activity가 많은 미국에서 밴드 서비스가 잘 맞겠다고 생각한 것은 당연하면서도 획기적이었다. 치어리더 팀이라던지 미식축구팀 등 여러 곳에서 교사, 팀원들, 학부모가 서로 어우러질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포커싱 한 것. 밴드의 미국 내 MAU는 2018년 8월 100만 수준이지만 2022년 1천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8. 베트남 콘텐츠 시장과 V LIVE
"브이 라이브(V LIVE)는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인기 연예인 라이브 방송 서비스로서 팬과 스타의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 - 네이버 시사상식 사전(박문각)
그렇다. 이는 네이버가 만든 글로벌 동영상 라이브 서비스로서 연예 서비스팀에서 스타와 팬의 연결고리를 위해 고민하고 기획하며 만든 애플리케이션이다. 과거 컨퍼런스에서 네이버 연예서비스실의 박선영 이사가 등장해 오랜 시간 설명한 바 있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등장해 라이브로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면 이를 선택한 사용자 즉 팬들이 접속해 실제 소통이 가능하다. MCN 시장에서 아프리카 TV는 물론 유튜브에서도 이러한 방송들을 하는데 네이버 역시 이러한 시장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분야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브이 라이브는 2015년 8월 출시해 누적 다운로드만 무려 6천만에 이른다. 사용자는 2천600만 명 수준이다.
브이 라이브는 2~3년 전만 해도 동남아 한류 열풍을 사로잡기 위해 동남아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이 중에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베트남이다. 혹자는 베트남 시장을 '기회의 땅'이라고 하는데 그 역시 틀린 말은 아니다.
통계를 보면, 브이 라이브의 해외 사용자는 50% 이상이고 18세~24세 연령층이 무려 80% 수준에 달한다. 베트남에서도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사용자가 60%다.
브이 라이브는 2016년 1월 베트남에 진출했고 베트남 엔터미디어 1위를 목표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9. 오디오 플랫폼(Audio Platform)
네이버의 오디오 클립은 사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서비스 초반에는 다양한 인터페이스 환경에 따라 음성 콘텐츠 실험형 서비스로 출발했다. AI 스피커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그 기술 역시 점차 고도화됨에 따라 음성으로 듣는 콘텐츠는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서비스가 되었다.
네이버는 오디오만의 이용성을 살린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해왔고 오디오 유료 콘텐츠에 대한 가능성도 확인했다. 2018년 8월 오디오북과 비디오 북을 유료로 실험하게 됐다.
배우 정해인의 목소리로 듣는 '오 헨리 단편선'과 같은 경우는 대여가 4천 원, 구매가가 7천200원이다.
이 서비스는 2개월 만에 9만여 명이 이용했고 총 7천700부를 판매했다고 한다.
오디오 동화나 동요 등은 AI 스피커를 통한 이용률이 약 80%에 이르고 어학은 85%, 생활 정보가 담긴 라이브 스타일 콘텐츠는 약 55% 수준에서 감상한다는 통계를 공개하기도 했다.
육아나 부모 상담 등 정보성 지식 교양 콘텐츠 확대로 30대~40대 여성 사용자가 대거로 유입되기도 했으며 특히 30대 여성은 동화나 육아를 30대 남성은 경제와 시사, 정치 콘텐츠를 이용한다고 한다. 단, 어학은 연령 불문.
네이버의 모바일 개편은 (어떻게 보면) 10월 10일이 기점이라 하겠다. 안드로이드 폰으로 공개된 베타 버전으로 전면 개편에 들어간 네이버는 검색 창만 띄워놓았다. 오른쪽으로는 콘텐츠를, 왼쪽으로는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마치 백화점을 둘러보는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는데 일부에서는 논란만 일으키는 뉴스는 인공지능이나 사용자 선택에 따라서 읽어볼 수 있도록 최소한으로 제공하고 '돈이 되는' 쇼핑을 집중적으로 키워 배열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긴 했다. 의도는 알 수 없다. 억측이고 과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그 모습을 천년, 만년 유지할 순 없는 법. 진화를 하려면 변화해야 한다. IT 기업이자 국내 최대의 포털사이니 사실 큰 결심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또 어떤 사람들은 뉴스를 보기 위해 다음(카카오) 앱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라 했다. 실제 10월 10일 네이버 컨퍼런스 당일에 다음 앱이 소폭 개편되기도 했다.
베타 버전 공개 기간이 끝난 후 공식적인 전면 개편이 이루어지면 초기엔 꽤 많은 CS가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그 변화에 익숙해지면 네이버의 대대적인 리뉴얼은 언제 그랬냐는 듯 평범하고 평이한 UX가 될지도 모르겠다.
※ 이 날 컨퍼런스에는 1천여 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석했습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랜드볼룸은 꽤 넓은 크기를 자랑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더군요. 최대한 팩트를 담아 작성했습니다. 좋은 정보가 되기를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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