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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May 13. 2020

전 세계를 덮친 바이러스와 블록체인의 활용

코로나 사태 속에 더욱 빛나는 암호화폐 기부와 블록체인 기술

얼마나 지났을까? 이탈리아 밀라노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안부를 물은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정점에 있어 '물건을 사러 밖에 나갈 수도 없다'라고 한탄했다. 거의 집에 묶여있어 '감금된 기분'이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나라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Keeping Social Distance)' 캠페인으로 인해 거리의 풍경이 달라졌다. 2019년 12월 시작된 코로나 19는 전 세계를 강타했고 우리와 함께 따스하지만 차가운 봄을 맞이하고 말았다.

병원에서 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료진들을 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찡하다.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있고 얼굴에는 마스크로 인해 진하게 새겨진 자국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들에게 보탬이 되어주고자 각계각층의 기부 행렬도 이어졌다. 누군가는 마스크를, 누군가는 손세정제를 또 다른 누군가는 헌혈증을 선뜻 내놓기도 했다. 저 멀리 이탈리아에서는 암호화폐(Cryptocurrency)로 기부하는 사례도 생겼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경제 위기 때는 '금 모으기 운동'이 한창이었는데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게 된 인류의 기부 문화도 이렇게 변화하기에 이르렀다. 더구나 블록체인 기술로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의료 데이터를 수집해 코로나를 퇴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   출처 : pixabay

21세기의 블록체인은 세상을 바꾸는 궁극의 기술일까?

캐나다 출신의 경영 컨설턴트이자 미래학자인 돈 탭스콧(Don Tapscott)은 자신의 웹사이트인 ‘dontapscott.com'에서 1세대 디지털 혁명은 인터넷, 2세대 디지털 혁명은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더불어 “19세기에는 자동차가 탄생했고 20세기에는 인터넷 혁명을 이루었으며 21세기는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다”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블록체인 기술은 과연 이 시대의 혁신이 될 수 있을까?

블록체인(Blockchain)이라는 키워드를 구글에서 검색하면 무려 1억 5천여 개의 결과물이 쏟아져 나온다. 이 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의미는 바로 ‘분산 공개 장부’ 또는 ‘공공 거래 장부’다. 은행 거래 내역과 같은 기록들이 블록(Block)에 담기고 이러한 블록의 모음이 서로 연결(chain)되면서 이루는 형태가 바로 블록체인의 기본 구성이다. 인터넷이 생겨난 후 PC와 모바일 등에서 수도 없이 일어나는 금융 거래 그리고 비트코인(bitcoin)과 같은 암호화폐의 거래에서 외부 해킹을 막을 수 있는 궁극의 기술로 익히 알려져 있다.

세상을 바꾸게 될 블록체인 기술  출처 : witszen.com

일반적으로 시중 은행들은 중앙 서버를 구축하고 사용자들의 입출금이나 이체 등의 거래 내역을 보관해왔다. ‘탈중앙’이라는 단어는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하면서 함께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말 그대로 중앙 서버를 벗어나 거래에 포함되어 있는 모든 컴퓨터가 동시에 같은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는 개념이다. 위변조가 어렵다는 것은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모든 컴퓨터가 이 기록을 통째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지만 블록으로 연결된 고리 즉 블록체인 개념에서는 아예 불가능하다. ‘분산’과 ‘공공거래’ 장부라는 의미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다. 거래에 포함되어 있는 네트워크 상 모든 컴퓨터가 하나의 거래를 인증하고 기록하게 되면 블록이 생성되는데 이 블록이 다른 연결고리와 함께 체인을 이루게 되고 이 조합이 ‘블록체인’으로 만들어지니 해킹 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인중개사(제삼자)가 개입되는 부동산 계약을 스마트 계약으로 대체하는 것이라던지 식품의 생산과 배송 등이 모두 포함된 유통 과정,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는 전자 투표 모두 블록체인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라 하겠다.  


블록체인 플랫폼과 암호화폐의 재조명

코로나 19로 인한 전 세계 확진자는 4월 6일 기준으로 127만 명에 달하고 우리나라 확진자는 1만 명을 넘어섰다. 이 정도라면 확진자와 완치자, 사망자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도 매우 중요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대규모로 쌓이는 데이터는 진위여부를 떠나 하루가 다르게 '빅데이터'로 몸집을 불려 나간다. 엄청나게 쌓여가는 빅데이터를 어떻게 분류하고 정리하면 좋을까? 그리고 여기에서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무엇인지 어떻게 걸러낼 수 있을까? 세계보건기구 WHO는 IBM과 오라클(Oracle), 중국 국립보건위원회와 함께 컨소시엄을 이루어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개방형 데이터 허브, '미파사(MiPasa)'를 구축한다고도 했다. 사실 IBM의 경우 푸드 트러스트(Food Trust)라는 식품 유통 추적 플랫폼과 금융업계 및 비즈니스 분야에서 활용되는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번에 마련되는 데이터 허브 역시 이러한 플랫폼을 활용해 믿을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해 코로나와 싸우는 의료진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구현한다고 한다. 감염 시간이나 위치 등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와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상황을 파악하고 격리 및 방역 조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기업과 기관이 한마음이 되어 참여했다.  

미파사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과 기관들.  출처 : mipasa.org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암호화폐를 통한 기부 자체도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었다고 한다. 사실 블록체인 기술은 암호화폐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언급되곤 하지만 암호화폐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분야 중 하나다. 극히 드문 일이겠지만 기부 단체의 비리가 있다고 한다면 기부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된 암호화폐를 기부한다면 송금부터 사용내역 확인까지 암호화폐 유통 과정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 충분히 신뢰할만하다. 블록체인 기술의 놀라움과 더불어 암호화폐에 대한 긍정적인 면이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재조명되고 있으니 새삼 달라 보인다.


위험성과 올바른 정책의 필요성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암호화폐 기부를 통한 수많은 사람들의 지원을 반기고 있지만 암호화폐 기부라는 명목 하에 사기 행각을 벌이는 곳도 존재하니 반드시 유의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암호화폐로 인한 고수익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세계 경제의 추락으로 암호화폐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있지만 일부 맹목적인 투자로 인한 개인의 손실은 아무도 책임질 수 없는 법이니 조심해야 하겠다. 이처럼 기부라는 측면만 보면 구호활동에 커다란 힘이 될 수 있는데 투자 자산이라는 본래의 모습을 바라보면 양면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이동 동선 추적은 추가 감염을 방지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지만 개인 정보 추적이나 휴대전화 감시, 이동 동선 자체를 정부가 감시하게 되면서 지나친 사생활 침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블록체인의 장점이 어느 정도의 선을 넘으면 누군가에게는 자칫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을 바꾸게 될 혁신적인 기술이 있다면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한 문제를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블록체인 혁신 뒤에 기술적 또는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이면들도 존재하고 있을 테니 이를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해서라면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 그리고 그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과 정책도 필요하겠다.


※ 덕분에 캠페인 :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COVID-19) 진료를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정성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시작된 국민 참여형 캠페인이랍니다. #의료진덕분에 #국민덕분에

출처 : 대한민국 청와대

※ 아래 링크를 참고했습니다. 팩트 위주로 작성한 글입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글은 일부 독자들에게 민감하고 예민할 수 있어 조심스럽고 가볍게 작성하였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 <Italian Red Cross Coronavirus Bitcoin fundraiser smashes goal, issues new initiative>(2020.3.22), cointelegraph.com- <Blockchain Research Institute>, dontapsoctt.com

- Smart contract, en.wikipedia.org/wiki/Smart_contract

- <Coronavirus COVID-19 Global Cases by the Center for Systems Science and Engineering (CSSE) at Johns Hopkins University (JHU)>gisanddata.maps.arcgis.com

- <MiPasa project and IBM Blockchain team on open data platform to support Covid-19 response>(2020.3.27), ibm.com/blogs/blockchain

- <Coronavirus: Israel enables emergency spy powers>(2020.3.17), www.bbc.com

※ 이 글은 대법원 매거진에 기고한 글이며 원본은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https://www.scourt.go.kr/portal/gongbo/PeoplePopupView.work?gubun=44&sDate=202005&seqNum=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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