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Metaverse), 과연 미래를 이끌게 될 테크놀로지인가?
요새 미디어에서 자주 언급하는 게임 하나가 있다. 자주 다룬다는 것은 그만큼 화제가 되기 때문이다. 미디어에서는 '메타버스(Metaverse)라고 불리는 새로운 세계를 활짝 열었다'라고 말할 정도다. 작년만 해도 (소위) 초딩들 사이에서 '어몽어스(Among us)'라는 게임이 열풍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지금 이 순간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게임은 로블록스(Roblox)라고 한다. 미디어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로블록스는 메타버스와 연결고리를 이룬다.
게임을 보니 전형적인 샌드박스 게임(오픈월드)이라 마인크래프트와 닮은꼴이었고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레고 블록을 보는 듯했으며 3D 그래픽으로 화려한 디자인을 뿜어내는 여타 MMORPG 게임과 다르게 대충 만들어낸 듯 그저 디테일이 떨어지는 편이라고만 생각했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느낀 첫인상일 뿐이다. 유튜브로만 보다가 실제로 다운로드를 받고 경험을 해봤다. 수만 가지의 게임이 이 안에 존재한다.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유저들이 이 세계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로블록스가 이룩한 가상 세계, 메타버스로 이어지다
미국 캘리포니아를 소재로 한 '로블록스 코퍼레이션'은 2004년 설립되어 2006년 로블록스를 출시했다. 메타버스의 세계를 알린 로블록스 코퍼레이션은 2021년 3월 뉴욕 증시에 상장되면서 한때 폭등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무엇인가?
메타버스란, 가상의 의미를 가진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Meta-'라는 단어가 특정 단어 앞에 오면 'beyond'처럼 '저너머의'라는 뜻을 갖게 되곤 하는데 시공간을 넘어서는 또 다른 세계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Universe'는 'space'처럼 '우주'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광범위하게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포함하므로 이 단어가 'meta-'와 합쳐져 '가상의 세계'라는 의미를 갖는다.
※ 옥스포드 영한사전을 참고했습니다.
보통 가상 세계(또는 가상현실)라고 하면 VR(Virtual Reality)로 특정하는 경우들이 있다. 물론 VR에서도 가상공간을 만날 수 있지만 메타버스는 VR을 뛰어넘는 세계관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메타버스 자체가 로블록스와 같은 샌드박스 게임에 더 핏(fit)이 맞는 것인지도. 기존의 VR은 가상 세계를 입체적으로 구현하면서 게임이나 특정한 체험을 위한 배경으로 사용하는 경우들이 있었고 미술관이나 전시관 등의 현실 공간을 인스타 360(Titan Insta 360)과 같은 360도 VR 카메라로 담아 현장감을 제공하는 경우들도 있다. 쉽게 말하면 VR을 보는 사람이 실제 현장에 가지 않고도 그 공간에 방문한듯한 느낌을 주도록 만든 기술이다. 그러나 로블록스는 완벽한 가상의 공간이지만 현실세계를 투영한 케이스다. 현실세계처럼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활동은 물론 '로벅스'라는 로블럭스 세계만의 화폐(money)를 통해 경제 활동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 세계에 들어가려면 나를 대신하는 아바타가 필요한데 각자 자신의 스타일을 살릴 수 있는 코스튬(Costume)을 디폴트로 제공하므로 각양각색의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다.
메타버스는 사실 코로나 시국과 맞물려 더욱 트렌디한 이슈가 되기도 했다. 로블록스와 유사하게 특정 공간을 구축한 뒤 사람들을 초대하면 그 배경이 무엇이냐에 따라 현실 세계와 데칼코마니를 이룰 수 있기도 하다. 지난 3월 초 순천향대학교는 5인 이상 모임 금지에 따라 대면 입학식을 할 수 없어 메타버스 세계를 열었다. SK텔레콤과 협력하여 가상의 순천향대 입학식을 오픈한 것이다. 실제로 총장의 인사말은 물론이고 지도교수와 동기생 등 인사를 주고받는 자리가 가상 캠퍼스에서 펼쳐졌다고 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대신 참석시켜 실제 비대면이지만 마치 대면한 듯 생소한 기회를 맞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유튜버 이승국이 사회자로 등장했다고 한다.
로블록스의 거침없는 인기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를 구글링 하면 그 어원에 대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1992년 미국의 공상과학소설 <스노 클래쉬, Snow Clash>를 보면 온전히 아바타를 통해서만 진입할 수 있는 세계가 있는데 이 곳이 바로 메타버스의 세계라고 한다. 이후에는 가상현실 기반의 게임들이 연이어 등장하기도 했는데 HMD(Head Mounted Display)를 쓰고 체험하는 형태의 VR, 로블록스처럼 아바타를 이용한 메타버스 세계관의 가상현실 등이 바로 그것이다. 로블록스의 경우 16세 미만이 대부분이라 방과 후 자연스럽게 모이는 '초딩들의 놀이터'라고 불리기도 한단다.
로블록스가 이 시대의 트렌드가 된 것은 Z세대부터 알파 세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초딩들이 주축을 이루는 19세 미만의 청소년들, 바로 그들이 형성한 또 다른 세계관 나아가 그에 기반한 'VR x 메타버스' 테크놀로지 때문이다. 로블록스라는 게임 자체로만 보면 '한때' 인기 있었던 게임으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겠다. 영원한 건 없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게임에 참여하는 사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서로 그리고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하면 이는 단순한 게임의 개념을 넘어 플랫폼의 세계관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잠재력이 월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약 800만 명이 넘는 유저들이 게임 창작자로 활동하고 있다니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녔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로블록스 안으로 들어가 '게임 속의 게임'을 만드는 유저가 800만 명이라면 실제 DAU(하루 활성 사용자수)는 얼마나 될까? 글로벌 통계 전문기관 '스테이티스타(statista.com)'에서 로블록스 지표를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2018년 4분기 약 1천300만 명이었던 '숫자'는 2021년 1분기에 거의 4천만 명이라는 '기록'이 되었다. 로블록스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게임 중 가장 많이 플레이된 게임(Most-played Roblox games)의 숫자를 보니 무려 20억 회였다(스테이티스타가 공개한 2021년 3월 기준 1위는 'Adopt Me!'였고 두 번째는 약 10억 회의 'Tower of Hell')
* 스테이티스타 사이트에서 발췌한 자료이며 그 자료 타이틀은 글 하단에 붙입니다.
로블록스는 사실 현재 진행형이다. 뉴욕 증시에 올라온 로블록스의 시총을 보고 기업가치가 42조 원이나 된다고 언급한다(2021년 4월 기준으로 국내 코스피 10위권 안에 드는 시가총액이다) 로블록스의 인기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로블록스가 가진 메타버스의 세계관은 충분히 잠재력이 있어 보이는데 메타버스를 품은 로블록스의 가능성과 유행은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까? 유저들의 연령대가 어리다 보니 이것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초등학생들이 즐기는 게임에 있어 부모의 지갑은 수익으로 직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 부문에서 1위 랭크라는 점은 '현질' 따위는 문제도 아니라는 것이다. 후술 하겠지만 로블록스 내에 게임을 제작해 수익이 생기면 일부를 가져올 수도 있으니 게임을 즐기며 알바도 하는 셈이 아니던가? 진짜 문제는 트렌드라고 봐야겠다. 지금 현재 유저들의 연령대는 Z세대와 알파 세대를 아우른다. 대부분이 10대라는 점인데 이들이 나이가 들어 로블록스 세계를 떠난 이후 그 인기는 지속되고 되풀이될까? 가늠할 수 없고 확신할 수 없다. 모든 게임이 그러하듯 시간이 흐름에 따라 떠나는 유저들은 반드시 생겨난다. 서점에 가면 신간도 있고 베스트셀러도 있다. 그리고 꾸준하게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도 있다. 게임도 이와 비슷하다. 반짝이다가 묻히는 경우도 있지만 고전게임에 대한 향수를 찾는 경우도 있고 출시와 함께 베스트셀러에서 스테디셀러로 이어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더구나 로블록스를 게임 플랫폼의 개념으로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로블록스에 푹 빠져 사는 아이들, 그 세계의 개념을 이해하고자 부모들이 직접 다운로드를 받고 어떠한 게임인지 경험해보는 케이스도 있단다. 게임을 경험해보면 알겠지만 로블록스는 게임 제작이 가능한 플랫폼의 일종이고 이미 제작된 게임의 종류를 직접 선택해 진입한다. 어떤 미디어에서는 '게임을 개발하지 않는 게임회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많은 유저들이 실제로 게임 속 게임을 구축해 로블록스 세계에 심는다. 그리고 유저들이 그 게임을 즐긴다. 지금의 아이들은 물리와 화학 등 과학실험 대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메타버스의 세계에서 가상의 상황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게임을 만들어낸 유저들 즉 크리에이터들은 게임을 통해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가져올 수 있기도 하다. 이렇게 보면 유튜브와 닮은꼴이다. 유튜브가 영상 콘텐츠를 가진 동영상 플랫폼이라면 로블록스는 게임 콘텐츠를 가진 게임 플랫폼인 셈이다. 로블록스가 지금의 인기를 지속하려면 유저들을 유혹할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가 필요할 것이다. 로블록스가 메타버스의 세계를 열었고 수많은 유저들이 창작과 소통으로 이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로블록스를 주로 언급하긴 했지만 메타버스의 세계에서 로블록스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메타버스가 이룩한 가상의 세계에서 '나'라는 존재는 현실과 또 다른 옷을 입은 아바타를 통해 나를 대변하고 또 경험한다. 나를 대신하는 아바타는 가상의 세계에 존재하지만 현실 세계의 나 자신과 이어진다. 혹자는 메타버스의 세계관이 현실과 합쳐지는 것이 핵심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게임을 메타버스의 사례로 들었지만 가상공간에서 펼쳐지는 온라인 콘서트와 팬미팅, 미술과 조각 전시 등의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활발하게 거래되는 경제 분야는 물론 원격수업과 같은 교육, 마케팅, 쇼핑 등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메타버스의 세계는 끝없는 우주와도 같다. 어떤 업계에서는 디지털 부동산을 만들어 실제 부동산 거래하듯 토지 매매를 꾀하기도 한단다. 이 때문에 '봉이 김선달'이 언급되기도 했다. 오프라인에 전시되었던 각종 미술품을 디지털 아트로 만들어 메타버스 상에서 전시하는 케이스가 점차 늘어날 수도 있다고 한다. 실체가 없던 가상화폐가 꾸준히 거래되고 NFT로 이어지는 트렌드를 생각하면 아주 현실성이 없는 것도 아니겠다.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테크놀로지와 더불어 유저들이 생성한 계정들에 대한 개인정보나 무엇인가 거래될때 일어날 수 있는 분쟁과 이슈 등 해결이 필요한 난제들도 있겠지만 광활한 우주만큼 메타버스의 세계 또한 무궁무진한 것은 분명한듯 하다.
※ 메타버스에 대한 내용이 다소 빈약합니다. 조금 더 연습장을 채워 따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아래 사이트를 참고했습니다. 로블록스의 충성 유저는 아니지만 관련 유튜브 영상에서 나오는 정보를 일부 참고했으며 국내외 미디어, VR 업계 측에서 주워들은 내용을 참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과 다르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참고 사이트>
- 옥스포드 영한사전, 'meta-'
- <‘Snow Crash’ inspired the metaverse, and now it’s becoming an HBO show>(2019. 12.21), venturebeat.com
- <Roblox Goes Public, Shockingly Valued at $45 Billion USD>(2021.3.11), hypebeast.com
- <The Metaverse Is Coming And It’s A Very Big Deal>(2020.7.5), forbes.com
※ 아래는 글로벌 통계 전문기관 스테이티스타가 발표한 로블록스 지표 자료입니다.
- <Daily active users (DAU) of Roblox games worldwide from 4th quarter 2018 to 1st quarter 2021>(2021.3.11), statista.com
- <Most-played Roblox games worldwide as of March 2021, by all-time visits(in billions)>(2021.3.12), statist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