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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Apr 08. 2016

쌍제이의 떡밥, 잘 물었습니다.

내맘대로 리뷰 #11

클로버필드 10번지. 


클로버필드 10번지 포스터

바쁜 와중에 마침 틈이 생겼다. 

<검사외전>, <룸> 이후 영화관에 들를 시간이 없었으나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겨 영화관을 찾았다. 

별 고민 없이 <클로버필드 10번지>를 선택했다. 


2008년 J.J 에이브럼스가 제작한 SF 괴수 영화 <클로버필드>를 보곤 현실감과 긴장감을 제대로 실감했다. 이 영화는 핸드헬드 기법을 사용했고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만들어져 관객들에게 더욱 공포감을 선사했다. 

맷 리브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그 뒤에 J.J 에이브럼스가 있었다. 


2008년작 클로버필드 포스터


이번 영화 <클로버필드 10번지>는 댄 트라첸버그라는 신예 감독이 연출을 했고 역시 그 뒤에 J.J 에이브럼스가 있었다. 

<클로버필드>의 감독이었던 맷 리브스는 총괄 프로듀서로 제작에 참여했다. 




영화의 예고편이 등장했을 땐, 그저 "클로버필드"의 아류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클로버필드에서 이어지는 후속작도 아니고 또 그런 분위기도 아니었던지라, 기대감보다는 의아함이 먼저였다. 

"이 영화 뭐지?"

영화가 스크린에서 개봉을 앞두고 여러 가지 말들이 있었다. "떡밥", "미끼"

그리곤 4월 7일 영화의 뚜껑이 열렸다. 


교통사고를 당한 미셸(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그리고 그녀를 구해 어두침침한 곳에 쇠사슬을 묶어 가둬두고 상처 치료와 먹을 것 까지 내어주는 하워드(존 굿맨)

과연 하워드의 정체는 무엇이고 그녀는 왜 여기 있는 것일까?

하워드는 지구가 공격받아 방사능으로 오염되었고 이 곳은 미리 방지해둔 지하벙커로 제일 안전한 곳이라 말한다. 그리곤 절대 나갈 수 없다고 한다. 

당연히 미셸은 하워드를 의심했고 하워드가 말하는 내용 모두 거짓처럼 들린다. 


하워드를 의심하는 미셸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에밋(존 갤러거 주니어). 

에밋은 하워드의 말을 믿으며 자발적인 감금상태에 있다. 

어차피 팔도 다쳤고 나갈 곳도 없으며 이 곳이 제일 안전하다 여긴다.

그렇다면 밖에서 이들을 위협하는 존재는 무엇일까?




러닝타임 103분 동안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배경이 바로 이 지하벙커다. 

외부에서의 공기 유입조차 차단해버리는 밀폐 공간 속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폐쇄공포'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미셸과 에밋에게 먹을 것을 내어주고 편안히 있으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의심스러운 부분들이 있다. 

이를 알아차린 미셸과 에밋이지만 하워드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바로 하워드의 캐릭터가 이 영화가 가진 포인트이자 하이라이트이다. 


하워드 캐릭터를 아주 훌륭하게 소화해낸 존 굿맨


여자인 미셸과 팔을 다친 에밋을 한 번에 제압할 수 있는 몸집을 가졌고 집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잘 알고 있으며 군인으로 복무하며 얻은 지식도 많다. 

더구나 바깥 상황도 가장 잘 알고 있지만 몰래 감추고 있는 의심스러운 부분이 분명히 존재했다. 

존 굿맨은 하워드를 연기하며 소시오패스적 성향을 보이는데 이전 영화에서 봐왔던 푸근함이란 온데간데없고, 차갑고 예리하며 날 선 연기를 제대로 선보였다. 

크게 돈 들이지 않고도 작은 공간에서 딱 3명의 배우로 100분 이상의 러닝타임을 소화해냈다. 

영화의 정체성이 과연 무엇일까?라고 생각하게 마련이지만 영화는 그러한 부분에 대해 전혀 친절하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쌍제이의 떡밥"이라는 이야기가 도는 듯하다. 

우여곡절 끝에 밖으로 나간 미셸. 영화가 거의 막바지, 크레딧이 올라갈 시점에서 방향을 튼다. 

'이제부터 진짜다'라는 느낌이 지배적이었지만 영화는 그렇게 끝이 나버렸다. 


무언가를 보고 놀라는 미셸(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 "무언가"로 표현합니다)
지하 벙커라는 한정된 공간 속의 세사람


영화의 표면상 장르는 아주 명확한 미스테리 스릴러다. 

한정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사투, 그리고 알 수 없는 바깥세상. 

중간중간 툭툭 튀어나오는 씬들을 보며 눈을 뗄 수도 없고 긴장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신예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씬들을 잘 연결해 짜임새 있는 시퀀스로 만들어냈다. 

마지막 몇 분 동안 나타나는 정체를 보면 미스테리 스릴러에 장르가 덧붙여진다. 

이 영화는 여러 가지 이유로 호불호가 분명히 갈릴 듯하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결과론적으론 뜬금없는 영화가 될 수도 있겠다. 




J.J 에이브럼스가 만들어낸 영화의 컨셉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지만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거나 심리를 묘하게 건드리는 방면에서는 단연 최고인듯하다. 

외계 침공을 다룬 영화는 수도 없이 많은데 이 영화는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해진다. 

뚜껑은 열렸지만, 마무리를 잘해야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떡밥"이 아닐까?


우리에게 떡밥을 던진 J.J에이브럼스




일부 지루한 부분이 존재하긴 했으나 긴장감은 최고였습니다. 

영화란 늘 호불호가 있고 개인차이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J.J 에이브럼스의 팬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중심은 미셸로 돌아가지만, 존 굿맨 즉 하워드가 없었다면 또 달랐을 듯 싶네요. 

최대한 스포일링을 배제하여 간략하게 써 내려간 11번째 영화 리뷰였습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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