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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Apr 28. 2016

위기설의 브란젤리나, <바이더씨>에서 권태기를 말하다

내맘대로 리뷰 #13

안젤리나 졸리는 말했다.

"영화 <바이더씨>에 등장하는 바네사의 모습에 내 모습이 어느정도 들어가있다" 라고.

안젤리나 졸리는 바네사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반영했던 모양이다.

영화의 플롯은 안젤리나 졸리가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모하기 전부터 구상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직접 메가폰을 들면서 자신의 생각을 반영한 것으로 따져본다면 브란젤리나 부부의 위기설에 대한 보도도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었다라는 걸 감히 예상할수도 있겠다.

영화는 결혼 14년차 부부의 갈등과 위기 그리고 치유해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몰타섬을 배경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안젤리나 졸리 피트가 메가폰을 잡았다.

그의 남편인 브래드 피트도 제작에 참여했다.  

연출 안젤리나 졸리 피트, 그리고 제작에 참여한 브래드 피트
권태기 부부의 갈등과 위기

바네사(안젤리나 졸리)와 롤랜드(브래드 피트)는 결혼 14년차 부부로 갈등과 위기를 겪고 있다.

바네사는 나름 잘 나갔던 무용수였지만 불면증에 시달리며 우울하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의 남편 롤랜드는 글을 쓰는 작가다. 낮이고 밤이고 알콜에 의존하며 살아간다.

그들의 순수했고 뜨거웠던 사랑에 위기가 닥치고 균열이 생겨 서서히 갈라지고 있었다.


갈등과 위기 속의 두 사람. 롤랜드와 바네사

이들은 프랑스 지중해 연안의 호텔로 여행을 가게 된다. 서로의 마음을 치유하고 두 사람간의 뜨거웠던 사랑을 되찾고자 한다.

롤랜드는 햇볕이 내리쬐는 호텔 방안에서 조용히 글을 쓰거나 근처 카페에 앉아 술 한잔을 즐긴다.

반면 바네사는 한가롭게 태닝을 하거나 산책을 한다.

단지 여행만 왔을 뿐 그들의 삶은 챗바퀴 돌듯 같다.

각자의 피폐했던 삶과 치유가 필요했던 마음의 상처가 힐링된다 하더라도 부부간의 갈라졌던 균열이 결코 나아지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이들이 묵었던 어두침침하고 차가워보이는 호텔 방의 느낌은 그들의 갈등과 깊은 균열을 보여주고 있는듯 하다.

한편 방을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볕은 이들에게 필요한 치유의 빛으로만 느껴진다.

알콜에 의존하는 롤랜드
여행 내내 잘 웃지 않는 바네사

이 곳은 고요하고 한적하며 아름답지만 이 곳을 거닐며 먼 곳을 바라보는 바네사의 눈빛은 외롭고 쓸쓸하다.

잠도 자지 않고 롤랜드를 기다리는 바네사. 술에 취해 호텔로 들어온 롤랜드.

권태기라는 벼랑 끝에 몰린 그들이지만 이혼과 이별의에 대해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우리 그냥 헤어져", "이혼해" 라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더욱 극에 치닫도록 결혼의 파탄에 대해 소리지른다.

'이별이라는 직접적인 키워드를 돌려 말한 것뿐. 그게 그거 아닌가?'라고 하겠지만, 권태로운 부부의 관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표현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듯 싶다.  


때리고 부수고 쏴대는 스미스 부부. 영화<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스미스부부와 브란젤리나

영화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이하 스미스부부)의 외형과도 일치한다.

가만히 보면 같은 배우가 부부 관계로 등장했고 권태기로 인한 부부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치고 박고 때리고 부수고 총을 쏘아대는 스미스 부부의 갈등해소는 결국 액션이다.

권태기 해소의 차이가 극명하게 다르다.

<바이더씨>는 임팩트가 없다. 아니 있을 필요가 없어보인다.

조용하게 울리는 그들의 속삭임과 표정, 눈물, 말투 모두가 감정선을 건드린다. 아주 묘하게 말이다.


스미스부부의 갈등 해소가 때리고 부수는 것이었다면, 이 영화에 나타나는 부부관계의 반전 요인은 바로 옆방에 있다.

롤랜드와 바네사는 이들의 방에 뚫려있는 작은 구멍을 통해 바로 옆방에 묵고 있는 신혼부부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신혼부부인 프랑소아와 리아

프랑소아(멜빌 푸포)와 리아(멜라니 로랑)는 신혼부부로서 이 곳에 여행을 왔다.

결혼 14년차인 롤랜드와 바네사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사랑을 나눈다.

적나라하게 펼쳐진 그들의 사랑에 감정을 이입하며 바라본다.

'관음증'이라는 것이 이들의 관계를 역전시켜주는 계기가 될줄은 몰랐다.

아마도 구멍을 통해 보여지는 신혼부부의 애틋함이 14년전 자신들의 풋풋했던 사랑을 기억 저편에서 끄집어내는데 큰 역할을 한듯하다.


영화는 분명 아쉬운 점이 존재한다.

임팩트 없이 조용히 흘러가는 122분의 러닝타임이 다소 길게 느껴질수도 있다.

더구나 위기 속에서 이뤄졌던 그들의 여행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이 신혼부부의 풋풋하고 진정한 사랑에 투영되어 이것을 계기로 달라졌다는걸 알게 되면 '이거 뭐지?'라며 의아해할수도 있겠다.

권태기 부부의 갈등과 위기, 잘 나갔던 무용수였지만 현실에선 우울증에 시달리는 트라우마, 관음에 대한 인간의 욕구 그리고 해소라는 여러가지 부분에서 안젤리나 졸리는 할말이 많았던 것 같다.


안젤리나 졸리가 야심차게 그리고 오랫동안 준비한 이번 영화는 4월 28일 개봉.

아쉽게도 <캡틴 아메리카 : 시빌워>라는 거대한 경쟁자를 만났다. 잔잔한 멜로 드라마가 버텨내기엔 마블의 신작이 압도하는 스케일이 너무 크다.


갠적으로 브란젤리나 커플의 팬입니다.

"스미스부부" 의 결말에서 피트에게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요즘 결혼 생활은 어때요?"

그러자 피트가, "Perfect"

실제 그들도 그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네요.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어제 본 <시빌 워> 리뷰로 컴백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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