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리뷰 #14
감히 말할게요. <시빌워>는 마블 유니버스의 끝판왕이다.
예매율 95%를 넘나들며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 시빌워>가 국내 박스오피스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캡틴아메리카 시리즈는 이번 시빌 워로 벌써 3번째 시리즈가 되었다.
4월 27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이틀 만에 120만 명이 관람했다.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결투라는 '영웅간 대결 구조'는 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이자 가장 큰 볼거리다.
포스터에 등장한 그들의 모습에선 기존의 모습과는 달리 진지함과 카리스마가 넘쳐난다.
더불어 <어벤저스 2.5>라 불릴 만큼 스케일도 커졌다.
앤트맨, 호크아이, 블랙펜서 그리고 반가운 얼굴 스파이더맨까지 다양한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면서 '스펙터클'도 함께 무장했다.
무려 147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에도 지루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마블의 화려한 캐스팅 그리고 그들의 전투에서 비롯된다.
슈퍼히어로 등록제?
<어벤저스>와 같이 도심에서 벌어지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영웅과 악당이 싸우는 시퀀스에서 민간인은 온데간데없거나 가까스로 위기에서 탈출 또는 영웅에 의해 구출되는 정도로만 표현된다.
<어벤저스>가 뉴욕에서 대규모로 전투를 벌이는 동안 얼마나 많은 민간인의 희생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되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는 마블 유니버스의 영화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마블은 이번 <시빌워>를 통해 민간인의 희생에 대해 말하고 그 희생을 감수하느냐, 지키느냐에 대해 이야기한다.
국제기구인 UN 산하에 슈퍼히어로를 등록시켜 영웅이 필요한 곳곳에 투입한다는 것이 요지지만 어벤저스의 멤버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의견 대립이라는 것 자체가 정치적 이슈가 존재하는 부분인지라 영화는 다소 진지해진다.
가볍게 농담을 던지던 아이언맨마저도 진중한 모습을 보였으니 말이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은 히어로들의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캡틴(크리스 에반스)은 통제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히어로 스스로의 통제가 필요하고 위험요소가 있는 어디든 뛰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아이언맨의 캐릭터를 생각해보면 전혀 통제되지 않는 어린아이 같았는데 이번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더구나 통제가 어려웠던 그인데 그의 입에서 통제가 필요하고 말하는 부분은 굉장히 인상 깊다.
우리가 믿고 봐왔던 <어벤저스> 간의 의견 대립 구조는 이번 영화의 주요 플롯이 되었고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대결을 일으킨 원인으로 작용한다.
마블이 가진 힘, 캐릭터 그리고 볼거리
영화는 초반부터 볼거리로 무장했다.
나이지리아 도심을 휘저으며 액션을 펼치는 <시빌워>의 첫 시퀀스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한다.
140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볼거리는 충분하다. 아니 넘쳐난다. 그 덕분에 영화에서 놓칠 수 없는 하이라이트도 여럿 존재한다.
공항에서 벌어지는 각 팀 간의 대결은 영화에서 손꼽을만한 시퀀스다.
루소 형제의 놀라운 연출은 히어로 각각의 퍼포먼스를 제대로 살렸고 누구 하나 뒤처지지 않는 각 히어로들의 액션 분량까지 책임졌다.
툭툭 튀어나오는 깨알 같은 농담 하나하나는 역시 마블다운 발상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히어로 액션에 푹 빠져있는 팬들에겐 더할 나위가 없어 보인다.
새롭게 등장하는 스파이더맨과 앤트맨의 깨알 같은 액션신은 상상을 초월한다.
전체 분량에서 그들이 등장하는 시간이 짧은 게 흠이라면 흠이다.
작년 9월에 개봉했던 <앤트맨>에서는 캡틴의 친구인 팔콘(안소니 마키)과 하워드 스타크(존 슬래터리)를 출연시키며 앤트맨의 <시빌워> 등장을 예고한 바 있다.
앤트맨(폴 러드)은 공항 액션신에서 '크나큰(?)' 역할을 하게 되는데, 앤트맨이 보여주는 매력 발산은 절대 놓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스파이더맨은 마블이 만들어낸 영웅 캐릭터지만 판권 문제로 소속사가 바뀐 경우다.
마블이 소니에 스파이더맨의 판권을 주었고 여기서 영화화된 바 있다.
피터 파커 즉 스파이더맨을 연기했던 토비 맥과이어가 스파이더맨 시리즈 전체 세편에 등장했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 두 편에 앤드류 가필드도 바통을 이어받아 연기했다.
스파이더맨의 판권이 다시 마블로 넘어오면서 스파이더맨은 마블 유니버스에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등장한 첫 작품이 이번 <시빌워>다.
<하트 오브 더 씨>에서 어린 토마스 니커스 역을 맡아 표류된 배 위에서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톰 홀랜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1996년생으로 다른 캐릭터에 비해 상당히 어린 나이에 속한다. 나이로만 따지고 보면 스칼렛 위치 역의 엘리자베스 올슨이 1989년생으로 가장 어렸지만 막내 역할이 바뀐 셈이다. 톰 홀랜드는 쫄쫄이 의상을 입고 마블 유니버스 합류에 대한 신고식을 펼쳤다. 캡틴과의 싸움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았던 모습 역시 꽤 인상 깊다.
이번 <시빌 워>에서는 '블랙펜서'(채드윅 보스만)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미 포스터나 예고에서도 나온 바 있는 캐릭터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날렵하고 힘도 좋으며 윈터솔저 버키(세브스찬 스탠)와의 결투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여기에 첫 등장하는 블랙펜서는 와칸다 왕국의 왕으로서 와칸다의 왕이었던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블랙펜서로 거듭난다. 블랙펜서(Black Panther)는 검은 표범을 뜻한다.
영화 타이틀은 분명 <캡틴 아메리카>이지만 어벤저스의 느낌이 강하다.
<어벤저스>에서 흘러나왔던 배경음악이 깔려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듯하다.
악당과 맞서 싸워 세상을 구했던 히어로들 간의 결투 그리고 대거 등장하는 캐릭터로 인해 <어벤저스 2.5>라 불리는 듯하다.
공항 시퀀스와 더불어 엔딩 시퀀스에 등장하는 캡틴과 아이언맨의 무거운 결투 역시 하이라이트로 손꼽을 수 있겠다.
복수심에 불탄 한 남자. 그리고 우정을 위해 싸우는 또 다른 남자. 창과 방패의 싸움은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 '울컥'하기까지 한 이 시퀀스 역시 압도될 만큼 압권이다!
마블이 창조한 우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소니로 팔려간 <스파이더맨>의 인기는 어마어마했다.
이후 <아이언맨>이 등장하면서 국내의 마블 인기도는 더욱 증가했다.
<어벤저스>로 인해 영웅별 스토리의 크로스오버, 콜라보레이션이 속속 등장하기도 했다.
결국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공통된 세계관으로 모여든다.
마블이 꼬박꼬박 끼워넣기하는 쿠키 영상들 역시 이러한 세계관과 일치하는 부분이라 놓치면 안 되는 영상이기도 하다.
아이언맨과 퍼스트 어벤저가 마블 히어로의 탄생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후속작이나 어벤저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앤트맨 등의 시리즈는 마블 유니버스의 확장과 성장을 이야기한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성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 <블랙 펜서>, <캡틴 마블>, <인휴먼즈>에 이르기까지 더욱 많은 캐릭터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그만큼 마블이 창조해낸 세계관 자체가 우주만큼 광범위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2017년 개봉하게 될 <스파이더맨>에서의 등장을 예고했다.
그의 나이 51세, <아이언맨 4>가 제작되면 참여가 가능할 거란 이야기도 언급했다.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이 될 것이란 이야기는 뭔가 짠하기까지 하다. 팬으로서 더욱.
마블이 창조해낼 우주적 세계관은 그저 놀랍다. 캐내고 캐내도, 펼치고 또 펼쳐도 끝이 없이 무궁무진하다.
이 영화 추천합니다. 평일에 업무로 찌든 여러분들의 스트레스도 해소시킬 수 있을거라 '감히' 판단해봅니다.
전 또 보러 가야겠습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