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의 경험, 하나의 브런치로 담는 글
네 번의 홍콩.
어쩌다 보니 4번을 갔다.
조각조각 흩어진 홍콩의 기억. 담아온 사진 한 장 한 장에서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출장으로 왔다 갔다 하는 내 친구는 지겹다 말한다. 그래도 출장과 여행은 다른 법이니까
갈 때마다 느낌은 다르지 않았다. 여행했던 계절이 달라 온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길거리도, 홍콩은 그대로였다.
여름철의 습하고 무더운 날씨 역시 변함이 없었다.
별들이 소곤거린다는 홍콩의 밤거리엔 별빛보다 불빛이 많았다.
하늘에 닿을 듯 우뚝 솟은 빌딩으로부터 불빛이 뿜어져 나왔다. '휘황 찬란'했다.
빅토리아 피크(Victoria Peak)에서 바라본 홍콩의 모습
금사향의 노래 <홍콩 아가씨>의 가사처럼 홍콩의 밤거리는 별들이 소곤대는듯한 불빛의 화려함으로 아름다움을 맘껏 뽐낸다.
빅토리아 피크에서 바라본 홍콩의 야경은 더할 나위 없었다.
빅토리아 피크에 오르면 너나 할 것 없이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로 몰려 꽤 붐비는 편이다.
빅토리아 피크(Victoria Peak)는 홍콩 여행에서 반드시 가봐야 할 포인트 중 하나다.
높이 552미터로 '당연히' 홍콩에서 가장 높은 곳이고 홍콩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이 곳에 오르기 위해선 1년에 400만 명이나 이용하는 피크 트램(Peak Tram)을 타야 한다.
1888년에 개통된 트램은 급경사를 오르는데다가 거의 매일 수많은 사람이 이용하는데도 불구하고 120년 이상 사고 한번 나지 않았다고 알려져있다.
마음 편히 트램에 몸을 맡기면 된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Symphony of Light)
하나 둘, 불이 켜지는 저녁때면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홍콩 인증을 한다.
저녁 8시가 되면 건물들에서 쏴대는 레이저와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한데 어우러진 쇼가 펼쳐진다.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보고 들을 수 있는 그 순간은 꽤 낭만적이다.
스타의 거리(Avenue of Stars)에서 바라보는 센트럴의 건물들은 마치 대형 광고판 같다.
우리나라의 Samsung을 비롯, Philips, Hitachi, ITAT, Olympus 등 각 브랜드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이 곳은 스타의 거리는 헐리우드 스타의 거리를 모델로 조성되었다. 길이만 440미터로 걷다 보면 홍콩 영화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스타들의 손도장도 확인할 수 있다.
저녁 8시가 될 때까지 이 곳을 돌아보며 구경하는 것도 꽤 흥미롭다.
홍콩의 교통수단
홍콩의 교통수단인 MTR(Mass Transit Railway, 일종의 지하철)은 그리 복잡하지 않아 목적지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참고로 '옥토퍼스 카드'를 구입하면 MTR을 포함한 홍콩의 교통수단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T-머니' 같은 것.
택시의 경우, 거리마다 다르고 택시 기사마다 다를 수 있으니 목적지와 거리, 요금 등을 미리 파악해두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 중 하나다. 기본요금은 약 3천원 수준이다.
천장이 없는 2층 버스는 주변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기에 아주 적합하다. 위가 뻥 뚫려있으니 홍콩의 마천루를 구경하기에도 꽤 좋은 듯했다.
자유여행을 했던 난,
단체여행을 온 사람들에게 열심히 설명하는 가이드를 통해 홍콩의 건물들에 대해 귀동냥을 하기도 했다.
만다린 호텔은 배우 장국영이 죽음을 맞이한 곳.
HSBC 빌딩은 흙, 콘크리트 없이 유리와 철근으로 만들어진 건물.
리포센터는 코알라가 붙어있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어 코알라 빌딩이라는 애칭이 있다는 것.
자딘 하우스의 둥근 창문들은 구멍 난 치즈 같다고 하여 치즈 빌딩이라고 불린다는 것.
이처럼 재미있는 건물들이 즐비하다.
스타의 거리에서 센트럴로 넘어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지하철인 MTR을 타느냐, 배를 타고 넘어가느냐.
카오룽 반도 침사추이에서 홍콩섬의 센트럴로 이동하는 스타페리는 관광 코스이자 단순한 교통수단이다.
대략 10분 남짓이면 낭만적인 분위기에서 이동이 가능하다.
홍콩의 거리
홍콩의 거리가 주는 느낌. 꽤 복잡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건물은 오밀조밀하게 붙어있고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인다.
현지인, 관광객들이 우르르 길거리로 몰려나오면 정신이 없을 정도다.
가본 사람들이라면 홍콩의 건물이 얼마나 우뚝 솟아있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63 빌딩은 한때 가장 높은 빌딩이었다.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소문났던 때도 있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이 초고층 빌딩을 짓는데 열을 올리기도 했다.
홍콩도 여기에 뒤처지지 않았다.
홍콩의 국제금융센터인 IFC 2(International Finance Centre 2)는 2003년에 완공되었다. IFC 1은 1998년에 개장했다.
아무래도 홍콩 전체의 면적이 넓지 않으니 계속해서 하늘을 향해 건물을 올리는 듯하다.
높다. 카메라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높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Mid-level Escalator)
센트럴에는 길게 뻗은 야외 에스컬레이터가 존재한다. 잘 알다시피,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1994),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2008)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전체 구간의 길이는 무려 800미터. 세계 최장 에스컬레이터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있다.
처음엔 하나로 길게 뻗은 에스컬레이터로 생각했지만 실제 그렇진 않다.
에스컬레이터 개수만 20개, 여기에 무빙워크 3개가 더해진다.
중간중간마다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는 출구도 존재한다. 지상 입구로부터 길이 800미터 끝 지점까지는 해발로 135미터 수준이다.
하루 5만 명 이상이 이 곳에 방문한다고 한다.
1993년 개통된 이 곳은 이 지역의 교통 체증을 완화하기 위한 방 안으로 만들어졌다.
이 곳에서 볼 수 있는 골동품 거리의 엔틱하고 클래식한 물건들 역시 볼거리다.
란콰이퐁(Lankwaifong) 그리고 홍콩의 음식
홍콩의 란콰이퐁은 우리나라의 홍대 거리나 이태원, 압구정 로데오 같은 느낌이다.
매우 세련되고 핫한 장소인만큼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홍콩의 모습처럼 이 곳 역시 해가 저물고 어둑해지면 더욱 환해지는 장소로 변한다.
주변의 레스토랑이나 Pub, 라이브 카페 등 맥주나 칵테일을 한잔씩 들고 분위기를 즐긴다.
홍콩 현지인보다 서양인들이 많다는 느낌이 든다. 굉장히 이국적인 모습을 뽐낸다.
다양한 음식을 팔았던 현지 레스토랑에선 이런 일이 있었다.
50개가 넘는 음식들 중,
3명이 먹을만한 양으로 각자 가장 맛있어 보이는 서로 다른 음식을 주문했다.
사람들이 넘쳐나기에 꽤 오래 걸리는 줄 알았지만 10분도 걸리지 않아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5개의 음식 중 똑같은 음식이 2개가 나왔다.
우린 주문이 잘못된 것 같다며 바꿔달라고 했지만 처음과 달리 영어를 못한다는 식으로 그냥 먹으라 한다.
우리가 시켰던 음식은 '칠리새우' 같은 음식이었고 이 날 대략 20마리 가까이 되는 새우를 먹게 됐다.
아주 배불리.
또 한 번은,
면류(noodle)를 파는 작은 식당에 들어갔다. 메뉴판에는 죄다 알 수 없는 한자였다.
우린 'Spcicy'한 음식을 원했고 또 그렇게 이야기했다. 몇 가지 음식을 추천해주는 직원에게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얼큰하고 맵기보다는 다소 느끼했다. 목이 마르기도 했고 느끼함을 없애줄 만한 음료가 필요했다.
또다시 직원은 '아이스 녹차'를 가리키며 마셔보라고 권한다.
녹차면 충분하리라 생각했다. 달았다. 설탕을 얼마나 부었는지 내 평생 이렇게 달콤한 녹차는 처음이었다.
홍콩에서 먹을만한 음식은 역시 딤섬.
차와 함께 즐기는 딤섬은 전채요리다. 만두피로부터 터져나오는 만두소의 향과 뜨거운 국물은 샤오롱바오(소룡포)의 매력이기도 하다.
부록 : 마카오
홍콩에서 페리를 탄 후 약 1시간이 지나면 바로 옆 마카오에 갈 수 있다.
당일치기면 어느 정도 즐길 수 있다고 본다. 적어도 내가 그랬으니까.
만일 카지노에서 즐기는걸 좋아한다면 하루가, 아니 며칠이 모자랄 수도 있겠다.
물론 '돈'도 모자를 수 있으니 꼭 유의하길 바란다. 과도한 도박은 자제.
마카오는 그야말로 별천지다. 동양의 라스베이거스라고 불리는만큼 24시간 불야성이다.
배가 들어서는 그 순간부터 휘황찬란한 별천지가 시작된다.
마카오(Macau)는 1999년 12월 20일 포르투갈에서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되었다.
이때부터 이 곳은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 특별행정구'의 지위를 갖게 됐다.
알고 보면 홍콩은 영국의 지배를,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통치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주변 거리는 온통 유럽풍이다. 세나두 광장이나 성 바울 성당 같은 곳 역시 '아시아의 작은 유럽'이라고 불릴 만큼 대표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성 바울 성당의 유적(Ruinas De S Paulo)
건물 정면만 우뚝 솟은 이 곳은 성당의 유적지다.
클래식하고 엔틱 하며 고풍스럽다. 조각마저도 정교하고 섬세하다.
종교의 박해를 피해 도망을 온 일본인들이 건축했다고 알려져있고 당시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럽풍 성당이라 했다.
나머지 건물이 왜 유실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의문의 화재로 인해 일부 벽과 지하실만 남아있을 뿐이다.
성 도미니크 성당(Igreja de S Domingos)
1587년 스페인 도미니크 수도회에서 건립된 성당으로 노란색 벽과 초록색 창문이 굉장히 이색적이다.
신기하게도 마카오 내에 존재하는 세계문화유산이 30개나 있다고 한다.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성 아우구스틴 성당, 아시아 최초의 서양식 극장 돔 페드로 5세 극장, 성 바울 성당의 유적에 이르기까지 이 곳 저 곳에 널려있을 정도다.
에그 타르트와 육포는 마카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다. 그 맛도 일품.
마카오에선 카지노(Casino)가 빠질 수 없다.
1964년 도박이 합법화된 이후 마카오 제 1 산업이 되었다. 90년대 이후 카지노를 비롯한 관광산업은 카지노의 주요 기간산업이 될 정도로 발전해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06년 70억 달러 가까이 매출을 기록하면서 라스베이거스를 능가하는 카지노 도시가 되기도 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배경이 되었고 영화 <나우 유 씨미 2>의 배경이 될 '베네시안(Venetian)'을 찾았다.
베네시안(The Venetian)
베네시안은 마카오 페리 터미널에서 셔틀을 타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시내를 가로질러 이동하기 때문에 중간에 내려 마카오 시내도 구경할 수 있다.
베네시안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베네시안 호텔을 운영하는 샌즈(Sands) 그룹이 2007년 오픈한 곳으로 볼거리가 매우 풍성하다.
카지노 역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쇼핑, 먹거리, 그랜드 캐널의 뱃사공과 곤돌라에 이르기까지 하루 종일 있어도 좋을 듯 싶었다.
3천 개 객실을 보유한 호텔룸은 모두 스위트 룸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가볼 수나 있을는지.
바이킹이나 청룡열차 같은 놀이기구가 없어도, 비바람이 몰아쳐도 신나게 놀 수 있는 실내 테마파크 같았다.
실내는 365일 내내 푸르른 하늘이 존재한다.
뱃사공이 부르는 세레나데를 들으며 곤돌라를 타보는 것도 이 곳의 재미다.
30여 개 가까이 되는 푸드코트도 매력적이다. 전 세계 음식 중 맛있는걸 고르는 것 역시 행복한 고민이다.
네 번의 경험이었지만 여기저기 많이 둘러보진 못했던 것 같네요.
홍콩이나 마카오 모두 분명한 포인트는 있습니다.
짧은 기간 여행을 한다면 이 곳이 가진 매력포인트만 골라서 보셔도 충분하리라 믿습니다. 감히요 ^^
보다 많은 사진은 아래 덧붙입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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