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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큐 Miss Que Jun 06. 2020

미국과 한국의 인종차별

미국의 인종차별

미국으로 얼마 전 이사를 온 친구가 말한다. 인종차별 같은 거 느낀 적 없다고 하며, 그런 거 느끼는 사람 자격지심 아니냐고 했다. 미국 생활 10년 차인 나는 인종차별을 종종 느낀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나 지금 기억나는 충격적인 사연은 없다. 미국에서 자라고 미국 회사에서 일하는 남편은 이곳은 아주 인종차별이 심한 곳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높은 교육을 받고 내가 보기에 사회적으로 대단한 위치에 있는 시누이는 인종차별을 더 느낀다고 한다. 높은 위치에 올라갈수록 더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누의 남편은 유럽계 이민 3세대인데 그와 그의 어머니는 아직도 이민자로서 자라온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있다고 한다. 둘 다 백인인데, 백인사회 그 안에서도 또 다른 인종(출신) 차별이 존재 하나보다.  


한국의 인종차별

미국에 있는 똑똑한 베트남 친구가 한국말을 배우고 한국에 가서 살고 싶어 했다. 주위에 여러 한국인들이 한국은 차별이 심하니 그냥 미국에 있는 게 경력이나 삶의 측면으로 봤을 때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나보다 한참 어린 대학생들이 그런 조언을 했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그래도 그 친구는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했다. 지금 연락은 끊어졌지만 한국에 가있는지도 모른다.


한국은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이다.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최근 몇 년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그렇다. 다른 인종과 더불어 살아온 역사가 짧고, 그것을 통한 배움도 짧다. 내가 어렸을 적 90년대만 해도 외국인을 많이 보고 자라지 못했다. 2010년쯤에도 한국에 사는 내 외국 친구들이 겪은 인종차별 이야기는 계속 듣고 있기 불편하고 부끄러웠다. 당시 내가 어떻게 도와야할지 몰랐다. 한 친구는 아이들이 헬로를 외치며 집 앞까지 쫒아와서 기분이 몹시 나빴다고 했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가는 버스를 탄 흑인(아프리칸 아메리칸) 친구는 깜둥이가 무슨 뜻이냐며, 사람들이 깜둥이라고 소리치며 옆에 안지 말라고, 내리라고 했다고 한다.

나도 어릴 때 외국인을 보면 뚫어져라 얼굴 구경을 했고, 우리 부모님이나 할머니도 외국인을 보면 놀라거나 경직되었다.아니면 실없는 웃음만 남발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벌써 우리는 어떤 외국인에게 상처를 줬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봐오지 않은 모습이고, 경험해보지 않아서 그런 것일 거다. 다른 인종을 배척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능인지 모른다. 그러나 요즘 세상은 그런 변명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현재 한국은 외국인 거주비율이 10년 전과 비교해 상당히 높으며, 그만큼 다름에 대한 이해도와 의식 수준이 높아졌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다문화가정의 고통이나 배척에 관한 뉴스가 보인다. 뉴스를  보면 안타깝고 슬프지만, 이런 뉴스가 보인다는 것 자체가 개선해 나가려는 힘이 있다는 희망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이번 미국 시위로 인해, 나를 비롯한 우리 모두에게 더 큰 인식의 발전이 생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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