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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큐 Miss Que Jun 18. 2020

내가 인종차별자 였나?

나는 다양한 인종 출신의 친구들이 많고, 그들과 정말 잘 지낸다. 인종차별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그건 착각이었다. 얼마전 나에게 뒷통수를 심하게 맞은 듯한 일이 생겼다. 아들이 1학년을 다니고 있는 학교는 공립이다. 높은평가를 받은 학교는 아니고 평균정도인 학교이다. 학교를 마치고 아이를 학교놀이터에서 놀리는데. 아들은 근래들어 몇번 어울린 00계 친구들과 놀았다. 그 중 한친구는 아들반이다. 엄마가 일을 하는 관계로 같은 00계 아줌마가 아이들 여서일곱명을 픽업 후 거느리고 놀리고 있었다. 우리 학교는 보호자 없이는 저학년 아이를 내보내지 않고, 아이는 놀이터에서 놀지 못한다.  이 아줌마는 항상 전화한다고 정신이 없다.사고가 나도 아이들을 돌보지 않는다. 내가 다가가 인사를 하면 대충 눈인사를 하고 고개를 돌린다. 어쩌면 어떤 미국엄마가 다가왔을때 눈을 피하던 나와 닮았다. 그러나 대화없는 그 보호자, 최근들어 과격해진 아이들의 놀이와 작은 사고들을 관여하지않는 그 보호자, 간식을 나눠먹을때 매너없는 행동을을 보고 점점 선입견이 생겼다. 내 마음속 깊숙히에서 은근히 저 아이들과 내 아들이 안친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깜짝 놀랐다. 심지어 그 중 한명은 아들 반 아이였다. 얇팍한 내 기준에 맞는 매너를 보여주지 않음 등의 불편함이 00이라는 인종으로 분류되어 순간 00과 아들이 어울리지 않았으면 했다. 부끄러웠다. 나도 한때 워킹맘이 된 후 내 아들의 모습을 걱정하지 않았던가. 나도 아시안이라고 차별받지 않을까 생각한적이 있지 않았나. 내가 동네어른으로서 간식을 나눠주는 입장에서, 내 간식통에 흙만진 손을 넣어 간식을 먹거나, 쓰레기를 던져버리거나 하면 가이드 해주면 되는것을, 그렇게 반복해서 알려주면 되는것을, 나는 어른의 기준으로 완벽한 어른같은,성인군자같은 동네 어린이를 기대했던게 아닌가 생각도 되면서, 잠시라도 생각했던 00인 이어서 그렇다는 내 편견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런 편견이 생기는 경우는 그동안 종종 있었다. 


어제 장보러 갔더니, 마음좋은 할머니가 오이모종을 길러 한국마트앞에 세박스 필요한 사람 가져가라며 놔둔걸, 00인 아줌마 둘이서 키득거리며 줄기 다 뿌러지게 뒤지다가 한박스를 들고 재미있어하며 빨리 자리를 뜬다. 


뉴욕 길거리에서 나에게 시비거는 사람들은 다 00인 이었다. 회사에서 텃세를 제일 많이 부리던 사람도 00인 이었다. 하지만 정말 멋진 00인 친구도 내 옆에 있다. 


00인은 어떤가? 눈에 띄지 않게 앞에서만 매너있는 행동을 잘한다. 자기 실속만 챙기고 의리가 없기로 유명하다. 00도 인종이 너무 많아 자기네들끼리 출신을 나누고 다름을 욕하고 차별한다. 지역도 나눈다.


줄을 서고 있으면 내 앞으로 새치기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00인이다. 00인이 많은 미국학교에 가서 00말을 못하면 왕따를 당한다고 한다.


친구네 입주 가정부는 00나라 출신이라는데, 동네에 총맞아 죽은 사람이 많고 목숨의 위협을 느껴 도망쳐 왔다고 한다. 우리집 마당공사하던 같은나라 출신 아저씨가 데려온 일꾼은 눈을 가로지르는 칼자국이 있었다. 그 가정부에게 험한 말을 너무 많이 듣고 난 뒤로 그 상처의 사연도 알지 못하면서 그 사람이 무서워졌다.


미국에서 간접적으로 들어온 한국인의 나쁜 이미지는 너무 많아 생략한다.  


이런 경험들로 만들어진 나의 편견들은 또 좋은 사람들로 인해 좋은 이미지로도 바뀌고, 그대로인 경우도 있다. 안좋은 경험만 쌓이면 안좋은 편견들이 쉽게 들어 설 거라고 생각된다. 원인을 파고 들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문화차이, 부의 세습, 빈부의 격차, 교육기회의 불평등 등 많은 원인이 있을것이다.


하지만 만약 당장 당신 자녀의 학교 배정이 있고, 한 학교는 백인, 다른 한 학교는 흑인 혹은 맥시칸이 다수라고 가정해보자.물론 어떤 백인, 어떤 흑인, 맥시칸 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정보도 없다고 가정해보자. 어느곳에 아이를 보내겠는가? 


미국시위를 바라보고 내 경험을 떠올리며, 인종과 문화의 다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이로 인해 나도  다름을 조금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수 있고 존중할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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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다 쓰고 보니, 좋은 경험과 기억들이 가득한 다른나라 사람들에 대해 나쁜 예만 든것같아서 나라와 인종을 00처리 했다. 또 다른 사람들에게 선입견을 전달하고 싶지 않았는데, 생각처럼 글이 써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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