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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큐 Miss Que Aug 24. 2020

오레건 바다에서의 게낚시

아들이 7살이 되니 낚시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한다. 우리 부부는 낚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아들은 어디서 자극을 받는지 자꾸 낚시를 가자는 말을 던진다. 이곳 포틀랜드에 머무는 동안 게 낚시를 가기로 당일 또 즉흥적으로 정해 길을 떠났다. 포틀랜드에 살았던 지난 6년 동안 가보지 않았던 게 낚시이다. 가는 길에 전화한 보트 및 장비 대여소는 전화를 받지 않아 예감이 좋지 않았다.


1시간 반 수신이 안 되는 숲길을 지나 도착한 정박지 몇 곳에 문의했더니 바람이 너무 세고 조류가 심해 오늘 더 이상 배를 띄우지 않는다고 했다. 7-10일 전에 전화를 주면 배를 띄우고 게잡기 하기 좋은 날씨를 골라 우리에게 전화를 주는 게 본인 가게 시스템이라고 했다. 즉흥적인 우리 가족과는 맞지 않는 플랜이다.


30분 더 북쪽에 위치한 장비대여소에서 오늘 배를 띄운다는 소식을 듣고 신나게 북쪽으로 달려 그곳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마지막 배가 떠난다. 그곳 직원은 그 배가 마지막 배였다며, 오늘 바람이 심해 배를 더 이상 안 내보내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했다. 본인이 직접 타고 나가는 6인용 모터보트의 대여는 2-3시간에 $80-110불 가격이었다. 놓쳤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딜이었다.


우리는 보트는 포기하고 선창에서 게 낚시(crabbing)를 하기로 했다. 게잡이 망을 두 개 $41불에 빌려 선창가에 가져온 의자와 와인을 풀고 자리를 잡았다. 싱싱해 보이는 도미 종류 생선을 그물망에 넣고 바다에 던져 15분 후 건져내는 게 게 낚시 방법이었다. 재미로 나간 게 낚시, 기대를 많이 하지도 않았는데 첫그물에 게가 엄청나게 올라온다. 하지만 오레건 법으로 일정 사이즈 이하의 게는 놓아주어야 하고, 암게도 놓아주어야 한다. 그물에는 대부분 암게가 올라왔다. 다 풀어 준더라도 일단은 신나게 건져 올려지니 그 재미가 쏠쏠했다.



두 시간 신나게 게잡이를 하고, 건져 올린 수게는 총 5마리, 우리는 선창가에 있는 찜기로 가서 옥수수 2개 ($5)와 조개 2파운드($20)를 추가해 잡은 게(공짜)를 찌도록 주문했다. 며칠 전 마트에서 사서 먹은 게보다 살도 없고 맛은 없었지만 선창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맛은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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