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태국 최대의 와불상이 있는 왓포 사원

꿈을 찾아 나선 평범한 부부의 이야기[태국 한 달 살기]

by LouisLee

태국은 국민의 95%가 불자인 불교의 나라다. 그에 따라 태국 전역에는 약 3만 개에 달하는 사원들이 있다고 한다. 이번에 방문한 왓포(Wat Pho) 사원은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사원이다. 관광객들은 주로 왓포 사원에 있는 태국 최대 규모의 와불(臥佛, 누워있는 부처를 나타낸 불상)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우리가 묵고 있는 카오산 거리 근처 숙소에서 도보로 약 1.7km 거리에 위치한 이곳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툭툭 또는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40일간 900km에 이르는 스페인 순례길을 완주했기 때문에 1.7km 정도의 거리는 전혀 멀게 느껴지지 않았기에 도보를 택했다. 약 25분 정도가 걸렸다. 태양이 뜨거웠지만 중간중간 인도에 드리워진 그늘 덕분에 무사히 도착했다.


가는 길에는 태국의 왕궁을 지나쳐 가게 된다. 노점과 길거리 식당이 즐비하게 늘어선 카오산 거리에서 불과 도보 10여분을 걸었을 뿐인데도 왕궁 근처에는 그 흔한 노점 하나 없었다. 길거리는 깨끗했고 군데군데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삼엄한 표정으로 오가는 사람들을 경계하고 있었다.


태국의 사원은 국민들이 신성시 여기는 장소이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일지라도 알맞은 복장을 갖추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노출이 심한 상의, 짧은 바지 등을 입은 사람은 사원 입구에서 입장이 제지된다. 예전에는 슬리퍼, 샌들, 쪼리도 제한을 했으나 지금은 신발에 대한 규정은 완화되었다. 덕분에 나는 다행히 짜뚜짝 시장에서 구매한 쪼리를 신고 갈 수 있었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사원에 입장하면 눈앞에 보이는 우뚝 솟은 건물이 눈을 사로잡는다.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니 더욱 놀라웠다. 엄지 손가락 크기의 작은 타일들이 빼곡하게 건물의 외벽을 장식하고 있었다. 문득 유럽을 떠나기 전 들렀던 바르셀로나 가우디 공원이 생각났다. 수많은 타일들을 붙여서 만든 여러 조형물들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다. 가우디가 태국 사원에서 영감을 받은 것은 아닐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잠시 해보았다.

우리나라의 절들은 어두운 색깔의 목재에 색을 입히다 보니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점점 색이 바랜다. 오래된 절들이 차분한 느낌을 주는 것은 어쩌면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채감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반면에 태국의 왓포 사원은 흰색 바탕의 건물 외벽에 밝은 색 타일들이 붙어있다. 햇빛에 반사된 타일 조각들이 반짝거린다. 그리고 금박을 입힌 외벽도 제법 면적이 크다. 화려하고 밝다. 현재는 아니지만 1997년까지 불교가 태국의 국교였기 때문에 왕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결과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본 수많은 성당들의 내부가 화려한 금박과 보석들로 장식된 것 또한 같은 이유일 수 있겠다고 느껴졌다. 대항해시대 때 부유했던 두 나라들의 풍족했을 재정상황을 성당의 내부 인테리어를 통해 잠시 추측해 보았다.



이리저리 둘러보다 와불상이 있는 건물에 들어섰다. 높이 15m, 길이 46m의 거대한 황금색 부처가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채 오른팔을 괴고 누워있다.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최적의 포토스팟을 찾아 스마트폰 카메라 각도를 이리저리 조절해 보았으나 거대한 불상을 담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사진은 대충 찍고 실물을 눈에 온전히 담기로 했다. 와불의 겉면에는 작은 금박들이 빈틈없이 붙어있다. 화려하다. 발바닥에도 꽃, 코끼리 등이 새겨져 있다. 불상 등 쪽의 건물 내벽에는 여러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저마다 의미가 있을 것인데 그 의미를 알 수 없어 아쉬웠다. 중간중간 코끼리도 그림에 들어가 있다.

건물을 나와서 시계를 보니 폐장 시간인 17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하늘을 보니 주황빛 태양이 사원 건물 지붕에 걸려있는 것이 보였다. 석양은 언제나 아름답다. 이국적으로 생긴 지붕 모양새 덕분에 새로워서 더 좋았다.


사원을 나와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숙소 근처 길거리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자리를 안내해 주는 웨이터도 주방에서 요리하는 주방장도 얼굴에 부처의 온화한 미소가 담겨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