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단맛 짠맛 매운맛 신맛의 조화, 태국 음식

꿈을 찾아 나선 평범한 부부의 이야기[태국 한 달 살기]

by LouisLee

우리 부부가 한 달 동안 지낼 나라를 태국으로 정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저렴한 물가, 친절한 사람들, 따듯한 날씨 그리고 자유로운 분위기도 고려 대상이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음식 때문이다. 30일 동안 하루 세끼를 먹는다고 가정하면 최소 90번의 식사를 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현지식이 입에 맞지 않으면 한 달 살기는(특히 먹는 것이 중요한 삶의 일부인 우리 부부에게는) 즐겁기보다 고행에 가까울 것이다.


비록 음식에 관해서 전문가는 아니지만 여러 차례 태국을 오가면서 느낀 태국의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과 생각을 바탕으로 작성된 내용인 만큼 잘못된 정보가 있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길 바란다.


주관적으로 본 태국 음식의 특징


1. 저렴한 가격

동남아 지역이 대개 그렇듯이 태국도 외식 물가가 상당히 저렴하다. 팟타이(태국식 볶음 국수)는 길거리 식당에서 먹을 경우 40바트(약 1,600원) 정도다. 이는 기본 재료인 야채와 계란만을 넣었을 때의 가격이다. 여기에 닭고기, 돼지고기, 새우 등을 넣으면 추가하는 재료의 종류와 개수에 따라 일반적으로 10바트씩 추가된다. 물론 길거리 식당의 위치에 따라 가격 범위는 30~60바트(약 1,200~2,400원)까지 다양해진다. 그리고 레스토랑에서 먹을 경우에는 100바트(약 4,000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우리 부부는 점심 한 끼를 먹을 때 보통 식사류 2개와 쏨땀(파파야 샐러드)을 먹는다. 쏨땀이 40바트(약 1,600원) 정도 하니까 총 150바트(약 6,000원) 정도가 든다. 기분이 좋거나 해가 뜨겁거나 목이 마를 때에는 맥주도 한 병 마시는데 편의점에서 70바트(약 2,800원) 면 살 수 있다. 아침은 이보다 간단하게 먹고 저녁은 조금 더 비싼 음식을 먹는 편이다. 어쨌거나 한 끼 식사 평균 비용은 2인 150바트, 하루 450바트(약 18,000원) 내외다. 중간에 간식거리도 먹는다고 치면 하루에 1인당 우리 돈 1만 원 정도다. 한 달 60만 원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다.



2. 우리 입맛에 취향저격

태국 음식의 또 한 가지 특징은 단맛, 매운맛, 신맛 그리고 짠맛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부부의 입맛에는 이 네 가지 맛의 조화가 너무 잘 맞는다. 하나의 음식에서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맛이 약간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테이블에 상시 구비된 조미료를 마음껏 첨가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팟타이를 먹을 때면 절반은 조리된 상태 그대로 먹고 나머지 절반에는 고춧가루를 뿌려 먹는다. 그렇게 하면 단짠의 조화에 매콤함까지 추가되어 새로운 요리로 재탄생된다.

태국의 고추는 작지만 맵다. 우리나라의 청양고추는 먹고 나면 한동안 혓바닥이 얼얼하고 매운맛이 지속된다. 반면에 태국 고추는 먹고 나면 초반에 매운맛이 강력하게 올라왔다가 금세 사라진다. 고춧가루가 약간 텁텁한 매운맛을 느끼기 해준다면 고추 액젓은 뒷맛이 깔끔하고 감칠맛도 느껴진다. 밥이나 국수류에는 고추 액젓을, 육류나 국물류에는 고춧가루를 넣는 등 취향에 맞게 매운맛을 더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스페인 순례길을 걷는 동안에는 매운맛을 첨가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아쉬운 적이 많았다. 태국에서는 먹다 보면 어느새 접시가 다 비어 있어서 아쉬운 적이 많았지 매운맛이 부족해서 아쉽다고 느낀 적은 없다.

우리는 또 고수와 같은 향채도 좋아하고 라임, 레몬 글라스 같은 시큼한 맛도 좋아한다. 길거리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우리가 외국인임을 알고 고수를 빼고 주는 경우가 있다. 나는 혹시 그럴까 봐 요리 과정을 다 지켜보다가 마지막에 고수가 빠져있으면 꼭 넣어달라고 한다.


즐겨 먹는 태국 음식


우리 부부가 태국에 오면 필수로 먹는 음식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간단한 설명과 함께 정리해 보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정리하였으니 가볍게 참고하길 바란다.

팟타이-태국식 볶음 국수. 주로 새우 팟타이를 먹는 편이다. 여기에 땅콩 가루와 고춧가루를 적절히 올려서 비벼 먹으면 더욱 맛있어진다.

쏨땀-파파야 샐러드. 김치와 비슷한 용도로 먹는 편이다. 매운 고추는 2개만 넣는 것이 우리 입맛에 딱 맞다.

팟카파오무쌉-돼지고기 바질 볶음밥. 고추 액젓과 함께 비벼 먹으면 한 그릇 더 시키고 싶어진다.

무껍-돼지고기 튀김. 밥과 함께 먹으면 한 끼 식사로 완벽하다. 고추 액젓을 첨가해 먹으면 감칠맛도 올라가고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매운맛까지 더해진다. 바삭한 식감은 덤.

꼬치 바비큐-신선한 닭, 돼지, 해물 그리고 야채를 직화에 구워 불맛이 느껴진다. 꼬치당 10바트(약 400원) 정도라 부담 없이 안주거리로 먹을 수 있다.

무카타-태국식 숯불 화로 바비큐. 1인당 비용을 내고 뷔페식으로 재료를 담아와 자리에서 구워 먹을 수 있어 가성비가 좋다.

푸팟퐁 커리-껍질이 부드러운 소프트쉘을 넣어서 먹는 편이다. 길거리 식당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은 탓에 한 번씩 특식으로 식당에서 먹는다.

모닝글로리(공심채) 볶음-야채가 당길 때 먹는 편이다. 나는 야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공심채는 식감이 아삭하고 질기지 않아 즐겨 먹는다.

망고 스티키 라이스-망고 찰밥. 망고를 올린 찰밥에 코코넛 밀크 연유를 뿌려먹는 후식. 단맛 보충에는 최고다.

생솜-태국의 위스키 브랜드. 콜라를 섞어서 칵테일처럼 마신다. 생솜 버킷(Sang Som Bucket)이라는 이름으로 술집이나 식당에서 접할 수 있다. 우리는 가게나 편의점에서 생솜과 콜라를 구매해서 직접 제조해 먹는다. 편의점에서 한 컵에 10 바트 하는 얼음을 넣으면 시원함까지 더해진다.

각종 해산물 요리-바다를 인접한 면적이 많기 때문에 싱싱한 해산물을 비교적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생선 구이, 새우구이, 랍스터 찜, 통 오징어 구이 등등 해산물의 종류뿐 아니라 요리하는 방법 또한 무궁무진하다. 우리는 그때그때 해산물이 당기는 날이면 숙소근처 해산물 전문 식당을 방문하여 다양한 음식을 시도하는 편이다.

번외-세계 3대 탕 요리라 불리는 똠얌꿍은 우리 부부의 입맛에는 맞지 않다. 한국인들도 먹을 수 있게끔 맛을 순화한 버전도 먹어보았고 태국 현지에서도 두어 차례 도전해 보았다. 하지만 매번 시큼한 맛이 너무나도 강력하여 다른 맛들이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에겐 아직 그저 매우 시큼한 탕일 뿐이다.

한국에서 태국 음식을 즐기는 방법


코로나 상황이 발생하기 직전에 다녀온 태국 여행 당시 우리는 방콕에서 쿠킹 클래스를 수강했었다. 당시 우리 부부는 강사님의 지도에 따라 팟타이와 쏨땀을 직접 요리해먹은 경험이 있었다. 기본적인 요리방법을 습득한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 우리가 좋아하는 태국 음식들을 직접 요리해 먹기 시작했다. 재료들은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집에서 직접 태국 음식을 요리해 먹는 것으로 달랬다. 그렇게 3년 정도가 지나자 이제는 한국의 어떤 태국 음식점 보다 우리 입맛에 맞는 태국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틈틈이 태국의 길거리 식당 느낌이 나는 식기류들도 하나 둘 장만했다. 가끔씩 한국에서 태국 요리를 해 먹을 때면 마치 태국의 어느 식당에 앉아있는 듯하다.

글을 쓰다 보니 배고픔이 밀려온다. 오늘은 어떤 맛있는 태국 음식을 먹을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러 가보겠다.


태국의 통화 1바트는 우리나라 원화 37.64원에 해당(24년 1월 20일 하나은행 고시 환율 기준) 하나 본문에서는 계산의 편리성을 위해 40원의 환율을 적용하였습니다.
사진 출처 @the_kang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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