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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is lim Jan 23. 2018

회사를 그만둔다고?

#퇴사 #결심 #준비물

# 01. 고민은 적당히


@ 잠도 잘 못자면서 고민했지만 정답은 없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안 해 본 직장인이 있을까? 하루에도 수십 번을 고민하면 했지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을 없을 것이다. 어떤 이는 입사 초기, 1년차, 3년차, 어쩌면 계속? ㅎ


첫 직장에서 12년을 근무했다.


졸업예정자만을 뽑던 시절, 입사한 탓에 뭣도 모르고 다녔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 참고 다닌 것 같아서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하고, 회사에 감사하기도 하다.


혹자는 대기업이라서 그럴지도 모른다고 할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런 내가 지금은 어떤가? 12년을 한 직장만 다녔던 내가 최근 2년 동안 5번째 회사에 다니고 있다. 어떤 이는 이직전문가라고 하고, 어떤 이는 퇴직전문가라고도 한다.


어쩌면 과거의 나는 회사에 날 맞추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회사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스스로의 생각이 많이 변했다. 그래서 와이프가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시행착오 끝에 우리 가족은 변화에 적응했다. 그래서 지금은 그 고민을 나누고 싶어 졌다.


사실 나는 특이한 케이스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변화는 한 번이 어렵지, 두 번, 세 번, 반복하다 보면 적응을 하게 마련이다. 아니면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지거나...(근데 돌아가긴 더욱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둘 중 하나가 되는 것 같다.  



# 02. 회사라는 울타리 벗어나기

@ 생각보다 너무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12년간 다닌 (좋은) 직장을 퇴직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이다. 돌이켜보면 지금의 와이프와 결혼한 사실 자체일 수 있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첫째 출산 이후 삶의 변화에서 시작되었다.


솔직히 난 '워홀(워크홀릭)'이었다. 그것도 스스로를 혹사시키는 '워홀'이었다. 지난날을 회상해보면 부인과 첫째 딸에게 너무 미안하다. '워라밸(워크 & 라이프 밸런스)'이라는 용어 자체를 몰랐던 사람이었으니까...



두 번째 계기는 미국 출장이었다. 인솔자로서 미국(실리콘밸리, 뉴욕)을 두 번째로 방문했다. 벤치마킹 출장이 두 번째라 그런지 지난번에 비해 훨씬 편했고, 밤에는 친한 친구까지 만났다.  


낮에는 글로벌 금융회사의 임원 인터뷰, 밤에는 미국에서 10년 넘게 살았던 친구와 세상 이야기를 하면서 어쩌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 탓일까? 같이 출장 간 직원들(스스로가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대기업 직원들)의 질문들이 그토록 창피하게 느껴진 것은 기분 탓이었을까?


맨해튼에서 여성 임원과의 인터뷰를 끝내고 배웅했을 때, 그 여성 분의 한마다가 아직도 기억 속에 선명하다. "약간 무례한 것 아닌가요?" 너무 부끄러웠다. 우리 것도 소개하고, 상대방 것도 들을 줄 아는 자세가 부족했던 미팅 자리였다. 주선한 컨설턴트도 난감해했고, 나 역시 난감했다. 그래서 같이 하기로 했던 프로젝트는 없던 것으로 하고, 인터뷰 비용만 지불하기로 했다.

@ 당시에는 진짜 부끄럽고 창피했다...

같이 간 직원들은 오히려 기뻐했다. 한 번의 미팅으로 모든 정보를 파악했다며 즐거워했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 많은 정보는 얻어냈다며 무척 기뻐했다. 하지만, 난 부끄러웠다.


어쩌면 그 날 이후부터 울타리를 벗어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던 것 같다. 높은 연봉, 훌륭한 복지, 사회적 평판 등 내려놓기를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인 듯하다.  




# 03. 회사와 거리두기


그때를 회상해보면 스스로가 대단했다. 일단 부지런했다. 새벽 5시 반에 집에서 일어났고, 6시면 대문 밖을 나섰고, 회사에는 7시쯤 도착했다. 전날 회식자리로 새벽에 들어가더라도 2시간만 눈을 붙이고 나올 정도로 근면 성실했다.


그런 내가 회사 직원들에게 실망한 이후, 급속히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졌고, 자아성찰도 계속되었다. 즉, 이제는 회사가 전부가 아닌 삶을 살게 되었다.


가장 먼저 소비패턴을 스스로 돌아보게 되었고, 출근시간(7시 -> 7시 반)은 조금 늦어졌고, 퇴근시간(9시 -> 6시 반)은 빨라졌다. 어쩔 때는 부서장이 회의 중인데도 난 퇴근했다.


회사와 거리두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때부터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다.

"퇴직하고 나면 무엇으로 먹고살아야 할까?"


그리고 회사의 압박도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너 미쳤어? 주말에 출근 안 할 거야?"

"오늘은 금요일, 월요일까지 OOO 운영방안 꼭 보고 해"

협박과 압박을 통해 서서히 옥죄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어쩌지?"



# 04. 결심과 마무리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기로 했고, 두 번째로 가족(와이프)과 상의했으며, 마지막으로 부서장과 면담을 했다.


하지만, 전 모든 사람에게 솔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 썩은 미소? 설마...


왜냐하면 내가 퇴직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살짝 퍼지면서 경쟁자들의 미소를 봤기 때문이다. 충격적이지는 않았지만, 썩 기분 좋지도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인데, 당시에는 나름 충격이었다. 환송회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쉬운 표정을 보고 싶었던 것인데, 실상은 썩소(?)였으니 말이다.


챙길 것은 챙겨라,

떠날 때는 소리 소문 없이,

동정 따위는 필요 없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 세 번, 네 번은 쉽더라...


결국 인생인 도전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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