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이 울렸다.
퇴근 알람이 울렸다.
띠링—
소리 하나로 몸이 반쯤 들썩인다.
알람 이름은 ‘퇴근’, 반복 설정은 평일,
시간은 늘 18시 정각.
물론 진짜 퇴근은 늘 그보다 늦다.
하지만 이 알람은
퇴근을 “하라”는 지시가 아니라,
퇴근을 “꿈꾸라”는 암시다.
회의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보낸 메일엔 답이 없고,
메신저엔 “지금 가능하실까요?”
같은 문장이 굴러들어온다.
그 와중에도 휴대폰 화면은 당당하게 말한다.
“퇴근할 시간입니다.”
고맙다.
그 짧은 한 줄이 오늘 하루 중
가장 따뜻한 말이었으니까.
사실 이 알람은 내가 나에게 주는 약속이다.
바쁘더라도, 정신이 없어도,
오늘 하루의 끝을 챙기자고 다짐했던 흔적.
물리적 종료가 아니라,
마음속에서 스스로 종료를 선언하는
그 작은 시작점.
언제부턴가 ‘퇴근’이란 단어에
작은 로망이 생겼다.
늘 어두워진 거리,
퇴근길 지하철의 좌석 한 칸,
그리고 편의점에서 고른 1+1 음료 하나.
그게 전부인데,
그게 전부여서 더 좋다.
누구와 비교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게 퇴근이라는 말에 숨어 있다.
“오늘도 고생했어.”
퇴근 알람은 매일 같은 소리를 내지만,
듣는 날마다 의미가 다르다.
기분 좋은 날엔 보너스처럼 느껴지고,
속상한 날엔 친구의 위로처럼 다가온다.
물론 아직도 자주 야근한다.
퇴근 알람이 울린 뒤로도
두세 시간 더 남을 때도 많다.
그럴 땐 살짝 알람을 무시해본다.
하지만 결국 마음 한구석엔 남는다.
“언젠가는, 정말 정시에 퇴근하리라.”
그 다짐 하나가, 하루를 버티게 해준다.
누군가는 말한다.
“알람 없이도 알아서 퇴근하지 않냐”고.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하루에 한 번쯤은
누군가로부터 혹은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들어야 하니까.
퇴근 알람은 내게
‘멈춰도 괜찮다’는 신호다.
오늘이라는 하루를 여기까지 끌고 온 나에게
작지만 중요한 위로.
그래서 내일도,
그 다음 날도,
퇴근 알람은 똑같이 울릴 것이다.
띠링—
“오늘도 잘 버텼어. 이제 그만 놓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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