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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집사의 주말아침

토요일 오전, 식물 물 주다가 시간이 다 갔네

by Lounge And

식집사의 주말아침


토요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커튼을 걷었다.
햇살이 부엌 끝까지 들어와 있었다.
“오늘은 물 줄 날이네.”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분무기를 들었다.


몬스테라는 여전히 잎이 크고 당당했다.
새 잎이 또 하나 올라오고 있었다.
안스리움의 알보 바리에가타는 조금 예민한 녀석이라
햇빛을 너무 오래 쬐면 잎끝이 탈까 조심스럽게 옮겨줬다.
식물마다 성격이 다르고,
그걸 알아가며 손끝으로 보살피는 시간이 참 좋다.


물을 주다 보면 시간은 금세 흘러간다.
한 잎 한 잎 닦아주고,
화분 밑의 흙이 마른 걸 확인하고,
새순이 나온 자리를 살피다 보면
아침이 벌써 점심 가까이 되어 있다.
오늘도 “잠깐만 물만 주고 나가야지”라며 시작했는데
결국 식물들과 이야기하느라 반나절을 썼다.


이 작은 정원이 내 주말의 시작이다.
회사에서는 늘 숫자와 일정에 쫓기지만
이곳에서는 ‘자라나는 속도’만큼만 느리게 산다.
식물들이 내게 알려준다.
“급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물기를 머금은 잎사귀에 빛이 반사됐다.
그 반짝임이 꼭 위로처럼 느껴졌다.
식집사의 주말 아침은 늘 그렇게 지나간다.
바쁘지 않게, 하지만 분명하게 살아 있다는 느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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