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저브레드, 진저에일, 생강청, 생강차, 생강편 덕후들 모여라!
바람의 결이 볼을 매섭게 스치고 목이 칼칼해질 때면 직감한다. 비로소 따뜻한 차를 즐길 계절이 왔음을. 분명 작년까지는 언젠가 담아두었던 자몽청이나 청귤청을 자주 마셨던 것 같은데, 왜인지 해가 바뀐 후부터 평소 잘 손대지 않던 생강청을 집어 드는 일이 잦았다. 작년보다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간만의 폭설 때문인지, 아니면 한 살 더 먹었다고 고작 한 달 만에 어른 입맛이 되어버린 건지는 모를 일이다. 그렇게 퇴근 후 따뜻한 생강차를 마시면서 책을 읽다가 전기장판 속으로 들어가면 행복이 꽤나 쉽다. 달콤한 듯 알싸한 맛에 더해진 노곤함을 느끼는 일은 가장 빠르게 천국을 만끽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면역력 향상은 덤.
일반적으로 생강은 향신료로 쓰이기 때문에 음식에서는 서브 역할이지만 피부에서 만큼은 훌륭한 메인 재료가 된다. ‘논어’에 따르면 공자도 몸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식사 때마다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고 하니 그 효능은 입증된 지 오래. 이처럼 예로부터 생강은 감기약이나 소화제나 염증약으로 쓰이며 진정제 역할을 했는데, 신체 내부 뿐 아니라 피부에도 자극 진정 효능이 있다고 한다.
슈퍼푸드라 불리는 생강은 뿌리에 각종 영양소가 농축되어있는 뿌리 식물로, 독소를 배출해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고 40여 개의 항산화제를 함유하고 있어 피부와 머리카락 등 신체 노화를 늦춘다. 이 항산화력은 뿌리에서 파생된 생물학적 화합물인 진저롤(6-gingerol)로부터 나온다. 특유의 달달하고 알싸한 맛을 내는 성분이기도 한 진저롤은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부 장벽을 튼튼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홍조나 블랙헤드, 주름, 수분 부족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레몬즙이나 꿀을 섞어 피부에 바르면 피부 결 개선과 톤업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몇 연구를 통해 농축된 생강 추출액이 자극 받은 부위의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고 알려지며 색소침착 완화 효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처럼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생강은 혈액 순환이나 소화 뿐 아니라 피부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만능 식품이다. 다만 체내 열을 올리는 성질과 혈관 확장 등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치질, 위염 등을 앓고 있다면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
출처 및 참고문헌
Potiential of native Thai aromatic plant extracts in antiwrinkle body creams / Primporn Leelapronpisid 외 3명 / J Cosmet Sci. / 2015.08
Use the benefits of ginger for your skin / Zeenia Baria / Times of India / 2016.05.06
생강, 알고보니 진짜 ‘슈퍼푸드’였다 / 고승희 / 리얼푸드 / 2018.02.19
생강의 효능, 가을 감기 쫓는 데 일등공신 / 이현정 / 헬스조선 / 2014.10.21
‘만병통치약’ 생강, 매운맛이 전하는 효능 / 박라경 / news1 / 2018.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