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속에서 아름다움을 본다

슬픔이 아름다운 까닭

by 민지


요즘 들어 수시로 감정에 젖는 터라 ‘아름답다’는 수식어를 입 밖으로 자주 뱉는다. 예전엔 아름다움을 외적인 것에서만 찾았다. 예쁘고 멋있는 형체 앞에서만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어여쁜 오브제나 소품들, 벚꽃이 흐드러지게 펼쳐진 길, 어두운 적막 속 빛을 내는 동그란 달, 물에 수만 가지 별빛이 뿌려진 듯한 윤슬 같은 것.


그런데 요즘에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장면들에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자주 목격한다. 이럴 때면 평소에 억눌렀던 감정이 왈칵 쏟아지는 것처럼 눈물이 난다.


외적인 아름다움이 순간의 찬란함이라면, 내가 최근에 목도한 아름다움은 오래도록 이어지는 감정 속에 있었다.


사랑은 다양한 얼굴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애증, 그리움, 기다림, 슬픔.


나는 요즘 ‘슬픔’ 속에서 가장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본다.

먼저 떠나보낸 이들을 애도하는 얼굴에서,

불운에도 굴복하지 않고 묵묵히 견디는 모습에서,

그 자리에 남아 지키는 단단한 의지 속에서.


최근에 나는, 정혜윤 작가의 인터뷰 내용을 읽으면서 울었다. 본업이 라디오 PD인 작가님은 수많은 사람들을 취재하고 라디오에 담아내왔다. 인터뷰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에 관해 언급했다. 유가족들이 원한 것은 죽음의 보상이 아니었다. 단지 그들과 같은 희생자들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유가족들은 감성팔이, 시체팔이라고 떠들어대는 무지성 인간들 앞에서 ‘너네도 당해봐라‘라는 말은 절대로 할 수 없다고 했다. 그 고통이 너무나 끔찍해서 차마 그 말만큼은 못한다고.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

이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럼에도 살아내는, 같은 고통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그들의 마음이 너무 아름답고 슬펐다.


슬픔과 아름다움은 구별할 수 없었다. 아름다움은 결국 잃어버린 것을 끝끝내 지켜내려는 사랑의 흔적에 있었다.


최근에 당신이 마주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은 언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