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잠에 들 때면, 종종 꿈의 세계로 접속한다.
사람들은 렘(REM) 수면에서 얕은 꿈을 꾼다지만, 내 꿈은 유난히 선명하다.
수면의 질은 알 수 없어도, 다른 사람보다 더 자주, 더 깊게 꿈을 만나는 건 분명하다.
현실 속 나는 소심함을 감추기 위해 용감한 척을 하고, 완벽을 쫓다가 늘 불완전한 나를 마주한다. 소수보다는 다수의 편에 서고, 내 뜻보다 세상의 기준을 따라왔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 대부분은 안전한 쪽을 선택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꿈속의 나는 달랐다.
그곳에서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고, 억눌렀던 감정을 마음껏 터트려도 안전했다.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고 화를 내질러도, 이상하게 그 모습마저 멋있었다.
참아야 한다는 생각은 금세 부서지고, 나는 자유로웠고 용감했다.
그 모습에 대한 갈증이 꿈을 지배했다.
그래서 때로는 그 세계가 현실이길 바랐다.
그러나 꿈은 결국 꿈이기 때문에 내가 상상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뿐이었다.
하지만 막상 내가 바라던 모습으로 살아도, 마음 한편이 어색했다.
현실에서 생각한 대로, 그때그때 내지르고 하고 싶은 말을 쏟아부었다. 그런데도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상대와의 관계가 끊어진 듯한 불안이 몰려왔다.
꿈 안에서, 제발 꿈이길 바랐다.
깨달았다.
무의식 속의 나도, 결국 나였다.
타인의 시선을 벗어나 존재하는 나조차, 완전히 편하지 않았다.
아마 지금의 나는, 타자와 부딪히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세상에 굴려지고 깎이며 다듬어진 돌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이 모양 그대로가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형태일지도 모른다.
눈을 뜨면 다시 현실의 내가 돌아온다.
나의 이상은 누군가의 현실이고, 나의 현실은 또 누군가의 소망일 수 있다.
오늘도 나는, 완벽하지 않더라도, 꿈과 현실 사이 어딘가에서 이 모습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려 애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