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야기는 들어봐야 합니다
제목 : 가을, '사람 마음'을 읽다
작가 : 열 살 어른 애지
1. 높은 산과 구름은 넓고 높은 세상을 뜻하고요,
2. 높은 산을 여섯 단계의 색깔로 표현한 것은 한 단계 한 단계 노력해서 올라간다는 뜻이고요,
3. 아래에 그려져 있는 자잘한 잔디들은 우리의 사소한 일상도 소중하다는 뜻이고요,
4. 나무에 매달려 있는 보라색 연은 어딘가에 매달려 살지 말고 자유롭게 훨훨 날아다니라는 뜻이고요,
5. 나무에 달린 초록색 열매는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은 소중하게 지켜내자는 뜻이고요, 갈색 밤송이는(바닥에 이미 하나 떨어져 있음)는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살자는 뜻이에요.
아이들의 작품 세계는 '어머, 잘 그렸다' 이 한마디로 평가된다. 실로 단순하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평가는 낙서로 귀결되고, 며칠 후 종이 분리수거함으로 직행한다. 부모님의 직업이 예술과 밀접하거나, 미술학원을 통해 수상한 이력이 있는 몇몇 아이들만 제외하면 말이다.
모간과 파라솔은 예술 근처에도 가본 적 없어, 애지중지에게도 물려줄 예술성은 없다. 하지만 애지는 유난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흰 종이를 만나면 두 팔 벌려 달려간다. 그리고, 칠하고, 거실 벽에 전시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모간의 관람평이 예상외로 좋으면 마음은 한껏 날아오른다.
모간의 첫 반응은 한결같다. '애지야. 잘 그렸네. 멋지다. 역쉬~' 부모 된 도리로써 애정을 담아 후한 평을 내리지만, 그 이상의 격한 반응이나 감탄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치지 않는 마무리가 있다.
그러면, 지금까지 없던 이야기가 태어난다. 때가 되었다는 듯이 기지개를 켜고 말이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진짜 작품은 그림이 아니라 해몽이었을지도 모른다. 해설을 다 듣고 나면 '잘 그렸네'라는 말 대신 '캬~~~~'라는 추임새가 길게 이어진다. 감탄사 외에는 달리 설명할 말이 없다. 진짜 어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