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지기 Sep 21. 2023

전세금 반환전의 한판승

이제는 한 장의 추억이 될 짜릿한 소송전


2023.9.19.14:30 임대차보증금 전액 반환 완료.


지급명령결정본을 채무자 4호가 받은 이후로 꾸준히 연락해 오던 채무자 2호에게 연락이 왔다.

돈을 줄 테니 받을 금액이 얼마인지 알려달라고.

사실 이 연락은 18일 아침에 왔고, 설레는 마음을 붙잡으며 계산한 금액을 보냈다.

순수하게 들어간 소송비용과 지급명령에 쓴 날짜별 이율을 계산한 금액을 전부 더하니 335만 원 남짓.

(전자소송 사이트에 소송 비용에 유용한 손해배상등 계산프로그램이 등록되어 있다. 전자소송 만세!)

헌데 돈은 보내지도 않고 해제신청서를 바로 보내줘야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길 한다.

아.. 같은 이야기를 이렇게 반복시키면 피곤한데...

입금을 받아야 해제를 하죠~ 제가 임차권등기를 건 이유가 돈을 못 받아서인데 돈을 안 받고 어떻게 해제신청을 먼저 해요? 저도 빌린 돈이라 어쩔 수 없어요~

그리고 18일 자로 계산한 금액이라 내일 입금하시면 금액이 달라진다고 덧붙이자 돈은 준비되었다며 해제신청서를 바로 달라던 채무자 2호는 알겠다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더니 19일 아침 다시 연락이 온 것이다.

금액을 다시 정확하게 알려달라고.

기대 없이 어제 작성해 둔 자료를 다시 계산하고 수정해서 보냈다.


1. 임차권등기 : 법원수수료 79,800 + 등록면허세 6,000 + 지방교육세 1,200 + 등기신청수수료 3,000 = 90,000원

2. 지급명령 : 인지료 및 송달료 254,500 + 특별송달료 53,500 = 308,000

3. 임대차보증금청구의 소 : 인지료 및 송달로 1,297,500

4. 2023.8.13~9.11까지 5% 이자 : 1,065,573

5. 2023.9.12~9.19까지 12% 이자 : 681,967

총합계 : 3,443,040 원


* 2023. 9. 19. 기준입니다.

* 입금 확인되면 임차권 해제 신청 및 접수증 발급받겠습니다. (은행 대출을 이유로 접수증 선발급 요구하는 전화는 하지 말아 주세요. 제 입장은 같습니다. 저도 전액 대출받은 금액이라 그런 위험 떠안을 수가 없어요)


입금은 안 하고 자꾸 금액만 묻던 그는 해제신청서를 어떻게 줄 건지 물어본다.

전자소송으로 바로 신청하고 출력하면 사진으로 찍어 보내줄 거고 원본이 필요하면 누구라도 받으러 오시라고 답하자 알겠다고 답하고선 한참 연락이 없다.

연 이틀 희망고문받는 기분이라 포기했는데, 오후 두 시 반쯤 갑자기 1억 입금 문자가 찍힌다.

눈을 휘둥그레 뜨고 확인하는 찰나 다시 1억이 입금되고 연이어 6천만 원이 입금된다.

채무자 2호에게 2억 6천만 원 입금 잘 받았으니 부대비용 입금 확인하면 해제신청 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곧 입금된 3,443,040 원!

드디어 끝났다!!!!!!

지금껏 마음고생한 시름이 한 방에 날아간다.

다시 위택스와 인터넷등기소를 거쳐 임차권등기해제신청 후 해제신청서를 촬영해 보냈다.

필요하면 원본을 찾으러 오겠다는 문자와 함께 덧붙인 수고 하셨습니다 한 마디.


아이고.... 수고하셨다고요?

누구 때문에 사서 하게 된 수고였는데요...

법무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 혼자 끙끙 앓던 두 달간의 마음고생을 고작 그 한마디로 위로하실 수 있다고 진정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 시간을 겪은 나를 돌아보는데 차마 답할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 그냥 그대로 뒀다.


그리고 나의 고마운 인연들에게 전화를 걸어 기쁜 소식을 알리고 장장 50일간의 채무를 청산했다.

마이너스통장을 탈탈 털어 내어 준 나의 동생.

다음 이사를 위해 모아둔 돈을 선뜻 내어준 나의 영혼의 반쪽 친구.

또 믿음 하나로 선뜻 내어주신 존경하는 직원과 사모님.

바쁜 장사에 고3 딸 뒷바라지하느라 정신없었던 시간에도 선뜻 도움 준 소중한 친구.

이 인연들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고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얼마나 뿌듯하던지..

그리고 그렇게 하고 싶던 참 교육까지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성취감이 어마어마하다.

살면서 이 정도로 힘든 일도 처음이었지만 더불어 이렇게나 짜릿한 쾌감도 처음이었다.

힘든 시기였지만 겪을만했다.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내 경험치가 또 한 뼘 자랐다.

기특한 나 자신. 칭찬해!


이전 09화 지급명령 정본 특별 송달 완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