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지기 Apr 18. 2023

왜 그만두고 싶을까

목구멍 포도청이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한다

조직부적응자

주홍글씨


이와 같은 낙인이 찍혀본 사람은 생각한다.


"나한테 큰 문제가 있는 걸까?"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데, 내가 모난 돌인가?"


이에 힘입은 내 머릿속 낙인론은 점점 더 몸집을 키워간다.

주체가 바뀌어가며 비슷한 내용으로 가스라이팅을 한다.


"이건 특별히 널 위해 해주는 말인데... 블라블라"

"나나 되니까 이런 얘기해주는 거야...  어쩌고저쩌고"


자신을 우월한 위치에 고정시키고 나를 교화대상으로 삼아 날 위한답시곤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내키는 대로 지껄인 상대의 혀로 인해 난도질당한 마음은 쉽게 낫지 않는다.


못을 든 자에게는 세상 모든 일이 못 대가리로 보인다던데..

경찰관은 법 집행기관으로 타인의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그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흑백논리에 익숙해진다.

내편이 아니면 적이고, 좋은 사람이 아니면 나쁜 사람이다.

나한테 잘하고 고분고분 말을 잘 들으면 좋은 직원이고,

비합리적이며 불법적인 상사의 지시에 토를 달고 정당한 근거를 가지고  입바른 소리를 해도 또라이로 분류한다.


안타깝게도 나는 타고나길 후자이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조직생활은 치명적이기에 그렇게 마음의 병은 커져가고 덩달아 건강도 나빠진다.

주기적으로 거듭되는 야간근무는 물론이거니와 니 월급은 내 세금으로 주는 거라고 큰소리치며 욕하는 주취자들에게 시달리며 자존감은 박살 난다.


그뿐이랴?

칼에 찔린 피해자가 힘겹게 내뱉는 마지막 숨을 목격한다.

찌른 사람은 잦은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내이고 목격자는 다섯 살 딸이다.

차 대 보행자 교통사고 현장에서 크게 다친 피해자가 "저 죽는 거예요?" 라며 애처롭게 질문해도 현장사진을 찍으라고 재촉하는 동료직원 등쌀에 손잡아 위로해 줄 수 없다.

충격적 현장으로 인한 잔상은 오래 남는다.

퇴직에 대한 갈망이 머리끝까지 차오르는 것이다.


가끔 친한 동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듣게 되는 거라곤,

"좋아서 하는 사람이 어딨어, 다들 그런 생각해"

다들 그런 생각하며 그냥 다니면 나도 그래야 하는가?

"그니까 야간근무 안 해도 되는 좋은 자리 찾아가"

야간근무 안 해도 되면 좋은 자리인 건가?

"우리 월급은 8할이 욕 값이야"

내가 욕받이로 고용된 건가?

"일이라고 생각하고 취미생활을 찾아"

일하느라 기가 다 빨려서 취미생활 할 기운이 없는데요?

"어디 가서 그 나이에 이만한 돈을 줘, 정년까지 다녀"

이런 스트레스라면.... 정년까지 제가 살아는 있을까요?

내 인생의 답을 타인에게 구하고 있었으니 찾아질 리 없다.


그만 두자.

언제가 되었건, 정년 전에.

정말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은 일을 찾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