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부터 근세까지는 하나다– 내가 새로 짠 문명 구분

문명이 바뀌었다면, 비주얼도 바뀌어야 한다

by Tord

손자병법의 시대가 청동기 후기였다는 말을 듣고,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어? 그렇게 옛날이었어?”

바로 그 시대를 시각적으로 체감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드라마 '손자병법'을 검색해 아무거나 틀었다.

보다가 멈칫했다.

“그냥 조선시대랑 비슷한데?”

갓만 없었을 뿐,

그건 그냥 내가 익히 봐오던 조선이었다.

드라마의 고증이 부실한 걸까?

아니면 내가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걸까?


“같은 시대 아닐까?”

문득 떠올랐다.

혹시, 손자병법 시대(청동기 후기)와

근세조선, 심지어 근대 조선까지도—

같은 생활 방식 아니었을까?

당연히 밥 먹고 싸는 건 똑같지.

그런데 정치, 종교, 교육, 전쟁 방식은?

조선 후기에도 대포 말고는 딱히 다를 게 없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이거...

문명이 안 바뀐 거잖아?


“그래서 혁명이라고 부르는 거구나”

그제야 이해가 됐다.

왜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 굳이 ‘혁명’이라는 말을 붙였는지.

그 둘은 진짜였다.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겉모습이, 풍경이, 공간이,

시각적으로 완전히 바뀌었으니까.


내가 다시 짜본 문명 구분표

그래서 나는 이렇게 다시 구분했다.


(석기시대)

-------농업혁명--------

(청동기, 철기, 고대, 중세, 근세)

--------산업혁명---------

(근대, 현대, 지금 now)

---------아직 오지 않은 '진짜 혁명'--------

(미래 문명)


핵심은 단순하다.

겉모습이 같다면, 같은 문명이다.

혁명이란 ‘풍경의 단절’이다.


“그럼 지금은 어느 시대인가?”

지금은, 아직도 산업혁명 이후의 시대다.

왜냐고?

너 거리 한번 봐봐.

가족 구성, 종교 문화, 거리 풍경, 건물 설계 방식…

1800년대랑 지금이 뭐가 달라?

정치, 경제, 문화, 예술, 교육…

카테고리 속 디테일만 다를 뿐,

우리는 여전히 같은 틀 안에 살아간다.


“정보화혁명? 그냥 자기만족 아니었을까?”

사람들은 말한다.

"정보화 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이다!"

근데 정말 그렇게까지 바뀌었나?

스마트폰이 있다고 해서,

그게 사람의 삶의 양태를 바꿨을까?

진짜로 풍경이, 겉모습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냐고.

솔직히…

핸드폰은 전화기를 대체했을 뿐이고,

컴퓨터는 종이문서를 대체했을 뿐이다.

기능이 바뀐 거지, 풍경이 바뀐 건 아니다.


“그럼 진짜 다음 문명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생각해 봤다.

진짜 다음 문명이 오려면,

적어도 ‘공각기동대’나 ‘원더키디’처럼 보여야 하지 않을까?

이동이란

그냥 편하게 날아다니고, 아니면 순간이동을 하다던지
아니면 애초에 웹과 결합하여 이동이 굳이 의미가 없어진다던지

거리풍경과 인간의 모습은

거리에서 사이보그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야 하고,

사람인지 기계인지 모를 존재가 옆을 지나가야 하고,

복장이 무의미해지거나

뇌와 컴퓨터가 연결되는 순간이 와야 하지 않을까?


“그게 곧 오지 않을까?”

요즘 슬슬 그런 조짐이 보인다.

레스토랑에 가면 로봇이 서빙을 하고,

AI는 사람처럼 대화를 하고,

이제는 몸이 아닌 존재감이 중요해지고 있다.

컴퓨터는 탄생했지만,

사람의 삶을 시각적으로 바꾸진 못했다.

하지만 AI는 다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진짜 혁명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것은 기술이 아니라,

시각의 단절로 올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거리, 몸, 복장, 공간—

그런 세계가 펼쳐질 때,

우리는 비로소

다른 문명에 진입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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