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조건_언제편

언제보다 더 중요한건 무엇?

by 김하늬

샤워를 하다가 불현듯 생각이 났다. 결혼의 육하원칙. 재미로 쓰고 싶어 진 부분! ^^


WHEN(언제)


우리는 언제 결혼을 하고 싶을까?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결혼에 대해 말한다.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소꿉놀이를 하는 도중에도 "너는 아빠, 나는 엄마" 이렇게 놀이를 시작한다. 3살 꼬맹이부터 너무나 자연스럽게 결혼을 약속한다. 그리고 갑자기 조금 컸다고 이성친구를 불편해하다가 관심을 가지면서 중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일부 청소년들은 결혼에 대한 환상이 폭발한다. 첫 이성친구와 '여보야', '자기야'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꼭 자기랑 결혼할 거라고 약속한다. 그렇게 첫사랑의 실패를 맛본 뒤 한동안 결혼을 잊고 살아간다.


결혼은 아름다울 거란 환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빨리 결혼을 하고 싶어 한다.

"토끼 같은 아이들, 여우 같은 아내가 있으면 참 좋겠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하루하루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결혼을 하면 왠지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보통 우리가 결혼에 가지는 환상에 대한 말들이다. 실제로 아이들은 토끼 같지 않다. 토끼보다 날뛰는 말 쪽에 가깝다. 이 세상에 하나뿐인 내 아이라서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긴 하지만 의외로(?) 내 말을 안 듣는 용감한 인간 중 한 명이다. 여우 같은 아내도 분명 있겠지만 나처럼 곰 같은 아내도 많다. 그리고 여우 같은 아내가 무조건 좋을 순 없다. 살아보면 어떤 한쪽을 정해놓고 바라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뒤늦게 깨달 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매일 함께 하는 일, 좋다. 그런데 인간은 기본적으로 개인적인 시간도 중요하다. 특히나 요즘 부부들은 우리 부모님 세대와 다르게 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다. 사랑할수록 거리를 둬야 한다는 것을 결혼하고 깨달았다. 각자의 개인 시간이 존중될 때 그 사랑이 더 돈독해질 수 있다. 모든 시간을 함께 해야 한다는 환상에 갇혀버리면 결혼 후 수많은 갈등에 놓일 확률이 높다.

안정적인 삶은 결혼을 해도, 하지 않아도 가능하다. 다만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우리의 무의식이 불러낸 참사다. 그리고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두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 경우 한쪽이 벌어오는 수입 덕분에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때부터 내 삶은 사라지고 상대방의 삶에 종속되어진다.


결혼이 하고 싶어 질 때는 결혼에 대한 환상이 존재할 때와 29살, 20대의 아홉수의 시기에 뚜렷하게 나타난다. 결혼에 대한 환상이 깨지거나 29살을 넘어서는 순간 결혼에 대한 집착도 눈에 띄게 줄어든다.

결혼은 좋고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섣불리 결혼을 하게 되면 나쁜 것이 된다. 적어도 내가 뭘 할 때 행복한지는 알고 상대방과 그 순간에 대한 합의점부터 찾았으면 좋겠다. 결혼은 그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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