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빠의 연애

금방 사랑에 빠지는 여자의 연애란

by 김하늬

얼굴에 좋고 싫은 게 바로 표시 나는 사람이 있다. 하필 내가 그렇다. 밀고 당기기를 잘해야 연애고수라던데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연애고수는 아니다.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면 '나 네가 좋아!!'를 온몸으로 표현했다. 메시지가 오면 바로 답장하고 만나자고 하면 거절하지 않았다. 혼자 있다가도 히죽거리면서 웃고, 만나는 동안에도 입꼬리가 내려오지 않았다.


사람마다 연애나 결혼의 기준이 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잘생긴 사람이 좋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고 한다. 나는 대체로 크게 따지는 게 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가지, 첫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냥 느낌, 이 사람이 좋다는 느낌으로 연애를 시작했다.


대체로 느낌으로 연애를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나랑 잘 맞을 것 같은 느낌, 잘 챙겨줄 것 같은 느낌, 서로를 존중해줄 수 있을 거란 느낌. 온통 느낌이었다. 정확한 사실은 없었다. 늘 정확한 정보 없이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대게 연애를 하면서 상대를 알아갔었다. 사귀면서 여러 사실들을 마주했다. 그와 내가 다른 점이 너무나 많았을 때,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달랐을 때, 취향이 달랐을 때를 알게 되면서 서로 합의점을 찾아갔다. 하지만 어떠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경우엔 빨리 헤어진 적도 많았다.

사실 금방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재고 따질 시간조차 없었다. 나는 이미 사랑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죽음의 순간까지 함께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 주변 지인들의 말은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혹은 '현재만 즐겨라'라는 말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린다. 난 왜 이렇게 쿨하지 못한 걸까.


이별을 하고 난 다음 멍하게 앉아서 생각한다. '다음에는 기필코 재고 따져가면서 연애할 거야! 나도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천천히 알아간 다음에 신중하게 시작할 거야!!'라고 다짐을 한다. 하지만 다짐으로 끝난다. 다시 첫 느낌이 좋은 그가 다가오면 정신 못 차리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정말 나란 인간.

이성적인 연애와 낭만적 연애 사이에서 늘 줄다리기를 한다. 뭐가 정답일지 참 궁금하지만 늘 그렇듯 정답은 없다. 현실에 만족할 수 있는 것. 낭만적이면 낭만적인대로, 현실적이면 현실적 인대로 결국은 스스로 만족하는 삶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참 어려운 균형 잡기!

매거진의 이전글가장 화려해서 가장 왜곡된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