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is the best!

찐한 대화를 엿듣고 든 생각,

by 김하늬

죽어있던 연애세포를 깨우려고 일부러 멜로 영화를 찾아봤다. 이번에 본 영화는 <비포 선라이즈>였다.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순간적 이끌림에 하루를 함께 보내고 헤어지는 꿈같은 이야기이다. 이 영화를 보고 가슴이 벅차서 친한 언니들에게 카톡을 남겼다.


'이 영화 보고 나니 <한여름밤의 꿈>이 생각났어요!'

'비포 선라이즈는 정말 꿈이죠'

'이렇게 여운이 긴 영화가 다 있는지'

'요즘 당신 맘이 말랑말랑한가 봐요. 난 차라리 10년 전에 더 여운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냥 픽션이라는 생각'

'ㅋㅋㅋㅋㅋㅋㅋㅋ언니....'

'감동 파괴자.. 현실주의자'


생각해보니 픽션에 가까운 것 같다. 기차에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우연히 만나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고 갑자기 들어간 와인바에서 공짜로 와인을 주는 것도 (비엔나면 가능한가?) 전체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의 연속이다. 그런데 재밌는 건 나 역시 저런 상황에 처할 것처럼 감정이입을 한다. 기차를 타면 괜히 누군가와 눈 마주칠 것 같고, 우연히 만난 그 사람이 꼭 소울메이트처럼 대화가 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제로 이 영화가 대본보다 애드리브로 완성되었다. 그래서 보는 사람들은 더 자연스럽게 느낀다. 전체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이 이야기가 놀랍게도 우리 주변에 널려있다. 순간적 이끌림, 주체적으로 살고 싶은 여성 심리,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사는 인생, 삶과 죽음, 결혼의 의미, 행복이란 무엇인가...

모순적이지만 우리는 진짜 힘든 이야기를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말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나를 잘 모르는 사람과 대화할 때 더 편할 수 있다.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었기에 두 주인공의 대화가 더 공감이 가지 않았을까 싶다.

누군가의 찐한 대화를 대놓고 엿듣고 와서 영감을 얻는다.

"맞아. 순간의 대담함과 결단력이 이 대화를 이끌 수 있었지. 나도 결정의 순간이 오면 주저하지 말고 행동해야지. 결과가 어떻든 순간의 망설임 때문에 뒷 이야기를 상상으로 그치게 하지 말아야지. 행동해서 내가 현실로 만들어야지."


결국 모든 일은 행동해야 한다. 그게 답이다. Simple is the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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