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운동 역사

나를 사랑하는 방법,

by 김하늬

운동을 시작했다. 내 인생을 통틀어 나의 운동 역사를 되돌아봤다.


입이 짧고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다. 작고 말랐던 나는 몸이 날쌨다. 그러니 더 많이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놀이터 죽순이로 유명했고 동네 골목대장이었다. 춤추는 걸 좋아했다. 몸을 가만히 두지 않았던 내 어린 시절은 건강하고 까맣고 말랐던 밝은 아이였다.


중학교 때까지 꽤 많이 마른 친구 중 한 명이었다. 몸도 가볍고 이름 덕분인지 늘 계주 선수로 활약했다. 내가 다니던 학교가 펜싱을 했었는데 선생님으로부터 펜싱제의 까지 받았었다. 친구랑 놀기 바빴던 나는 펜싱을 단박에 거절했다.


고등학교를 가면서 스트레스성 폭식과 하루 반나절을 앉아 지내는 환경 때문인지 살이 급격하게 찌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하면서 몸을 움직이지 않았고 입시 핑계로 운동할 시간은 더 없었다. 그렇게 꾸준히 지방을 적립하듯 살이 찌기 시작했다.


대학교 가면 살 빠진다던 어른들의 말은 다 거짓말이었다. 노력하지 않는 자, 절대 살을 뺄 수 없었다. 몸이 무거우니 움직이기 귀찮고 술을 접하게 되면서 살은 더 쉽게 쪘다. 열심히 사는 게 당연했던 나였기에 의무적으로(?) 운동을 해야 했다. 워낙 뻣뻣했고 왠지 좋아 보여 요가를 시작했다. 주 2회 꾸준히 했다. 요가가 내 인생, 내 의지로 처음으로 한 운동이다.


이른 나이에 결혼을 했고 출산과 육아로 운동할 시간은 아예 없었다. 아이를 봐줄 사람도 없고 무엇보다 내 의지 부족이 가장 컸다. 육아는 진심으로 체력전이다. 체력이 좋은 사람이 무조건 유리하다.(그렇다고 체력 좋은 사람이 육아가 쉽다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 봐줄 사람이 없다는 현실과 이미 육아에 너무 지쳐서 시도조차 안 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나 역시 6년 만에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다시 시작했던 운동도 요가였다. 관성의 법칙 때문인지 익숙했던 것을 아무렇지 않게 선택했다. 문제는 2번의 출산과 제대로 잘 챙겨 먹지 않았던 내 몸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내 능력보다 과하게 몸을 써서 분기별로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다. 건강해지려고 했던 운동이 병원행이 되었다.


이때부터 객관적으로 나를 되돌아보았다. 30년 넘게 운동을 제대로 해 본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 자세가 좋지 않아 약하게나마 디스크가 있다는 사실. 체지방은 많지만 근육량은 없다는 사실. 기초대사량이 엄청 낮다는 사실.


근육량을 올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엄청난 고민 끝에 피티(퍼스널 트레이너)를 신청했다.




아직 피티 담당 선생님을 배정받지 못해서 혼자서 할 수 있는 러닝머신을 매일 40분이라도 걷기로 했다.

나는 늘 한 번에 여러 가지 업무를 처리하는 편이다. 그래서 러닝머신을 걸을 때 일부로 내가 원하는 음악을 듣지 않았다. 넷플릭스를 켜지도 않았다. 40분이라도 아무 생각 없이 걸어보고 싶었다. 아무 생각 없이 통 유리창을 넘어 자연을 마주하자 상쾌하다 못해 엄청난 쾌감이 느껴졌다. 러닝머신에 오르기 전에는 내가 과연 40분을 걸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역시 고민보다 행동이 답이다. 실제로 행동해보니 40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갔다.

심지어 그 사이 많은 아이디어들이 떠올랐다. 성공한 사람들이 왜 시간을 내서 산책을 하고 운동을 하는지 공감이 갔다. 운동이 운을 부르는 행동이라는 말을 들었다. 왠지 많은 운이 들어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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