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원을 버는 게 쉬울까. 아끼는 게 쉬울까.

오늘도 궁리한다.

by 김하늬

겨울이 되면 괴로워진다. 왜 이렇게 예쁜 옷이 많은지. 여름옷에서 느낄 수 없었던 물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심지어 옷 종류도 많아진다. 티셔츠와 바지만 있어도 어떠한 멋을 낼 수 있는 여름과 달리 티셔츠는 말 그대로 이너가 되고 스카프에 목도리까지 다양한 액세서리들이 등장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캐주얼한 패딩에서 고급진 코트까지 눈이 돌아간다.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일까. 어떤 옷을 입어도 맵시나지 않던 예전과 달리 어떤 옷을 입어도 내 옷인 것처럼 착착 붙는다. 자연스럽게 옷에 대한 관심이 부쩍 폭발하였다. 하지만 제한된 경제사정에 스스로 합의를 본다.


백만 원을 버는 게 쉬울까. 백만 원을 아끼는 게 쉬울까.


불과 몇 년 전까진 백만 원을 아끼는 게 쉽다고 생각했다. '조금 덜 쓰고 아껴서 좋은 옷 한 개를 사서 오래 입어야지' 그런데 요 최근 생각이 바뀌었다. 차라리 백만 원을 버는 쪽이 쉽겠다고. 물론 백만 원을 버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백만 원을 아끼는 것보다 백만 원을 버는 쪽이 삶의 만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주로 아끼면서 살아왔다. 크게 물욕이 없던 탓도 있었다. 명품백이 너무 갖고 싶어 미치겠던 적이 없었다.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그만이었다. 하지만 내가 결단 있게 돈 쓰는 분야가 있었다. 바로 교육비였다. 한 번에 몇십만 원 하는 교육비는 서슴없이 지출했다. 배우고 싶은 걸 못 배우면 서글퍼졌다. 그래서 더더욱 나를 가꾸고 먹는데 쓰는 돈은 아꼈다. 많은 것을 배워서 드디어 써먹을 수 있는 단계가 되었다. 하지만 내 꼴이 말이 아니었다.

강사라는 직업은 보이는 직업이다. 누군가 앞에 서서 내가 배운 지식이나 지혜를 나눠준다. 내 안의 지식만큼 중요한 게 첫인상이었다. 이 사람에게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했다. 즉 나를 가꾸는 것을 게을리해서 안 된다. 강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은 자세에서 나온다. 외적인 자세와 내적인 자세가 모두 충족된 사람이 프로이다. 내면적인 것을 단단히 쌓는 동안 외면적인 것을 너무 무시하면서 살았다.

돈을 모아서 뭔가를 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돈을 번 다음에 옷을 사고, 머리를 하고, 운동을 해야지. 하지만 이런 생각들이 쌓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일단 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야 기회가 생긴다.

백만 원을 아끼기보다 백만 원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해본다. 자연스럽게 선순환이 된다.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 달리 있는 게 아니다. 현재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면 된다. 아끼면서 사는 게 편한 사람은 아끼면서, 나처럼 쓰면서 사는 게 편한 사람은 벌면서 살면 된다. 오늘도 궁리한다. 백만 원을 어떻게 하면 더 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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