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순간
사랑에 관련된 글을 쓰다가 우연히 연애 고민 상담자로 제의를 받았다. 그렇게 다양한 연애 고민들을 접하였다. 썸남이 썸남으로 끝날까 봐 걱정되기도, 짝사랑이 확실한데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도, 장기간 연애에 지친 그들도 다양한 사연들이 접수되었다.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사랑하며 살고 싶은 심리를 엿볼 수 있었다.
고민거리를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적어갈 때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상대방이 나한테 멀어졌음을,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 글자씩 눌러 적는다. 그 마음을 알기에 바로 현실을 알려주진 않는다. 그 사람이 필요한 건 위로고 사랑이니까.
인간은 행복한 순간에도 외롭다. 그런데 사랑받지 못하는 순간 그 외로움은 증폭된다. 외로움에 매몰되는 순간 정말이지 약해진다. 절대 해선 안될 행동을 반복적으로 저지른다. 연락하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연락하게 된다. 전송을 누르는 순간, 통화버튼을 누르는 순간 아차 싶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마음이 돌아선 상대방을 잡는 것만큼 힘든 일이 있을까. 한 번 돌아선 마음을 돌이키는 일만큼 힘든 일이 없다. N극과 S극이 자연스럽게 끌리는 것처럼 N극과 N극이 떨어지려는 마음조차 자연스러운 일이다. 마음이 떠난 사람과 그 마음을 잡으려는 사람 사이에 흐르는 전류는 아무리 붙여보려 해도 강렬하게 튕겨져 나간다.
고민을 써 내려간 사람들은 이미 그 사랑이 끝났음을 안다. 두 사람이 쌍방향으로 사랑하고 있다면 이런 고민을 적을 시간도 없다. 이미 한쪽은 정리가 되었고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면 힘들지만 정리하는 쪽이 낫다. 그 마음을 잡고 싶은 사람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또 연락을 한다. 하지만 마음을 접은 쪽은 나를 잡는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서다가 시간이 지나면 질려버린다. 결국 이어 붙일 수 있었던 관계도 완전히 찢어진다.
돌아선 사람과 1%라도 잘 되고 싶다면 질척거리기보다 견디는 쪽이 낫다. 시간이 약이다. 정말 두 사람이 인연이라면 자연스럽게 놔둬도 만나게 된다. 어떤 관계든 자연스러울 때 가장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