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온도는 몇 도입니까

관계 온도론

by 김하늬

관계에도 온도가 존재한다. 누군가에겐 뜨겁고 누군가에겐 차갑다. 이도 저도 아닐 땐 미지근한 사이. 그렇듯 사람 사이에는 온도가 존재한다. 나는 오늘 누구에게 뜨거웠고, 누구에게 차가웠을까.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고 사람을 대할 때 크게 호불호가 없다. 나의 장점 중 하나는 사람의 단점을 잘 못 보는 편이다. 웬만하면 장점 위주로 기억하기 때문에 대체로 미지근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이런 성격이 편했다. 어디 가서도 잘 적응했고 크게 상처 받을 일도 없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만큼 깊은 관계도 없었다. 친한 친구들도 여럿 있지만 아주 깊어지기 전에 늘 쉼표가 생겼다. 학창 시절 친구들은 20살이 되면서 다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고, 대학교 친구들은 졸업과 동시에 각자 일하는 분야가 조금씩 달라졌으며, 대학원 친구들은 나의 결혼으로 그렇게 쉼표가 생겼다.

깊어지기 전에 딱 좋을 온도로 그 사이들을 유지하고 있다. 엄청 뜨겁지 않아 위험하지 않은 관계들이 내 주변에 퍼져있다.


그럼에도 딱 하나의 관계, 연인 사이는 미지근할 수 없다. 애초에 미지근했다면 이루어지지 않았을 관계가 연인 사이다. 100도씨가 돼야 시작되는 관계. 그래서 상처 받을 일이 많은 관계다.

미지근한 온도는 웬만해서 잘 식지도 않는다. 늘 비슷한 온도이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고 오래갈 수 있지만 그 이상의 단계로 진전이 힘들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선을 지키는 단계라고나 할까?

하지만 뜨거운 것은 오히려 금방 식는다. 엄청 뜨겁게 사랑했던 사람들이 철천지 원수가 된다.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돌아선다.


그렇다고 뜨겁고 차가운 게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인생은 다양한 온도로 살아갈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늘 같은 온도로 살게 되면 어떤 온도가 됐든 권태가 온다. 어떤 상황이든 온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연애할 때는 그 누구보다 뜨겁게, 일에 대한 속도를 내야 할 때는 차갑게, 결혼생활은 미지근하게.


이 모든 걸 잘 조절하는 그날이 오면 죽을 때가 되었다고 느껴야 하는 건가. 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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