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말씀하신다.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고. 사실이다. 불과 오십 년 전만 해도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을 하게 될지, 스마트폰이 등장할지, 여성들이 남성들만큼 경제활동을 하게 될지.. 예상은 했었어도 이렇게 빠르게 세상이 변화하리라곤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중 가장 뚜렷하게 변한 건 맞벌이가 당연해진 일상이다. 우리 엄마 시대만 했어도 결혼과 출산은 당연한 퇴사의 이유였다. 덕분에 이 시대의 딸들은 귀에 못 박히도록 들었던 말이 있다.
"넌 네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살아라"
시대가 변해서 여자들이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것이 아니다. 우리 엄마들도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는 여성들의 일자리를 당연하게 뺏어갔다. 운 좋게 이 시대에 태어난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여성들은 많은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당연히 퇴사를 권하진 않지만 결혼과 출산, 육아는 여전히 큰 장애물이다. 누군가는 아이를 양육해야 한다. 그 결과 현실적으로 더 많이 버는 쪽이 경제활동을 이어나간다. 평균적으로 더 많이 버는 쪽은 남자들이다. 자연스럽게 엄마가 육아휴직을 쓰게 된다.
육아휴직을 쓰면 그나마 다행이다. 실제로 아이를 키우다 보면 생각보다 더 야생 같은 삶을 경험한다. 육아휴직으로 부족한 경우 결국 퇴사를 하게 되고 경력단절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주변에 아이를 함께 양육해줄 수 없는 이른바 독박 육아를 하는 가족들은 더더욱 맞벌이가 힘들어진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프리카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말이다. 실제로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엄마와 아빠 둘만으로는 힘들다. 우리 할머니 시대에 그렇게 많은 아이들을 키울 수 있었던 이유는 정말로 한 마을이 합심하여 아이들을 길러냈기 때문이다. 큰언니가 막내를 돌보고, 옆집 아이의 밥을 챙겨주기도 했다. 응답하라 1988만 봐도 적어도 30년 전만 해도 그랬다. 하지만 핵가족을 넘어선 핵 핵가족화가 된 요즘은 아이 한 명을 키워내는 것이 절대 쉽지 않다.
아이를 길러내는 것과 나의 커리어는 조화로울 수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