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물을 바꿀 기회

모든 것이 정지된 시대에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방법론

by 김하늬

연말 분위기는 사라졌다. 삼삼오오 모여서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작은 이벤트조차 금지당하는 시대에 살게 되었다. 작년 이맘때쯤 우리는 이런 세상이 올 거라고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예정되어있던 모든 송년회들이 취소되었다. 바깥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개인의 노력과 달리 하루에도 수십 명의 확진자들이 나오고 있다. 자연스럽게 예정된 모든 모임들은 잠정적 연기 혹은 취소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평소에 바빠서 잘 보지 못했던 친구들이지만 '볼 수 없다'는 조건이 걸리면서 괜히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정말이지 청개구리랑 다를 게 없다. 우리들을 호모 사피엔스라고 칭하긴 하지만 호모 루덴스이기도 하다. '노는 인간' ,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는 걸 참 좋아한다. 그러니 날이 새도록 놀고, 휴가 중에도 열심히 논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단체로 노는 행위를 금지당하자 사람들은 다른 형태의 놀거리를 찾아 나선다. 집에서 소소하게 혼자서 맥주를 마시기보다 줌을 틀어놓고 함께 맥주를 마시면서 온라인 맥주파티를 즐긴다. 평소 집으로 초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던 사람들이 홈파티를 즐기기 시작했다. 형태만 달라졌을 뿐 사람들은 여전히 놀거리를 적극적으로 찾는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나부터 노는 방법을 바꾸기 시작했지 노는 것을 미루진 않는다.


노는 물을 바꾸면 인생이 변한다.


이왕 노는 방법을 바꾸기 시작했다면 인생까지 변화시킬 수 있도록 이참에 노는 물을 바꿔보는 것도 기회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여가활동이나 사람들과 만나는 행위가 아닌 스스로 놀 수 있는 방법들을 체득하는 시기로 지금이 딱이다. 늘 바쁘게 살아왔던 우리에게 멍 때릴 시간, 약간의 시간조차 허용된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로 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본다. 죽어 있다고 생각했던 이 시간이 다음 단계로 점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노는 물을 바꾸니 인생이 변했다더라.

나는 오늘 어떻게 놀지 고민해본다. 평소에 하지 못했던 중요한 질문들에 대해 답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 이 시기를 감사하게 받아들이기로 한다. 모든 것이 금지된 이 시기에 나는 뭐하면서 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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