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by 김하늬

세상이 어려워질수록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을 가진다. 여태껏 안정적인 수입이 불안정한 수입이 된다. 그러다 보니 불필요한 소비부터 줄인다. 집에 있는 물건들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관계들도 정리하고 어지러운 마음도 정리하는 터닝포인트가 된다.


물건은 꽤나 잘 정리하는 편인데 유독 안 되는 분야가 있다. 마음 정리. 관계 정리와는 또 다른 맥락이다. 코로나로 어쩔 수 없이 제한된 사회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계의 정리가 일어난다. 정말 보고 싶은 사람만 소수로 만나게 되고 선택적인 관계들이 집중된다.


내가 스스로 거리를 두고 싶었던 사람과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경우에는 오히려 홀가분한 느낌이 들지만 내쪽에서 정리하고 싶지 않은 관계들도 어쩌다 정리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그 관계를 붙잡아 둬야 할지 보내줘야 할지 고민하는 시점이 온다.

관계란 혼자서 하는 행동이 아니다. 좋은 관계는 두 사람 모두 가장 자연스러울 때다. 나는 이 사람과 있을 때 가장 자연스러울 수 있을지언정 상대방은 그렇지 못할 때 그 관계는 지속되기 힘들다. 그래서 그 관계를 붙잡을 수 있는 쪽은 그렇지 않은 쪽이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서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그 관계는 유지된다. 애초에 100% 만족하는 관계는 없다. 한쪽이 맞춰주기에 두 사람의 인연이 이어져나가는 것이다.


보내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는 맞춰주는 쪽이 정해야 한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함께할지, 말아야 할지가 맞다.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운 쪽은 감사한 마음 장착이 필수다. 제일 자연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내 곁에 있어주는 사람에게 감사할 것. 그렇지 않다면 언제든 정리될 수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관계의 정리는 맞춰주는 쪽이, 마음의 정리는 자기 마음대로 하는 쪽의 영역이다. 나는 어느 쪽일까.

관계의 정리보다 마음 정리가 힘든거 보면 꽤 마음대로 사는 사람이었네, 나란 사람.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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