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좋았던 때가 있었다. 콩깍지가 씐 기간이겠지.
모든 시작은 그랬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 두 사람이 마음을 확인하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그 시기가 있다. 영원히 장점만 보이면 좋을 텐데 어느 순간에 도달하면 장점이 단점으로 보이는 시기가 필연적으로 온다.
얼마 전까지도 소울메이트는 존재한다고 믿었다. 취향이 맞는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사랑을 하고 그 사람들은 영원히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연애와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깔려있었기 때문에 내 사랑의 끝은 결국 세드 앤딩일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그중 한 질문이 내 마음속에 박혔다. '관계 개선을 하기 위해서 진심으로 노력해본 적이 있는지'
연애를 할 때로 돌아가 보면 상대방의 장점이 단점으로 보이는 순간 이별을 택했다. 연애는 간단했다. 시작도 끝도 간단했다. 하지만 결혼은 달랐다. 수많은 약속들이 국가적으로, 각자의 집안으로, 상대에게 다 얽혀있다. 장점이 단점으로 보인다고 쉽게 헤어질 수 없다. 그랬기 때문에 노력했다. 어쩌면 평생 안 해봤던 일을 하면서 스스로 많이 무너져 내렸다.
시간은 무심하게 지나갔다. 일상은 아무렇지 않게 지속되고 좋았다가 안 좋았다가를 반복하면서 살아간다. 사실 이게 인생이다. 좋았다 안 좋았다의 반복.
늘 좋을 수밖에 없는 게 인생이다. 결혼을 했다면 그 인생을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배우자가 된다. 그래서 함께 견뎌내는 힘이 필요하다. 나에게 다시 질문한다. '정말로 견뎌내 본 적이 있는지'
견뎌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 그 기억마저 희미해져가고 있다. 가끔은 내가 노력을 했었는지, 견뎌내 본 적은 있는지 스스로 의심하기도 한다. 습관적으로 나를 자학한다.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하고 싶은 대로 남고 때론 그 기억을 통째로 날리기도 한다. 어떤 방법이든 결국 나를 지키려고 스스로 발버둥 치는 꼴이다.
소울메이트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다른 두 사람이 만나 부단히 노력하다 어느 순간 맞물려가는 순간이 온다. 두 사람이 진짜 사랑한다면 그 모든 과정을 견뎌낼 수 있을 테고 그렇지 않다면 다시 남이 될 수밖에 없다.
결혼은 사랑의 결실이 아니다. 역설적이게 사랑의 시작이다. 결혼을 하면 안정적인 삶이 동반될 거라 믿는 순간 더 큰 비극을 맞이하게 된다. 결혼은 삶의 2차전이다. 집을 가득 채울 만큼 눈물을 흘리고 서로를 아프게 한다. 그렇게 단단해지기도 혹은 헤어지기도 한다. 늘 그렇듯 정답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