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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동하는아저씨 Jun 19. 2020

책은 터닝 포인트가 된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생활하려고 해도,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긍정보다 부정이 가득했다. 조금의 여유라도 생기면 소파에 누워 손가락만 까딱까딱 핸드폰을 만지는 게 일였다. SNS 속에 사람들은 어쩜 하나같이 화려하고 멋진지. ‘화려하고 멋진 사람들은 진정 그들의 모습일까?’ 애써 부정해보지만 우습게도 시각적인 효과에 나의 의구심을 짓눌러버린다. ‘내 인생은 왜 그럴까’라며 신세한탄까지 하며 변함없이 누워서 빈둥대는 게 일이다.     

  

내 인생과 남들의 인생을 비교하며 스스로 질책해도 그저 귀찮음을 타고나서 그런지 틈만 나면 앉거나 누워있기 바쁘다. 이러니 발전이 있겠는가. 한 없이 누워있다 보니 온갖 잡생각이 나는데, 의욕 없이 똑같은 일상으로 돌아간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무언가 해보려고 애를 쓰지만 도대체 무엇을 해야 될까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는다. 천하태평하게 한 없이 누워있기를 반복. ‘나 왜 이렇게 살고 있지?’ ‘나도 열심히 살고 있는데’    

 



보통의 사람들은 어떠한 생각과 생활을 하는지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평소 빈둥대며 핸드폰만 만지작거린 것이 도움(?)이 되었다. 사람들을 직접 만나지 않고 알아 갈 수 있는 방법은 ‘책’이었다. 여태 살아오면서 책이라곤 교과서 외에는 쳐다보지 않았는데 어느 세 귀찮은 몸뚱이를 이끌어 서점으로 향하고 있다.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서점에 들어오니 극도로 소심해졌다. 쭈뼛쭈뼛 거리며 이리저리 둘러본다. 어떤 책을 읽어야 될지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았다. 누구나 즐거워한다는 쇼핑마저 길게 하지 않는 편인데 서점에서의 시간은 감방 지나간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 사람 얼굴이(이 책 안 읽으면 후회할걸? 하는 눈빛이었다.) 부담스럽게 새겨진 책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간절함을 믿는다.> 저자 ‘황목치승’ 선수 일대의 이야기가 그려진 책이다. 직업이 운동선수 겸 지도자라 그런지 운동선수가 쓴 책에 이끌린 것 같다.    

  

책 구입하면서 평소 쓰지 않던 에너지를 소모해서 그런지 금방 지친다. 책을 구입하긴 했으나 한동안 가방 안에 찡 박아놓고 있다. 뭐 좀 해보겠다고 한 것이 무색할 만큼 또 평소 버릇이 나온다. 게으른 생활을 하며 우울함을 자초하고 스스로를 깎아내린다.

‘나는 왜 이럴까. 진짜 게으름을 타고난 것일까. 멍청한 새끼인가.’하면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내 손은 핸드폰으로 향한다. 어김없이 SNS에 들어가 남들의 화려하고 멋진 피드를 보고 있다. 이것저것 훑어보다가 나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한 문구가 보인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누구의 말인지 알 수 없지만 게으른 나에게 어둠 속 한줄기 희망의 빛이 내려온 것이다.     

  

가방 속에 찡 박아 놓았던 책을 꺼내어 읽는다. 책 읽는 내 모습이 어색했지만 운동선수가 쓴 책이라 그런지 문장 하나하나가 공감이 되고 실제로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책이라곤 근처에도 가지 않았던 내가 일주일도 지나지 않고 완독 했다.      

  



아마도 이때부터였을 것이다. 나의 인생에 있어 터닝 포인트가 된 시점. 책 매력에 빠져 현재까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그날 하루가 불안하고 찝찝하다.     

  

아무리 무의미한 시간을 보낸다고 해도 그 시간은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이다. 귀찮고 힘들고 지치면 한 없이 누워서 쉬었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잡생각이 나고, 그 잡생각 속에서 자신을 한 번 돌아보게 되는 시간도 왔다.     

그러다 지치면 또 누워 쉰다. 쉬면서 깨닫는 것이 분명히 있었고, 그것을 천천히 실행에 옮기다 보면 내 삶에 일부로 스며든다. 점차적으로 삶에 질이 향상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하나다.    


의미 없는 시간은 없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핸드 폰질도 도움이 된다.    


뭐라도 해야겠다고 했을 때, 그때! 움직여도 늦지 않다!     


음식도 급하게 먹으면 체하고 역류한다. 천천히 꼭꼭 씹어 소화시켜 피가 되고 살이 되게 만들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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