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라는 감옥에서 벗어나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아니하고 자유를 누리고 싶다는,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 했을법한 생각이다.
학창 시절 나의 시선엔 어른들이 그렇게 편해 보였다. 운동선수인 나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힘들 게 살고 있는 것처럼 느꼈기에, 어른들을 볼 때면 언제나 한가롭게 보였고 자유로운 영혼처럼 보였다.
‘언제쯤이면 한가로이 커피 한잔하며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을까?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이러한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텨 그토록 기다렸던 어른이 되었다. 아니 성인이 되었다. 이제 막 성인이 되었던 나는 한껏 자유를 누렸고 인생에서의 꽃길만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성인이 되었다는 것에 한동안 모든 게 완벽했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 속에서도 압박은 여전히 있었다. 사회 속의 ‘룰’이다. 학창 시절엔 학칙을 지켰고, 해선 안 될 사고를 쳐도 어른들의 훈계와 함께 보호를 해줬다면, 성인이 되고 난 이후로는 자신이 행한 모든 일에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무서운 법이 존재했다. 한 살 두 살, 1년, 2년 새로운 사회의 룰을 알아 갈 때마다 비겁함, 두려움, 더러움, 무서움, 점차 이러한 것들을 느낀다. 결코 쉬운게 아닌, 힘겨운 세상이라는 걸 알아간다.
문득 어른들의 말이 스쳐 지나간다.
“학창 시절이 제일 좋을 때다”
이 말이 와 닿는다는 건, 그만큼 사회 구성원이 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나도 입버릇처럼 말하는 게 있다. ‘용돈 받아 쓸 때가 좋았다고’ 학창 시절엔 그렇게 어른이 되는 게 바람이었지만 막상 어른이 되니 학창 시절이 그리워지다니. 이 무슨 변덕인가.
각박한 사회의 룰 속에서 행복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 와중에 소소하게라도 행복을 찾은 사람이라면 그만큼 인생에서의 통찰력을 기른, 숙련된 사람이 아닐까 한다.
나는 성인이 되면 자연적으로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착각했다. 물론 지금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건 아니다. 다만 이제 조금씩 보이는 거 같다. 성인과 어른의 차이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