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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동하는아저씨 Jul 13. 2020

손흥민과 요리스

운동인이 본 시선.

나는 유년시절부터 현재까지 한 우물만 파와서 그런지 몰라도 자동적으로 스포츠 분야에 관심을 갖는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축구를 좋아한다. (체조가 축구만큼 인기 많았으면 엎드려 절이라도 하겠구먼 씁쓸하구먼.)    

  



얼마 전 매체에서 세계인이 인정하는 ‘월드클래스’ 손흥민 선수와 같은 팀 ‘주장’ 요리스 선수가 충돌이 일어난 기사를 봤다. (감히 우리나라 국보 손흥민을 건들다니! 확 마 쪼사뿔라.)  선수들끼리 충돌이 일어나자 토트넘‘조세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 요리스 충돌은 아름답다”라며 오히려 칭찬을 한다. 이 무슨 막말인가 싶겠지만 자세한 내막은 뒤로하고, 자의 입장에서 오롯이 두 선수의 상황을 보았을 땐, 누가 봐도 주장 요리스 선수가 과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전반전이 끝나고 그 둘은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하며 경기에 집중하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서로 포옹을 한다. 이유를 막론하고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엄연히 나와는 다른 종목이지만 지금까지 인생의 반을 운동인으로 살아온 나는‘지도자, 주장, 선수’의 역할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다.      

  

네가 뭔데 지도자, 주장, 선수들 마음을 이해하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세 가지 역할을 다 해봤고, 현재까지도 하는 중이다. 믿어 의심치 말라 고 당부하겠다.     




제 아무리 지도능력이 뛰어나다 해도 선수들을 코칭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초월하게 해주는 사람이 팀의‘주장’이다. 선수들끼리의 마찰을 통해 한 층 성장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는 감독은 상상 이상으로 흐뭇해한다.     

  

주장은 팀의 리더다. 어떻게 보면 지도자만큼 주장의 역할이 엄중하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선수들의 단합을 시키는 데에 있어 중요한 자리이다. 때로는 민주적 스타일로, 때로는 독재적 스타일로 병행해가며 선수들의 사기를 올린다.      


학생선수 시절에 주장이 선수들을 집합시켜 강력하게 단합을 시킨 적이 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음에도 지도자는 모르는 척하며 은근슬쩍 자리를 비켜주기도 했다. 지도자가 하지 못하는 역할을 주장이 채워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전은 있다. 팀의 주장이 게으르거나 본보기가 되지 못한다면 선수들의 불만만 쌓이고, 백날 떠들어 대도 허공에 메아리일 뿐이다. 

(요즘 시대가 바뀐 만큼, 지도자든 주장이든 민주적으로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독제 적으로 했다간 큰일 나요.)    

  

다시 ‘손흥민, 요리스’ 선수의 이야기로 돌아 가보자. 제삼자가 보고 있는 와중에 선수들끼리 충돌이 일어났다. ‘꼭 지켜보는 사람들 많은 데서 저렇게 까지 해야 됐나?’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선수가 주장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는지를 짐작한다면 누가보든 말든, 주장이 쌍욕을 해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렇게 선수 개개인이 성장을 하며 단합을 하고 제대로 된 팀이 만들어진다.     


재차 다시 말하지만 주장이 본보기가 되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 내세운다면, 이것은 그야말로 좋지 못한 대대적인 ‘이슈’가 된다.     




현재까지 실업팀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도 본보기가 되는 멋진 선배가 있다.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 리스트 선배다. 나이가 무색할 만큼 운동에 열정적인 사람이다. 훈련을 할 때 그 선배의 말을 무시할 수 없는 게, 우선 본인의 역할을 다 쏟아 내고 후배 선수들에게 지적한다는 것이다. 그런 선배의 모습은 후배들에게 좋은 본 보기가 되고, 설령 지적을 한다 하더라도 감정은 상하지 않는다. 운동에서만큼은 반박 불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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