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이 내게 오다

by 써니톰

고양서오릉 방문



가을이 왔다.

하나 가을이라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한낮의 따가운 햇빛은 곡식을 익게 하지만

도시민에게는 검게 타는 피부를 걱정해야 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도시여행이다.

시골에 다녀오고 처남의 서울방문으로

내 시간을 갖지 못했다.


역시 복지관의 한식 백반이 내 위를 편안케 한다.

시작은 6호선 은평구 구산역이다. 80년대

친구는 서부시립병원 연립주택에 살았다.

시골과 별 차이가 없는 서민 동네였다.


지금은 여기도 많이 변해 있다.

구산역 3번 출구에서 서쪽으로 계속 걸었다.

서오릉로이다.ㆍ

가다 보니 서울버스 종점이 보이고 길 위에 고가처럼

산책 둘레길도 나온다.

경찰기동대를 지나 고개를 넘으니 고양시로 접어든다.

그린벨트 지역일 텐데. 장어집, 갈빗집 등 어떻게

장사하는 지 알 도리가 없다.


가다 보니 우측에 팻말이 있다. <고양서오릉>

입구에 역사문화관이 있는데 나올 때 들렸더니

들어가기 전에 들어가야 할 곳이다. 그래야 조선왕릉, 서오릉 예습이 된다.

간단하고 담백하다.


서오릉, 동구릉과 마찬가지로 면적은 아주 크다.

그러나 실제 왕의 묘는 숙종의 명릉, 예종의 창릉 2기이다.

나머지 왕후, 후궁, 세자, 빈, 대빈묘로 <능, 원, 묘>가

있어 다양하게 견학할 수 있다.

그 말 많던 장희빈의 무덤이 대빈묘이다.


평일이라 연세 드신 분들과 나처럼 홀로 여행하는 사람이 드문 보일 뿐이다.

더위가 아직 가시지 않아 벌레들이 남아있지만 곧 가을 단풍이 올 것이다.


다만 이번 폭우로 통제되어 서쪽 가장자리 홍릉,

창릉을 보지 못하고 뒷 능선 산책길을 가지 못한

것이아쉽다.


광화문 직장시절, 부서 야유회로 서오릉 잔디에서

놀다가 저녁 무렵 회사 근처에서 돼지갈비 먹은

기억이있다. 직장 일로 관심도 없던 왕릉을 다녀보니

혼자만의 시간, 그 자유와 기쁨을 누리고 있다.

걷는 걸음이 만보를 넘으니 무릎에서 신호가 온다.

무리하면 안 된다.


오는 길은 시내버스를 타고 응암역으로 내려오다.

버스가 서울시립서북병원 입구에 오니 전직 은행

지점장이었던 죽은 친구가 떠오른다.

<밥심이>라는 그 친구는 별명답게 밥도 많이 먹어

덩치도 크고 힘도 좋았다. 순수했다

가신지 벌써 20년이 넘었다.

하늘에서 편안한 안식을 빌어본다.


노후에는 건강이 최고다.



매거진의 이전글서울에 가면 남산에 올라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