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을 거슬러 가다

청계천 기어오르기

by 써니톰


청계천을 오르는 한 마리 잉어가 되어보자

오늘은 찐 청계천이다

5호선 마장역이다. 역내에 청계천 조감도가 눈에

띈다. 2번 출구에서 시작한다

직진하면 제2마장교를 만나 좌측으로 내려가면 바로 청계천변으로 들어선다


마장동 축산물 도매시장이 있어 곳곳에 한우식당이

보인다. 천변에도 한우 조형물이 지키고 있다

옛날에는 소를 키워 대학등록금 밑천이었다

그래서 한때 대학을 상아탑(象牙塔, ivory tower) 대신 우골탑(牛骨塔)으로 불리었다


농경시대의 인간은 소에게 많은 신세를 졌다

살아서 논밭 갈고 수레를 끌면서 죽어서는 살과 뼈. 가죽까지고 주고 갔다. 참 고마운 동물이다


성동구를 거슬러 올라가면 동대문구이다

청계벽산아파트를 지나니 성북천 합수지점이다

<하늘물터>에는 부수다 만 청계고가도로의 흔적인 교각이 남아있다. 서울미래유산이다


황학동과 창신동을 거치면 동평화시장이 나온다

전태일열사의 청계피복노조가 있었다

최저임금, 최대 근로시간, 열악한 작업환경 등

비인간적 대우에 결국 자기 몸에 불을

지르는 분신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두타, 남평화시장을 거치면서 종로 5가쯤 방산시장, 광산시장 사이를 빠져나간다

을지로 3가 가까이는 중심상업지역(CBD)으로

금융타운이 숲을 이룬다


연말연시에 <서울빛초롱축제>가 겨울밤을

지킬 것이다. 오를수록 장식물이 많아졌다.


천변에 시민이 참여한 소망의 벽, 그 옛날

청계천 판잣집의 사진도 있다

정조대왕의 능행반차도, 수원 가는 길이다


어디서 왜 마디 고래소리가 나길래 청계광장을

나오니 보수집단의 데모 소리이다


거리 곳곳에 산타클로스, 크리스마스트리가

곧 밤을 밝힐 텐데. 많은 갈등과 대립, 분노가

사랑으로 재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광화문에서 시청 앞까지 늘어선 데모의 줄,

사람이 도로 한쪽을 점령하여 보기에 좀 그렇다

확성기 소리는 왜 그렇게 큰지


결국 청계천을 거슬러 올라가는 힘찬 잉어처럼

1.7만 보 오늘의 여정은 여기에서 끝이 나다

가느다란 빗줄기에도 달리기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하긴 비 온다고 밥 안 먹나

규칙적인 루틴 한 생활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돌아서는 데 서울시청 광장의 크리스마스트리가

나를 붙잡는다. 사랑과 용서가 이 땅에 강물처럼

넘치길 기도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