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이를 결코 잊지 않겠다는 다짐과 사랑

‘휴먼다큐 사랑’.

by 알로카시아

금요일 밤마다 지우를 재우고 혼자 곽티슈 한 통을 옆에 두고 눈물을 흘리며 보던 프로그램이 있었다.


‘휴먼다큐 사랑’.


주로 한쪽이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커플들의 이야기를 다큐로 다루었고, 그들의 사랑과 이별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난 후, 남겨진 이는 그 빈자리를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었다. 그리고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인터뷰로 담아냈다. 그리움은 시간 속에서 점점 더 깊어졌고, 떠난 이를 떠올리며 나누는 기억들은 마치 가슴속에 묻어둔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어 세상에 내놓는 것 같았다. 그들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떠난이에대한 사랑과 미안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처음엔 이런 프로그램이 참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깊은 슬픔 속에 있는 남겨진 사람들에게, 굳이 그 아픔을 끄집어내어 다시 말하게 하는 일이 과연 필요한가 싶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것이 어쩌면 치유의 한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속에 눌러두었던 감정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만으로도 무언가가 가벼워지고, 그 이야기를 누군가와 나누는 순간 잠시나마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해 주었을 것이다. 그 말들 속에는 떠난 이를 결코 잊지 않겠다는 다짐과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으니 말이다.


그들에게 시간이 유한했기 때문에 그토록 절실한 사랑을 했던 걸까?

그들의 이야기는 생생한 현실이었지만, 나에게는 그저 티비 속 한 편의 드라마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죽음을 마주한 그들의 현실이, 나에겐 비현실적으로 보였던 그들의 절절한 사랑마저도 부러웠던 말도 안 되는 날들이었다.


서로에게 모든 것을 쏟아붓고, 매 순간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진심을 다해 사랑했던 그들.

나는 그 깊은 사랑이 주는 무게를 짐작할 수도 없었다.

어쩌면 그들이 남긴 사랑의 흔적은, 우리에게 잊혀진 ‘사랑의 절박함’을 일깨워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부러움은 결국 그들의 슬픔에서 비롯된 것이었기에, 그 순간의 내 감정도 어쩌면 참 잔인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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