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서기로 한다.
함께 있어도 늘 혼자 같았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렇게 20여 년을 견디다 마침내, 처음으로 그 조그만 원 밖으로 발을 내디뎠다.
무섭고 깜깜해서, 눈앞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 안이 안전하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그래도 세상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릴 줄은 몰랐다.
내가 아이들의 안전가옥을 무너뜨린 것 같아서 그게 너무 무섭고 슬펐다.
나를 지탱해 주던 자신감은 어느새 흔적조차 사라졌고,
정말 나에게 그런 것이 존재한 적이 있었나 싶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는 듯 보였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나는 오롯이 혼자가 되었다.
하지만 책임감은 여전히 묵직하게 내 어깨 위에 남아 있었다.
누군가의 기대에 맞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야만
사랑받을 수 있을 때, 사람은 진심으로 외로워진다.
그래서 이제는, 현명하게 외로워지기로 한다.
그 깊고 긴 외로움의 시간과 감정을
진심으로 소중한 사람에게
온전히 쏟아주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