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야, 잘 지냈니?
이모는 모처럼 화창했던 지난 일요일, 이모부와 함께 드라이브를 잠시 다녀왔단다. 아침에 일어나니 오랜만에 느껴지는 살짝 더운 공기가 무척 반가웠거든. 올해 여름을 느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것 같아서 입고 있는 파자마 원피스 위에 조끼만 걸치고선 드라이브를 나섰어. 잠옷 바람 탓에 식사 한 끼 못하고, 드라이브 스루로 구입 한 커피만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잠시라도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 여유로웠고 상쾌했단다. 편안하게 계절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어서 감사했어.
남쪽이라 그런지 예상외로 들판은 아직 푸른빛이었어. 푸른 들판이 황금들녘으로 바뀌는 것도 한순간이겠지? 저 풀잎들은 자신들이 고작 며칠만 지나면 아름다운 황금빛으로 변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무더웠던 한 여름을 꼭 참고 버티다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힘써주는 벼들도 고마웠어. 싱그러운 연둣빛이 아닌 성숙한 황금빛을 살짝 머금은 들판을 보면서 생각했단다.
'열흘 정도만 있으면 무르익을 텐데... 여물 시간이 필요할 텐데... 추석 전 태풍 오지 않고 잘 넘길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농부의 마음이 될 수 없는 이모의 기도에 간절함이 빠져서인지 추석 전에 태풍이 온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는구나. 오늘부터 며칠 동안 많은 비와 강력한 바람이 쏟아진다고.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태풍경보, 태풍 주의보'라는 단어가 떠올랐어. 태풍... 이 불면 매년 생각나는 게 있거든. 아들이 무서워하는 천둥 번개가 치면 집을 떠나야 했던 엄마! 그게 바로 나야. 이모는 날씨가 나쁠 때 둥이 곁에 있어주지 못했단다. 혼자 남겨진 둥이가 참 가여웠단다.
오늘은 '공무원 비상근무'에 대해서 얘기해 볼게.
우선, <지방공무원 복무규정>부터 볼까?
제2조의 2(비상근무의 종류) 비상근무는 그 상황에 따라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하여 발령한다.
1. 비상근무 제1호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발령한다.
가. 전시ㆍ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이 임박하여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경우
나. 지방자치단체 관할 지역에서 적의 침투ㆍ도발이 있는 경우
2. 비상근무 제2호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발령한다.
가. 전시ㆍ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와 관련된 긴장이 고조된 경우
나. 천재지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사회불안이 조성되고 사회질서가
교란될 우려가 있는 경우
다. 지방자치단체 관할 지역에서 적의 침투ㆍ도발 위협으로 긴장이 고조된 경우
3. 비상근무 제3호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발령한다.
가. 전시ㆍ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와 관련된 징후가 현저하게 증가된 경우
나. 천재지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긴급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다. 다른 지방자치단체 관할 지역에서 적의 침투ㆍ도발 또는 그 위협이 있는 경우
4. 비상근무 제4호는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서 규정된 경우 외에 위기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거나 재해ㆍ재난, 그 밖의 긴급상황 발생 등으로 비상근무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발령한다.
뭐가 복잡하지? 간단하게 말하면 공무원의 비상근무는 다양한 비상상황 발생 시 공무원 업무수행의 효율을 위한 것이야. 이모가 지방공무원이라서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을 예로 들었지만 '국가공무원 복무규정'도 크게 다르지 않아.
위에서 본 것처럼 비상근무의 종류는 '1.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경우 2. 천재지변 기타 이에 준하는 사유로 사회불안이 조성되고, 사회질서가 교란될 우려가 있는 경우 3. 그 외 비상근무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나눌 수 있어.
당연하지만 이모는 전시, 사변과 같은 사유로는 소집된 적 없어.(천만다행이지...) 주로 태풍, 폭설과 같은 천재지변과 산불, 감염병 등 재해, 재난 발생에 의해 비상소집된단다.
비상소집이 발령되면, 지정된 근무지로 이동해야 돼. 전화와 문자로 동시에 소집되므로 온 가족이 이 다 깨게 될 때가 많아. 가족들이 깨지 않도록 빨리 응소하기 위해 태풍이 예보되면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대기하거나 휴대폰을 항상 들고 다닌단다. 혹시 모르니 비상근무조가 아니더라도 잠 잘 때도 휴대폰을 머리맡에 두고 자기도 해.
지아도 알 듯이, 이모와 이모부는 부부공무원이잖아. 그래서 둥이가 어릴 땐 참 난감했어. 잠결에 깬 둥이는,
"엄마, 아빠는 왜 태풍만 불면 나 혼자 놔두고 나가는 거야? 둥이랑 있으면 안 돼?"
라고 질문했단다. 그럼 이모는 이렇게 둥이를 안심시켰단다.
"둥아, 엄마랑 아빠는 공무원이라서 나가봐야 돼. 동네분들에게 비 많이 왔는데 괜찮으신지 여쭤보고 필요한 게 있으면 도움을 드려야 돼. 할머니랑 코~ 자고 있어. 사랑해."
급하게 외할머니가 이모 집에 도착하면 이모는 바로 출근했어. 둥이가 아무리 울어도 가야 됐어.
수년 전부터 8세 이하의 혹은 장애인 자녀를 둔 경우, 중증장애인 공무원은 비상근무에서 제외될 수 있는 근거규정이 생겼어. 물론 재량 규정이어서 어린 자녀가 있어도 의무적으로 나와야 되는 직원도 많지만 조금씩 낳아지고 있단다. 덕분에 지금은 아이를 혼자 놔두고 가야 하는 경우는 자주 없어. 하지만 둥이가 아기였을 땐 이런 규정이 없어서 엄마로서 둥이에게 미안했던 적이 많았어. '내 가족도 못 지키는데 밖에서 누굴 지키겠다고 이러나...' 혼란스러웠어. 다행히 외할머니가 오셔서 돌봐줄 수 있었지만 우는 아이를 두고 밤 중, 새벽에 나가는 엄마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단다. 넌 이런 감정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 궂은날 네 곁에서 곤하게 잠든 아이를 볼 수 있는 행복한 엄마가 되면 좋겠어.
이제 본격적인 첫 단계, 비상소집 장소로 지체 없이! 즉시! 이동해야 돼!
(응소자의 임무) ① 응소자는 비상연락을 받으면 지체 없이 빠른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등청·등록하고, 당직책임자 또는 당직관리부서의 지시에 따라 근무에 임한다. ② 소집된 응소자는 부여받은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하며, 근무지를 무단이탈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런데 보통 비상소집이 발령되는 시간은 새벽이거나 날씨가 매우 나쁠 때라서 이동하는 것도 쉽지가 않단다. 대부분 버스, 지하철이 운행하지 않는 시간이고 폭우와 강풍으로 차량 운행도 제한돼 택시 타는 것도 쉽지 않거든. 어쩔 수 없이 운전을 직접 해 가야 되는데, 폭우로 시야가 하나도 보이지 않아 거북이처럼 천천히 운전했어. 무서워서 울면서 출근했던 적도 있어. 1시간 내로 출근해야 되는데, 바쁜 마음과는 달리 속도를 낼 수가 없으니 비상 깜빡이를 켜고 엉엉 울면서... 가는 도중에 사고가 날까 봐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몰라.
우여곡절 끝에, 비상소집 장소에 도착했으면, 비상소집 응소부에 서명을 해야 돼. 업무와 비상 단계에 따라 30분 내, 1시간 내, 2시간 내 등과 같이 응소시간이 정해져 있거든. 응소를 늦게하는 것도 복무규정 위반이란다.
이제 본격적으로 비상근무를 해 볼까?
음... 16년 동안 이모가 근무하면서 어떤 일을 했는지 생각해 봤고, 아래 4가지 경우로 나눠봤어.
- 산불 발생에 따른 잔불 정리 작업
- 폭우 시 저지대 주택 침수 예방, 침수 피해주택 복구작업
- 폭설 시 제설작업
- 감염병 발생에 따른 지원 근무
우선, 산불 발생에 따른 잔불 정리 작업!
산불은 건조한 가을부터 다음 해 초봄(10월~4월 말) 사이에 발생해. 산불이 발생하면 거센 불과 바람 탓에 사람이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어렵단다. 따라서 소방용 헬리콥터 및 지자체나 산림청의 살수차로 진압한단다. 소방서와 산림청 등 관계부서에서 1차 진압 작업이 끝나면 행정 공무원들이 투입돼. 낙엽더미 속에 남아있는 작은 불씨가 다시 큰 불로 번지 않도록 잔불 정리용 등짐펌프와 소방용 칼퀴를 들고선 불을 찾아다니며 꺼야 돼.
투입 인력을 여러 개의 조로 나눠서 각 조별 코스 중 젤 위에서 시작 해 아래로 내려오면서 불씨를 잡아. 무거운 진압용 장비를 챙겨서 등산하고, 기관지로 들어온 연기로 기침이 나오지만 불에 타고 시커먼 재로 뒤덮인 나무를 보면 힘들다는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단다. 산 아래에 다시 모인 직원들을 보면 얼굴과 손이 시커멓게 돼 있지만 아무도 웃지 않아. 그만큼 위험했고 힘든 순간이었음을 아니깐...'이런 잔불 정리도 힘든데 실제 화재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소방 공무원분들은 얼마나 힘드실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
다음, 폭우 현장으로 가볼까?
위 4가지 중, 가장 발생빈도가 높은 업무지. 이모도 태어나서부터 아파트에서만 살아서 '태풍'이 온다고 해도 크게 위험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었거든. 그런데 공무원으로 임용 후, '태풍'과 '폭우'의 위험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봤단다.
혹시 '양수기'라는 거 들어봤니? 양수기는 바로 전력을 이용 해 물을 퍼올리는 기계야. 공무원 임용 후 양수기라는 기계를 처음 써봤단다. 이모가 결혼하기 전 동주민센터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날 당직근무 중이었어.
따르르릉!!
"감사합니다! 00 주민센터 이서진입니다!"
"감사고 뭐고, 아가씨 우리 집에 물 들어오고 난리라고!! 양수기 들고 퍼뜩 와서 물 퍼주세요!"
이모는 바로, 대기 중인 현장 반장님과 함께 양수기를 관용트럭에 싫고 출동했단다. 그런데, 양수기를 써봤어야지 ㅠㅠ 반장님 도움으로 이차저차 다행히 집에 고인 물을 퍼냈지만, 정신이 하나도 없었단다. 갑자기 출동받고 양수기 들고 쫓아가고 비 맞으면서 이래저래 움직인 것도 있었지만 '양수기' 작동법 하나 모르는 내가 무원으로 근무해도 되나.. 싶었거든. 아무튼 그날 이모가 양수기 작동법은 확실하게 터득했다는 것! 그 후로 두 번 더 출동했었는데 그때는 당황하지 않고 했어. 요란한 비만큼이나 여기저기 우당탕탕 양수기를 들고 다니다 보니 어느새 비가 그치더구나.
태풍이 휩쓸고 간 저지대 마을! 더운 날씨에 흙탕물로 엉망이 된 살림살이를 닦아 내는 주민들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어. 하룻밤 사이, 강풍과 폭우로 인해 생활터전이 폐가로 됐으니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지. 가구는 빼내고 살림살이 중 재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분류하고 빨래하고 말리고 또 닦고... 끝이 없단다. 무수히 쌓이는 쓰레기 더미와 벌레들. 더위 때문인지 한숨과 슬픔 때문인지 말없이 축축한 사람들... 일하고 쉬고 일하고 쉬고의 무한 반복. 아무 생각을 할 수 없는 현장이지만 자연 앞에 인간은 정말 보잘것없다는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곳이야.
이제 비 말고 눈! 다음 현장은 폭설 시 제설현장!~
폭설도 물론 자연 재해지만, 이모가 사는 곳은 눈이 거의 오지 않는단다. 기껏해야 일 년에 한두 번 눈이 쌓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이 오면 매우 기뻐한단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하얀 눈을 마냥 예쁘게만 보고 있을 수만은 없지! 제설작업은 장비와 인력이 중요한 만큼 많은 사람이 일시에 투입돼 도로와 비탈길 등이 꽁꽁 얼지 않도록 눈을 치워야 된단다. 간선도로는 제설차량이 투입되지만, 이면도로와 장비가 부족한 지역은 사람이 눈을 퍼 내야 해! 초록색 커다란 제설용 삽을 들고 눈을 빡빡 긁고 모은단다. 하얀 눈에 신이 났던 신규 직원들도 일이십 분만 작업하면 손과 발이 시려 무표정으로 빨리빨리 눈을 치운단다. 아무튼 군인과 공무원에게 눈은 '낭만'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 크리스마스이브처럼 아름다운 날에도 눈 치우러 오라는 비상 문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예쁘게 입고 데이트하러 갔다가 삽질(?)하러 갈 수도 있다는 것, 꼭 기억해 둬~!
마지막으로, 최근 가장 핫한 감염병 발생에 따른 각종 지원근무!
2020년 1월! 2019년도 말부터 염려됐던 우한 폐렴이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줬고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퍼져나갔어. 그때는 백신도 없었고, 지금보다 알려진 정보도 적어서 코로나에 대한 공포감이 매우 높았어. 지금은 아무렇지 않은 발열체크도 그땐 모두 무서워했단다. 당시 방역지침은 체온이 높은 사람이 지나갈 때 기계에서 '삐삐~' 소리가 나면 그 사람을 멈추고 병원으로 인도해야 됐었어. 당시엔 체온이 높다는 것은 코로나 감염 환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어. 그 사람과 대화하고 접촉하는 것 자체가 위험했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를 투입할 수 없었지.
"팀장님, 그런데 저희도 똑같이 위험한 것 아니에요? 저도 아기가 있는데요;;"
"서진 씨 , 무섭지? 나도 그래. 그런데 나라에서 우리 뽑은 이유가 이거야. 평소 때 업무도 물론 중요하지만 위험하고 더럽고 힘들 때 제일 먼저 나가서 하라고. 한번 해 보자!"
이렇게 멋진 팀장님의 응원의 말에 힘입어 우리 부서 직원을 시작으로 결국 전 직원이 돌아가면서 투입됐지. 공무원이지만 우리도 사람이니깐, 무섭긴 했어.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서움을 감추며 길을 찾기 위해 앞에 나서야 됐으니... 혹시 가족들도 힘들어지진 않을지 걱정되고 미안했어. 하지만, 직업은 무서운 것이란다. 그만두지 않는 한 도망갈 곳이 없기 때문에 결국 그 일을 해야 되지. 발열체크 외 자가 격리자 전담직원, 생활치료센터 지원근무, 제대 본부 근무, 확진자 동선 파악 지원, KTX 수송 역 근무지원, 종교시설 점검, 식당 점검, 노래방과 단란주점 점검 등 다양한 곳에 투입됐고 구청과 동주민센터 직원들이 모두 동원됐단다. 이모는 반년 하고 육아 휴직했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고생하시는 동료들에게 늘 감사할 뿐이야.
십여 년 전엔 조류독감이 유행이었어. 병에 걸렸거나 걸릴 위험이 있는 닭을 모두 살처분해야 됐어. 하얀 장갑 한 장 끼고 살아있는 닭을 잡아서 가두고 죽이는 일이 살처분이야. 끔찍하지. 인간이 자연을 파괴한 다는 것을 단순히 듣는 것과 내 손으로 살아있는 생명을 죽여야만 하는 현장에 있는 것은 천지 차이란다. 공무원으로 포기하면 안 되지만, 너무나도 끔찍했던 현장이라 이모는 부끄럽지만 딸랑 하루만 근무하고 못하겠다고 포기했어. 대부분 직원들은 며칠을 연속으로 가서 생명을 죽여야 됐단다. 그분들은 평생 트라우마가 될 것 같아. 아무리 사람과 다른 생명의 건강이 중요하다지만, 내가 살자고 남을 죽여야 되는, 그야말로 동물이 되는 시간이었지. 태안반도에 기름이 유출됐을 때도, 검은 기름에 죽은 수많은 바다 생물들을 건져내고 기름을 닦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어. '사람이 자연을 죽이는구나...'라고.
편지를 적다 보니 어느덧, 저녁이 됐구나.
소방 공무원이 아닌 이모도 16년을 공직 생활을 하다 보니 꽤 다양한 재난, 재해 현장을 접했지?
오늘처럼 날씨가 궂은날, 가족들과 따뜻한 저녁 한 끼 먹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반복돼서 지겨운 일상도 누군가에겐 정말 소중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 잊지 않았으면 해!
하지만 네가 되고 싶은 공무원은 이렇게 따뜻한 곳에서 맛있는 밥을 먹다가도 비상소집이 발령되면 언제라도 가족을 두고 나가야 된다는 것도 명심해! 네 잘못이 아니지만 가족의 원성과 서운함을 감수해야 되는 상황이 꽤 많이 생긴단다. 가족들이 외롭게 하거나 힘들게 할 수도 있어.
이모 욕심일까? 우리 지아는 이런 것들은 모르고 살았으면 좋겠구나.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살아있는 생명을 죽여야 되고, 위험할수록 먼저 해야 되는 게 공무원이거든. 이모는 지아 네가 이곳으로 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크단다.
예쁜 우리 지아 공주님!
우리 가족 모두 건강히 집에서 잠들 수 있음을 감사하며 오늘 편지를 마칠게. 잘 자렴 지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