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후, 열흘 동안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과 안부를 묻는 게 일이었다.
"어머~ 너 왜 이렇게 날씬해졌어. 너무 예쁘다!"
'날씸한 사람'은 따로 말이 필요치 않다.
그저... 인정하지만 살짝 부끄러운 듯한, 미소만 지으면 된다.
날씬이들은 가만히 있고, 축하와 부러움은 상대방의 몫이다.
반면, '뚱뚱함'은 참 구차하다.
"휴직기간 중 집에서 편했나 봐~, 혹시... 둘째 가졌어? 몸이 어디 아파?"
무수히 많은 질문을 받는다.
인사랍시고 의미 없이 물어본, 상처가 되는 질문의 답변 내용을 빠르게 생각해야 되는 건 내 몫이다.
그마저 상대방이 들어줄 용의가 있어야 오해가 풀린다.
주도권은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쥐고 있다.
"결과적으로 살이 더 찌긴 했지만, 필라테스도 하고 걷기 운동도 하고 홈트도 했어요. 그리고 둘째를 임신한 것은 아니에요."
라고 말하려던 찰나,
"나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 다음에 봐."라고 상대방이 휑하니 가버리면 끝이다.
그 자리에... 구겨진 채 남겨진 사람은 나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하지 말자!'라고 아침마다 다짐하지만,
막상 이런 종류의 질문을 받게 되면
내가 당신들 생각만큼 그렇게 불쌍하고 못 지냈던 게 아니라고 구차한 변명을 하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대방이 바쁘다고 가버리면 그것마저 얘기할 기회를 놓친다
난 그냥,
'집에서 할 일 없이 있다가 살이 뒤룩뒤룩 찐, 자기 관리에 실패한 사람!'이 된 채
그 사람의 기억 속 어딘가 구겨진 채 박혀 버린다.
날씬이는 가만히 있어도 축하와 부러움을 받는다.
뚱뚱이는... 가만히 있으면 루저가 되고 바쁘게 변명하면 구차해진다.
무엇인가를 하기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뚱뚱함은 구질구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