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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진 Apr 03. 2021

좀 사시는 것 같아 추천해드리자면...

 여러분은 살아오면서 언제 가장 편하고 걱정 없이 시간을 보내셨나요? 유아기? 10대? 

아님, 지금 이 순간인가요?^^

 대한민국에 사는 현대인이라면, 이 질문에 답을 하는 게 쉽지 않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늘 바쁘셨죠? 유치원 땐 학교 갈 준비를 하기 위해서 뭔가 해야 됐고, 초등학생이 되면서부턴 대학교를 가기 위해 공부하고 사춘기를 보내느라 바쁘셨을 겁니다. 20대 때는 어땠나요? 10대 때와 다른 숙제가 기다리고 있지요? 바로 취업, 결혼입니다. 그 후에도 삶의 숙제는 계속 있어요. 누가 숙제를 내주는지, 숙제를 잘하면 누가 칭찬을 해 주는지도 모르는 체 늘 해야 할 것들이 있지요^^

 그래서 저희 부부는 아이가 어릴 때는 여유롭고 편하게 살아야 된다고 생각했답니다. 맞벌이로 돈 몇 푼 버느라고 애를 제대로 돌 볼 여력이 없었지만 엄마의 빈자리를 학원을 보내서라도 공부를 시키고 싶진 않았어요.

기역, 니은, 디귿... 들이 이렇게 생겼구나 알 정도로 가르치고 아들을 초등학교에 입학시켰습니다. 

 

 우리 부부의 교육관에 돌을 던진 건, 옆집 수다쟁이 아줌마도 아니고 늘 사교육에 앞서갔던 조리원 동기 언니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초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이었습니다. 


   "어머니, 승현이는 학교 끝나면 시간을 어떻게 보내나요?"

   "일주일에 두 번, 방과 후 수업에서 '클레이 아트', '항공 드론'을 배우고, 주 1회 수영장 다니고 있습니다."

    

   "그럼, 공부 관련된 학원은 따로 안 다니나요?

   "7세 때까진 구몬 학습지를 하다가 지금은 아이스크림 홈런을 하고 있고, 공부 학원은 아직 1학년이라 생각을 안 해봤는데요;;"


  "아, 네... 역시 그렇네요."

   "네? 무슨 말씀이신지..."

 

   "어머니, 둥이네는 맞벌이고 좀 사시는 것 같아서 추천해드리자면... 아시다시피 방과 후는 수준이 조금 떨어지니깐 공부방처럼 공부를 가르치는 학원을 보내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둥이에게 애살이 생겨서 말씀드리는 거니까 오해는 안 하시겠죠?"

  

  띵!! 머리가 멍해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래도 뭐라고 말을 해야 되는데...라고 고민하는 날 담임쌤(화가 날 때는 '쌤'이다)이 제대로 한 방 먹였다.


   "어머니~ 아시다시피 학교에서는 공부 알려주진 않잖아요!"


   그럼, 도대체 학교에선 뭘 하는 걸까? 

   1학기 상담 땐 기본생활 교육은 가정에서 이뤄져야 되는 거라고 하셨는데. 공부마저 학교의 역할이 아니라고 하시면... 선생님은 그럼 왜 계시는 건가요?


   우리 아이들은 어디로 보내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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